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과 한라산의 화산은 지구 내부 약 700km 깊이에 있는 맨틀 전이대(mantle transition zone)에서 상승한, 지진파 상 저속의 밀도가 낮은 물질로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원대와 중국 북경대 국제공동연구팀은 한국 • 중국 • 일본 등 동아시아에 설치된 약 2,000개에 이르는 지진계의 지진파 자료 13만2,000개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맨틀 속도 구조를 지하 800㎞까지 영상화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어 국제학술지 ‘지구물리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Solid Earth) 3월호에 발표했다.
지구 내부 구조를 단층촬영 기법으로 나타낸 그림. 노란색은 지진파의 경로를 나타낸다. © Nathan Simmons
연구에 참여한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장성준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백두산과 한라산처럼 지각판(plate) 안에 존재하는 화산활동의 기원과 메커니즘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판 내부에 존재하는 화산들은 일본의 후지산처럼 판 경계에 존재하는 화산과 달리 어떠한 기원으로 생성됐는지 그동안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었다.
백두산 화산 생성 가설
해양판이 해구에서 대륙판 밑으로 섭입(한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되면 약 100~150km 깊이에서 탈수 현상이 발생한다. 판 경계에 위치한 화산은 그 때 생성된 S파 상의 저속도 물질, 즉 밀도가 낮은 물질이 상승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알류산열도, 쿠릴열도, 일본열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화산대가 해구에 평행하게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백두산과 한라산은 판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화산대를 형성하지 않고 고립돼 존재한다.
연구 대상 지역의 지질학적 구분과 판 내부 화산의 위치(빨간색 큰 삼각형), 연구에 활용한 지진계 2000개의 위치를 표시한 그림. © AGU
또 하와이에서와 같이 화산활동이 줄지어서 연결돼 있는 사슬구조도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맨틀 플룸(mantle plume)에 의해 생성된 것도 아닌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맨틀 플룸이란 맨틀과 외핵의 경계에서 지표면으로 향하는 고온의 열기둥을 말한다.
장 교수에 따르면 판 내부 화산인 백두산의 생성 이론으로는 그동안 습식 플룸 모델이 주류를 이뤘다. 백두산이 있는 유라시아 대륙판 아래로 태평양 판이 섭입되는데, 섭입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바닷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100~150km 깊이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탈수현상으로는 바닷물이 모두 빠져 나오지 못하고 맨틀 전이대까지 이동하게 된다. 그 깊이에서 다시 탈수현상이 발생하면서 주변 물질의 밀도를 떨어뜨려 지표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최근 들어서는 이 가설과 달리 백두산 하부에 위치한 태평양판 내부에 구멍이 존재해 그 구멍을 통해 저속도 물질이 상승해서 백두산이 생성되었다는 이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 일대에서의 S파 속도의 수직단면도. S1(D-D’와 E-E’단면도)과 S2(C-C’와 F-F’단면도)로 표시된 저속도 물질(빨간색)이 각각 백두산과 한라산 하부 맨틀전이대 깊이에서부터 지표면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AGU
한라산 생성 메커니즘 처음 밝혀내
이번 연구에서는 지진파 단층촬영 기법을 사용해 동아시아의 맨틀 속 구조를 영상화했다. 장 교수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CT 스캔에서 X선을 통해 인체 내부를 영상화하듯, 지구 내부를 통과하는 지진파의 특성을 사용해 지구 내부구조를 영상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를 통해 백두산이 태평양판에 존재하는 구멍에서 상승한 저속도 물질로 인해 생성되었음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한라산도 백두산과 동일한 메커니즘에 의해 생성됐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 같은 성과는 백두산과 한라산 하부에 존재하는 저속도 물질이 맨틀 전이대 깊이까지 이어져 연결돼 있음을 단층촬영 영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델의 결과를 나타낸 모식도. 태평양판이 유라시아 대륙판 밑으로 섭입된 뒤 맨틀 전이대 깊이에서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따라 저속도 물질이 상승해서 백두산과 한라산을 형성했다는 것을 나타냈다. © Sung-Joon Chang
장 교수는 “판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판의 변형이 맨틀 전이대 깊이에서 발생해 판 내부에 구멍을 만들어내고, 이 구멍을 통해 저속도 물질이 상승하는 것이 판 내부 화산의 유력한 생성 기원 중 하나임을 이번 연구에서 제시했다”고 요약했다.
“백두산 분화 가능성 있으나, 정확한 시기는 아직 몰라”
활화산인 백두산은 1,000년 전 대폭발한 뒤 분화활동이 감소했었다. 그러나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백두산의 지진활동이 잦아지고 지표가 상승하는 등 분화 전조 현상이 관측되면서 지진 연구자들은 백두산이 조만간 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영상 분석에서도 분화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장성준 교수. © KNU
장 교수는 “S파 영상 분석에서도 백두산과 한라산 아래에 저속의 분화물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분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나 폭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팀은 앞으로도 백두산이나 한라산과는 다른 생성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울릉도 화산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기상청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행정안전부 지진방재분야 전문인력양성사업, 중국 자연과학 연구재단, 4단계 BK21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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