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과학자들은 코로나19를 유발한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박쥐에게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박쥐에게서 야생 상태의 ‘중간숙주’ 동물로 전염됐다가 인간에게 건너왔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 ‘중간 숙주’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됐는지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이러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팬데믹을 유발했는지 그 진화 과정을 설명해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동안의 바이러스 행적을 추적한 내용이다.
코로나19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말발굽 박쥐. 연구 결과 박쥐에 감염된 신종 바이러스가 진화과정을 거쳐 강력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사람에게 전염돼 팬데믹 사태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reepik
사람‧박쥐로부터 바이러스 자연선택 과정 분석
논문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인용 횟수를 기록하고 있는 오픈 엑세스 저널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12일자(현지 시간)에 게재됐다.
제목은 ‘Natural selection in the evolution of SARS-CoV-2 in bats created a generalist virus and highly capable human pathogen‘. 영국 글래스고 대학, 미국 템플 대학,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벨기에 레가 의학연구소 등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등 이전에 유행했던 다른 바이러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경험을 살려 코로나19를 유발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SARS-CoV-2)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전파된 2019년 12월부터 11개월 동안 세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는 수십만 개의 바이러스 게놈을 대상으로 염기서열을 분석했는데 해당 결과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진화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인간(숙주)에 대한 신종 바이러스의 적응력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숙주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신종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적응하면서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바이러스 전염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선택 과정을 추적했다.
먼저 진화에 유리한 변이 과정인 양성선택(positive selection)이 일어났는지 분석한 결과 박쥐에 있는 바이러스에게서 유의미한 증거를 발견했다. 숙주의 항바이러스 작용기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CpG 서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pG 서열이란 숙주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가닥의 DNA 단편을 말한다. 이는 과거 말발굽 박쥐에게서 동시 감염을 위한 양성 선택이 발생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9년 12월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시작하기 이전에 이미 양성 선택으로 많은 진화가 일어났으며, 사람에게 전염된 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손쉽게 전파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강력한 전파력 이미 갖추고 있어… 대비해야
과학자들은 진화 과정에서 유리한 변이는 자연선택 되지만 불리한 변이는 자연도태 된다고 설명한다.
유리한 선택을 양성선택(positive selection), 불리한 선택을 음성선택(negative selection), 혹은 순화선택(purifying selection), 그리고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은 선택을 중립변이(neutral mutation)라고 한다.
자연선택 과정에서 중립변이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진화 과정에서 더 선호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첫 번째 저자인 글래스고 대학의 오스카 맥린(Oscar MacLean) 교수는 “코로나19를 유발한 이 신종 바이러스에서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진화적으로 ‘중요한(important) 변화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사소한 변이가 발생하면서 유전체 안에 축적되고 있었지만 유전학적으로는 ‘중립적인(neutral)’ 변이 과정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
맥린 교수는 영국과 남아국,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D614G 변이를 예로 들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614번째 아미노산이 아스파르트산(D)에서 글라이신(G)으로 바뀐 경우를 말한다.
이 변이로 인해 인류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진화적인 측면에서 ‘중립 변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D614G와 유사한 변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진화적으로는 ‘중립적인’ 상태가 지배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교수는 연구 결과에 비추어 “이 새로운 병원체가 매 짧은 기간에 인류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박쥐를 기반으로 사람과 같은 또 다른 숙주를 충분히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 삶의 구조가 신종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감염 초기 혼란과 면역력 부족, 밀집된 사람들의 생활문화 등 신종 바이러스가 적응하는데 알맞은 환경이 조성됐을 것“이라며, 대처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글래스고 대학의 데이비드 로버트슨(David Robertson) 교수는 “지금의 팬데믹 사태는 신종 바이러스의 더 심하게 변이된 과거 혈통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숙주의 면역력을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이를 선택할 것이며, 만성 증세, 장기 감염 등 새로운 선택적 공격을 할 수 있다.”라며, “향후 발생할 순환 변이를 대처할 수 있는 백신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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