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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공하린 객원기자
2006-02-15

바로크 미술에 표현된 하늘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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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은 오는 2월 26일까지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빛과 원근법의 새로운 표현, 틴토레토 귀도레니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부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소묘 28점을 포함해 유럽 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 총 95점을 전시한다. 미술가에 관심 있는 관람객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미술사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바로크 미술은 17세기에서 18세기 중반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유행한 미술양식을 지칭한다. 바로크라는 용어는 포르투갈어의 barroco에서 기원한 ‘비뚤어진 모양을 한 기묘한 진주’라는 뜻이다. 16세기 유럽을 지배한 고전주의가 단정하고 이성적인 표현을 추구한 것에 비해서, 바로크는 이상하고 비논리적인 것에서 나온 괴상하고 과장된 형태를 추구했다. 그래서 고전주의에 대한 모멸적인 뜻에서 바로크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 독일 미술사가들은 고전주의의 퇴폐주의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변칙, 이상, 기묘함’으로 바라보는 바로크 예술의 부정적 평가를 없애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7세기 유럽의 변화는 르네상스의 고전주의를 뒤로 하고 바로크 예술이 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유럽은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예술과 과학 분야의 놀라울 만한 변화로 이어졌다. 당시 유럽의 변화는 이탈리아 도시 국가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 전통적 권력에 대항하는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17세기 초 미술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가 서서히 쇠퇴하고,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등 새로운 신생국들이 새로운 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 했다. 또한 예술가들은 상상력이 넘치는 양식을 발전시켰는데, 그것은 다소 거칠고 과장된 남성적 경향을 보인 바로크 예술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자들은 역학, 천문학, 생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정교한 근대적 탐구 방법들을 고안해 과학혁명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 과학 분야에서 이룩한 과학적 성과들은 바로크 예술을 장식하는 주제들로 이어지곤 했다.


먼저 바로크 양식은 반종교개혁의 유력한 표현수단이자 절대왕정과 귀족들의 표현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여러 가톨릭 국가 중 이탈리아는 종교의 정신적 경향에서 벗어나 행동적 표현법을 강조했고, 바로크 미술은 가톨릭의 번창과 함께 발전했다. 종교 미술은 전투적이고 승리에 가득찬 가톨릭 예술로 태어나 종래의 종교적 도상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새로운 교단들은 바로크 예술가들을 불러 집이나 성당을 장식하곤 했다. 또한 17세기 강력한 상업세력을 배경으로 등장한 절대왕정과 귀족들은 자신들의 표현수단으로 화려하고 호사한 의식들을 과시하고 장식하는 화려한 바로크 미술을 만들었고, 이후 바로크 미술은 17세기 미술 전반의 유행을 주도했다.


르네상스 고전주의가 건축을 중심으로 절도와 이성을 표현했다면, 바로크는 회화와 장식예술을 중심으로 움직임과 효과를 강조했다. 고전주의가 건축을 중심으로 고전적인 것에 의해서 결정되고 구분되는 폐쇄적인 양식을 추구했다면, 바로크는 회화를 중심으로 하는 개방적 형식을 중심으로 감각에 호소함으로써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그 공간을 지배하는 양식을 추구했다. 그래서 고전주의 미술이 조화, 균형, 완결성 등을 지향해 양감, 광채, 동감에 호소했다면, 바로크 미술은 빛나는 색채, 음영과 질감의 풍부한 대비 효과, 자유롭고 표현적인 붓질 등 비고전적, 동적, 남성적, 심한 과장적 특징들을 보였다.


빛과 색채를 강조한 바로크 미술은 망원경을 이용해 신비에 둘러쌓인 하늘을 바라본 갈릴레오의 우주적 원리에 대해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갈릴레오는 1608년에 네덜란드의 리페르스하임이라는 안경 장수가 유리를 갈아서 만든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이용해 만든 기구로 먼 곳에 있는 물체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1609년에 갈릴레오는 실제로 렌즈를 구해서 직접 확인해 보았고, 그 기구를 모델로 배율이 33배나 되는 정교한 망원경을 만들었다.


갈릴레오는 베네치아의 총독과 의회의 의원들에게 자신이 만든 망원경의 성능을 보여주었고, 모든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았다. 당시에 판매되던 망원경이 가운데만 상이 명료하고 가장자리에서 상이 흐리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렌즈를 갈아 앞 렌즈를 막아 빛이 기구의 바깥을 통해서 통과하지 못하게 막아 광학적으로 개선된 망원경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았다.



또한 당시에 망원경은 대부분 장난감이나 전쟁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이용해 행성들을 정밀하게 관측했다. 이후 1610년에 갈릴레오는 <별세계의 보고>(Siderius Nuncius)에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사실들을 발표했다. 갈릴레오는 글에서 태양계 흑점의 회전현상, 달 표면의 불규칙적 현상, 목성의 위성, 금성의 위상변화 등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는 주요 내용들을 서술했다. 갈릴레오는 행성 관측을 통해서 태양마저 흑점이 있고 그 움직임도 불규칙함을 보여 완전한 천상계와 불완전한 지상계의 구분, 천체의 완전무결함 등 당시에 널리 퍼져 있던 아리스토텔레스적 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갈릴레오가 별이 가득한 하늘에 망원경을 들이대 우주를 다스리는 ‘위대한 원리’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추구하고 있을 때, 이탈리아 예술가들과 문학가들은 고대 신화, 고전문헌들을 통해 별을 바라보았다. 구에르치노(1591-1666, 이탈리아)는 그림에서 강렬한 빛의 명암대비를 통해 달의 여신이 사랑한 신화 속 엔디미온을 목동으로 표현했고, 그 목동은 무릎에 망원경을 올려놓고 잠들어 있다. 이처럼 이탈리아 예술가들은 우주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고전문학의 렌즈를 통해서 우주를 바라보았다.


반면 독일의 바로크 미술을 창시한 아담 엘스하이머(1578-1610, 독일)는 갈릴레오가 찾은 우주적 이미지를 보다 정교하게 표현했다. 엘스하이머의 작품은 만월이 은하수와 반짝이는 별들로 뒤덮인 하늘을 밝히고 있어서 신비적인 광휘를 발하는 야경을 그리고 있다. 특히 엘스하이머는 빛의 대조를 통해서 별이 가득한 하늘을 완벽하게 묘사해 자신이 갈릴레오의 발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관람객들은 독일 슈베린 국립 박물관에서 소장한 16~18세기에 걸친 미술사 작품들, 즉 중세 미술에서 벗어나 그리스와 로마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르네상스, 르네상스에 반대해 인위적인 경향을 띠는 매너리즘, 다시 자연주의로 돌아가려는 바로크 시대의 특징들을 선보이는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전 시 명 :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

전시기간 : 2005년 12월 9일(금)~2006년 2월 26일(일)

전시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1층 전시실

전시문의 : 르네상스전시위원회(02-3143-6028)

사 이 트 : http://www.davinci2005.net/


공하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6-02-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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