[밀리터리 과학상식] 암모니아를 통해 적을 발견하라
사실 냄새로 적을 추적한다는 발상 자체는 그리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간은 고래부터 범죄를 수사하거나 전쟁을 할 때, 개 등 인간보다 후각이 월등히 뛰어난 동물을 훈련시켜 적을 추적해 왔다. 심지어는 인간들끼리도 냄새로 적을 탐지했던 사례가 많았다.
특히 다른 문화권의 적군과 싸울 때면, 상대 문화권 특유의 냄새로 적을 탐지할 수도 있었다. 베트남 전쟁의 경우만 하더라도, 북베트남군이나 베트콩 등은 연합군 장병들이 먹지 않는 베트남 고유 음식인 느억맘(nuoc mam, 일종의 생선 간장)을 먹었다. 이 느억맘 특유의 냄새 때문에 야간 전투 시 의외로 꽤 멀리서도 적의 접근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나 동물은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훈련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훈련을 시킨다고 해도 그 능력은 개체 차이가 심하다. 그렇다면 적의 냄새를 맡는 기계를 만들면 어떨까. 기계는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별도의 훈련이 필요 없다. 그런 발상에서 나온 물건이 이번에 다루는 미국의 인간 체취 탐지기(People sniffer), XM-2와 XM-3이다.
XM-2를 운용 중인 미군 병사의 모습. 배낭형 본체와, 소총에 매달린 공기 흡입구가 보인다. ⓒ미 육군
인간의 땀에 있는 암모니아에 반응
제네럴 일렉트릭 사와 미 육군 제한전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이 장비의 작동 원리는 생각보다는 간단하다.
많은 인간들이 한데 모여 땀을 흘리면, 땀 속의 요소가 피부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가 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있는 곳 근처의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는 매우 높이 올라갈 것이다.
한편 암모니아와 염산이 만나면 염화 암모늄이 생성되는데, 이 염화 암모늄은 대기 중의 습기를 응축시켜 안개나 구름을 생성시키는 핵 역할을 한다. 인간 체취 탐지기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적을 탐지한다. 채취한 공기를 염산이 뭍은 심지에 통과시킨 다음, 가습 챔버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공기에 암모니아 농도가 높으면 앞서 설명한 원리 때문에 가습 챔버 내에 안개가 형성된다. 이는 가습 챔버 내의 광전지에 닿는 태양 빛의 양을 줄여, 광전지가 생산하는 전력량을 줄인다. 그리고 광전지의 전력 생산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주변에 적이 있다고 경보를 발하는 것이다. 광전지의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수록 더 강한 경보가 나오게 설계되었다.
이러한 체취 탐지기는 E63이라는 형식 명칭을 얻었고, 그 크기와 성능에 따라 개인 휴대용의 XM-2(중량 약 11kg), 헬리콥터 탑재형의 XM-3 두 가지 모델로 생산되었다. XM-2는 배낭 모양의 본체에, M-16 소총에 장착하는 공기 흡입구를 갖추고 있었다. XM-3은 나무 높이의 저공을 시속 160km로 비행하는 헬리콥터에 탑재되어, 남베트남 영토 내 자유사격지대의 적을 탐지, 폭격을 유도하는 데 활용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 헬리콥터에도 탑재된 M-3. 개인 휴대형인 XM-2보다는 더욱 우수한 탐지 성능을 보였다. ⓒ오스트레일리아 전쟁 박물관
공산군, 체취 탐지기를 피하고자 미끼까지 동원
이 체취 탐지기는 실전에서는 과연 어땠을까? 1967년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진행된 실전 실험 결과, 주변 환경에 따라 탐지 효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너무 민감해 야생동물의 배설물 등 다른 암모니아 발생원에도 경보를 울리기도 했다. 심지어 개인 휴대용 XM-2는 운용자의 체취로도 경보를 울릴 정도였다.(이 경보음은 너무 시끄러워, 오히려 적에게 역공을 당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군기지 근처나 민간인 거주지역 근처 등 오경보를 발하기 쉬운 곳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었다. 또한 운용 시에는 가급적 바람을 안고 움직일 것이 권장되었다. 그러나 총을 사격하거나 불을 피울 때 발생하는 연기 등, 적군의 또다른 암모니아 발생원을 탐지하는 효과도 뛰어났다. 그리고 개인 휴대형보다는, 암모니아를 발생시키지 않는 플랫폼인 헬리콥터에 탑재된 XM-3 모델이 더욱 탐지 성능과 신뢰성 면에서 뛰어났다. 미군은 XM-3의 성능에 만족해 1970년 M-3이라는 제식 명으로 정식 채용했다.
미국의 적인 북베트남군과 베트콩 역시 이 장비에 상당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일례로 이들은 체취 탐지기를 탑재한 헬리콥터의 외형적 특징은 물론, 이러한 헬리콥터를 마주쳤을 때 절대 대공 사격을 하지 말라는 요령을 전파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잘 위장을 해도 총기를 사격할 경우 연기가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없으며, 이 연기에는 암모니아가 섞여 있어 체취 탐지기에 탐지되기 때문이다. 미군도 이에 대응해 체취 탐지기를 실은 헬리콥터를 일반적인 전투 헬리콥터처럼 보이게 위장했다.
또한 공산 측은 인분과 진흙을 함께 넣은 양동이를 나무 꼭대기에 매달기도 했다. 체취 탐지기에 가짜 미끼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정글 지대에서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체취 탐지기는 오늘날 다양하게 활용되는 각종 후각 센서의 선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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