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은 유럽을 어떻게 정복했을까

타르로 방수처리한 고성능 범선으로 유럽 제패

8세기 말에서 11세기 초 사이 스칸디나비아, 덴마크 등지에 살던 바이킹(Viking)은 해로를 통해 유럽 북서부와 일부 러시아 지역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노르만족(북게르만족)이었던 이들은 항해술이 뛰어난데다 전투력이 강한 만큼 약탈을 자행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바이킹이 특히 항해술이 뛰어난 데는 그만한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목재와 같은 유기물을 가열‧분해해 점성이 높은 검은색 액상 물질인 타르(tar)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물질을 범선 제작에 사용해 다른 어떤 선박보다 뛰어난 방수처리를 했다. 바아킹은 이를 통해 당시 해역에서 가장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바이킹 선을 완성할 수 있었다.

8~11세기 바이킹 족은 타르로 방수처리한 배를 타고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유럽 전역에 힘을 과시했다. 사진은 바이킹 족이 9세기 파리를 침입해 도시를 유린하는 삽화도. 19세기 작. 작자 미상.   ⓒWikipedia

8~11세기 바이킹 족은 타르로 방수처리한 배를 타고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유럽 전역에 힘을 과시했다. 사진은 바이킹 족이 9세기 파리를 침입해 도시를 유린하는 삽화도. 19세기 작. 작자 미상. ⓒWikipedia

타르를 발라 방수 처리된 고속선 제작

바이킹은 이 배를 타고 지중해는 물론 대서양 해역을 항해하면서 대규모 약탈을 자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새로운 항로가 열리면서 유럽 전역에 대규모 교역이 시작됐다.

몇몇 지역에는 바이킹족이 이주해 유럽 역사를 바꿔놓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같은 사실은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안드레아스 헤니우스(Andreas Hennius) 교수 연구팀을 통해 밝혀졌다.

논문은 고고학 저널인 ‘앤티쿼티(ANTIQUITY)’ 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바이킹 시대 타르 생산과 변방 개척(Viking Age tar production and outland exploitation)’이다.

논문 주저자인 헤니우스 교수는 5일 ‘가디언’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킹족이 선사시대서부터 타르와 수지성 물질(resinous substances)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물질들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최근 발굴 작업을 통해 땅 속에서 굴뚝 모양의 가마 모양의 유적을 발굴했고 그 안에서 타르를 생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헤니우스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새로 발굴한 가마 유적 안에는 바이킹족이 타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목재로 추정되는 소나무 화석이 가득 차 있었으며 그 위에서 잔디가 자라고 있었다.

가마 유적이 어떤 민가와도 닿아있지 않은 숲속 외딴 지역에 떨어져 있는 것도 특기할 사항 중의 하나다. 바이킹족이 더 많은 타르를 생산하기 위해 소나무가 몰려 있는 숲을 찾았으며, 그 안에서 타르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타르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 유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00년대 초다. 기원후 100~400년 사이에 사용한 유적이 발굴됐는데 작은 규모였다.

이어 680~900년 사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 유적이 발견됐는데 처음 발견한 유적보다 더 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헤니우스 교수팀에 의해 대형 가마 유적이 발견됐다.

바이킹 선 타고 지중해, 대서양 제패

새로 발견한 가마 유적들은 300리터 크기의 구덩이들로 다른 지역에서 발굴한 소규모 유적들과 비교해 매우 큰 규모였다.

이는 바이킹족의 선박 건조량이 점점 증가해 8세기~11세기 사이에 정점에 이르렀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인구증가로 식량난에 허덕이던 바이킹족이 해외에서 식량 등을 조달하면서 많은 배가 필요했고, 선박 제조를 위해 변방 숲속에 제조시설을 만들고 목재를 태워 타르를 대량 생산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르는 목재와 같은 유기물을 분해증류(destructive distillation)해 그 속에서 나오는 점성의 검은색 액체를 가공한 것이다.

최근 생산되는 타르는 대부분 석탄에서 만들어지지만 바이킹족은 목재를 통해 이 물질을 만드는 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영국의 뛰어난 범선 제작기술이 유럽은 물론 세계 역사를 바꾸어놓았듯이, 타르를 칠한 바이킹의 범선이 유럽의 역사를 바꾸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 바이킹 시대가 시작된 것은 8세기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살던 노르만인들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협소한 농지 때문에 식량난에 직면해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배다. 이들은 ‘노르(knorr)’라 불리는 배를 만들었는데 이 배는 높은 파도에 잘 견뎠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바다를 항해할 수 있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바이킹족은 이 배를 타고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바이킹족은 유럽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다. 영국 요크 출신 수도사 알쿠인(Alcuin)은 “기원후 793년 바이킹족이 영국 북해 해안에 있는 린드스판 지역을 약탈한 후 커스베트 교회가 사제들의 피로 뒤덮혀 있다”고 기록한 바 있다.

바이킹은 11세기 들어서는 영국은 물론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스페인, 심지어 미국 대륙까지 진출했다.  711년부터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아랍계 무어인들은 바이킹족을 ‘이교도 마술사( heathen wizards)’라 불렀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스칸디나비아 본토에 있는 바이킹 수장들(kings)은 자신의 업적을 높이기 위해 해외 약탈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해외로부터 가져온 보물들을 축적해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헤니우스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이 같은 역사자료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것이다. 타르를 통해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배가 건조됐으며, 이 배를 타고 바이킹족이 유럽을 어떻게 유린했는지 추정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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