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안먹는 아이 체크 포인트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 맛 못 느껴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아이가 먹는 모든 음식의 양을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가 실제로는 잘 먹고 있는데도 엄마가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적게 먹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못한다면 아이의 신체적 변화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몸에 열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치아가 나고 있거나 구강 궤양이 있을 때 등에도 밥을 잘 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지 않으면 다그치는 부모가 있지만 실제로는 질병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부모가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흔한 원인은 각종 감기

의사 표현을 할 줄 모르는 영유아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열은 없는지, 목은 붙지 않았는지부터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후염이 생기면 미열이 발생했다가 점차 열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이것이 밥을 잘 못 먹는 가장 많은 원인이기 때문이다.

▲ 영유아가 밥을 먹지 않을 때에는 열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영유아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인후염은 발열이나 인후 발적, 편도선 비대 등을 동반할 수 있는데 밥을 잘 못 먹는 아이들의 가장 흔한 경우”라며 “주변 온도가 너무 높아도 식욕이 저하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열에 의한 발진과 홍조, 보챔, 땀 흘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감기나 중이염에 걸렸어도 아이들은 밥을 잘 안 먹게 된다. 감기에 걸리면 발열과 콧물,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소화도 잘되지 않아 식욕부진을 더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또 헤르팡지나(herpangina)나 헤르페스성 치은구내염에 걸려도 밥을 잘 못 먹게 되는데 입안에 수포가 생겼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임 교수는 “설사와 구토가 동반된다면 장염의 가능성이 있고, 주기적인 보챔과 혈변이 동반된다면 장중첩증의 가능성이 있다”며 “식욕부진이 있으면서 머리의 숫구멍이 불룩하게 튀어나왔다면 뇌수막염 가능성이 있으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치아가 나기 시작할 때에도 밥을 잘 먹지 못하는 아기들이 있는데 일시적인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특히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는 15개월 전후 아기들의 경우 밥을 잘 못 먹고 자주 보챌 수 있는데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며칠이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임 교수는 “간혹 빈혈 때문에 식욕이 없어 밥을 안 먹는 아이들도 있다”며 “특히 돌이 지나고도 계속 우유를 많이 먹으면 철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철결핍성 빈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식욕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오래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속열 많은 아이 입맛 없어

한방에서는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 원인을 속열이 많은 체질 때문으로 분석한다. 몸 속에 열이 많은 경우 열이 위에 뭉쳐 위장 활동을 둔화시키고 입맛을 떨어뜨리는데 이것이 식욕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트레스 등 심리적 이유로도 밥을 잘 안먹을 수 있다.


노원 함소아 한의원 최승용 원장은 “속열이 많은 아이들은 물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어 식사 중에도 물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며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 외에도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 특징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을 별로 안 먹는 아이 중에서도 소화기가 약한 아이들은 밥을 잘 안 먹는 경우가 많다.

물 종류를 마시면 배속에서 꿀렁꿀렁 물소리가 나는 아이들이 대표적인데 뛰어 놀 때는 땀이 많지 않다가 기력이 떨어지면 가만히 있어도 식은땀이 나곤 한다.

이 원장은 “소화기가 약한 아이들은 먹는 양이 적고 따뜻한 음식을 좋아한다”며 “찬 음식이나 날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고 아침잠이 많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소 과식이나 폭식, 부적절한 이유식 등에 의해 위장에 만성적인 부담이 쌓여서 밥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만성 식체증후군으로 불리는 이러한 질병은 식욕부진과 더불어 입 냄새, 구역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한 방귀 등의 소화기 증상 뿐 아니라 만성 기침과 만성 콧물, 코막힘, 피부가려움, 불면, 짜증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최 원장은 “특히 돌이 지나서도 잠들 때 우유를 먹고 자거나 밤중 수유를 하는 것도 만성식체를 유발한다”며 “저녁 시간에 밥이나 우유 등을 든든히 먹이고 잠들기 두 시간 전까지는 먹는 것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간식과 음료수 피해야

아이가 감기 기운이 없는데도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간식의 종류와 양을 살펴봐야 한다.

당분과 칼로리가 높은 간식을 많이 먹으면 입맛을 잃게 되는데 의외로 많은 어린이들이 과자나 음료수 섭취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간식을 자주 먹는 아이들은 간식부터 줄여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는 “습관처럼 물이나 쥬스를 자주 마시는 아이들이 있지만 잦은 음료 섭취가 식욕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성장기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우유도 포만감을 쉽게 일으키므로 식사 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조 조언했다.
햄버거나 컵라면 같은 패스트푸드를 식사나 간식으로 즐겨먹는 어린이라면 더욱 밥을 잘 못 먹을 수 있다.

또 이러한 아이들은 식욕부진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장애와 소아비만처럼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교수는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게 되면 한 번에 섭취되는 칼로리가 다른 음식에 비해 매우 높다”며 “이 경우 지방과 나트륨이 과도하게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 밥맛을 잃는 것뿐만 아니라 고열량의 지방을 다량으로 섭취해 고지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변비가 있는 아이들도 밥을 잘 못 먹는 특징이 있다. 변비가 생기면 장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저해하여 가스로 인한 복부팽만과 더부룩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이것이 식욕을 떨어뜨려 밥을 잘 못 먹게 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밥을 잘 못 먹는 것이 습관화되면 간식섭취가 늘고 운동은 안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 쉽다”며 “정서적인 스트레스나 압박감, 우울증 등 심리적인 원인일수도 있는 만큼 많이 안아주며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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