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와 이빨고래는 수백만년 전부터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 진화해 왔지만 먹이를 사냥하는데 초음파를 이용하는 반향정위 방식은 놀랄만큼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진은 야생 이빨고래들의 운동을 입체적으로 포착할 수 있도록 초음파 주파수와 관성 및 수압을 기록하는 첨단 장치를 부착한 뒤 이들의 사냥 행동을 관찰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13일 홍콩에서 개막하는 2012년 세계 음향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돌고래와 알락돌고래 등을 포함하는 이빨고래와 박쥐의 공동 조상은 반향정위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이 둘은 여러 차례에 걸쳐 각기 다른 반향정위 기술을 진화시켜 왔다.
그러나 이들은 먹이를 사냥하는데 15~200 kHz 사이의 같은 주파대를 사용한다.
물속에서 음파의 진행 속도가 공기 중에 비해 5배나 빠르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둘이 사용하는 주파수가 이처럼 겹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고래는 이 덕분에 먹잇감을 추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박쥐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고래가 물 속에서 무엇을 듣는지, 또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게 됨으로써 두 동물의 청각 전술에서 더 많은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쥐들이 먹이를 쫓을 때 초당 음향발신 수를 늘린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다.
반면 고래들은 먹잇감으로부터 거리가 멀든 가깝든 음향발신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야생 고래들도 먹이 사냥을 할 때면 음향발신 속도를 빨리 해 박쥐와 거의 같은 초당 약 500차례의 초음파를 내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연구 결과는 박쥐와 고래의 음향 행동이 포유동물 뇌가 갖고 있는 청각정보 처리능력의 한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첨단 장비 덕분에 고래의 먹이활동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면서 이 장비는 장차 환경이 고래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보존 운동가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2-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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