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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3

방귀대장 '뿡뿡이', 방귀의 진실 최승일 강원사대부고 과학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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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는 방귀쟁이 관련 동화와 방귀쟁이 인형이 널리 유행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방귀가 내는 소리의 익살스러움과 냄새의 고약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음식물을 삼킬 때마다 수 mL의 공기가 입으로 들어가고, 그 중 대부분은 트림으로 배출되나 일부는 대장으로 내려간다. 대장에는 500여 종류의 세균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를 발효시키면서 가스를 만들어 낸다. 이때 만들어진 가스와 장으로 내려온 공기가 항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방귀이다.


대장 속의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가스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수소(H2)이다. 또 일부 세균들은 수소(H2)를 이용하여 메탄(CH4) 가스를 만든다. 수소와 메탄 가스는 음식물 찌꺼기에 들어 있는 황(S)과 결합하여 황화 수소로 되어 독한 냄새를 일으킨다. 또한 암모니아(NH3)와 인돌(C8H7N)도 방귀 냄새의 주 범인이다. 따라서 황(S)과 질소(N)가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으면 고약한 냄새의 방귀를 뀌게 되는 것이다. 음식에 포함된 주영양소 중 탄수화물과 지방은 C, H, O로 구성되었고, 단백질은 C, H, O, N, S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단백질성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방귀 냄새가 고약할 것이다.



보통 우리 몸에서는 하루 500~4000mL의 가스가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250~300mL가 방귀로 배출되고, 나머지는 트림이나 혈관에 흡수되어 호흡으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대장의 상태는 입 냄새와도 관계가 있다. 대변 냄새와 같은 입 냄새를 가진 사람 중에는 수소와 메탄 가스 농도가 정상적인 사람에 비하여 높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장내 이상발효, 대장염, 만성변비 등의 대장 질환을 가지고 있다.


스컹크의 방귀 냄새가 지독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틀린 것이다. 스컹크는 아메리카의 사막과 초원에서 곤충, 조류, 나무 열매 등을 먹고 산다. 검은 바탕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데, 동물들은 스컹크의 이 줄무늬를 보면 경계심을 갖는다. 왜냐하면 스컹크는 위기에 닥치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문선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악취 물질을 방출하여 적을 격퇴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컹크의 냄새는 방귀와는 관계가 없다. 늑대나 곰과 같은 사나운 동물들도 스컹크의 냄새 앞에선 꼼짝 못한다.


방귀에는 소리 없이 슬그머니 나가는 ‘미끄럼 방귀’, ‘피식’ 하는 ‘코방귀’, ‘뽀보보뽕’ 하고 짧게 연발하는 ‘드럼 방귀’, 순식간에 ‘뿌웅’ 하는 대포 방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보통 방귀소리는 배출되는 가스의 양과 압력, 그리고 항문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같은 힘을 주더라도 통로(항문)가 좁을수록 소리가 높게 난다.

물고기도 방귀를 뀐다. ‘청어’ 무리는 방귀 소리를 이용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척추동물처럼 소화기관이 발달한 동물들은 모두 방귀를 뀐다고 볼 수 있다.


위, 소장, 대장과 같은 내장을 수술한 후에 나오는 수술 성공(제자리를 벗어난 장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나서 내는)의 첫 방귀 소리는 아름다운 신호이다. 왜냐하면 부모, 형제, 자식들이 간절하게 빨리 듣기를 원하는 수술 방귀 소리는 한편의 아름다운 생명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또, 갓난아기가 뀌는 방귀 소리는 정상적인 소화를 엄마에게 알리는 기쁨의 소리이다.


그러나 모든 방귀가 좋은 신호는 아니다.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는 소화가 잘 된다는 신호이나, 악취가 진동하는 방귀가 계속되면 대장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방귀를 참아서 황화수소와 같은 독성 가스가 장 속에 남게 되면, 이 가스가 소장으로 역류되고, 혈액에 흡수되어 간 기능을 약하게 하거나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방귀는 참지 말고 시원하게 뀌는 것이 건강에 좋다. 방귀 한방은 불필요한 체내가스를 몸 밖으로 시원하게 배출하는 건강 보호 작용인 것이다.


저작권자 2003-12-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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