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달팽이 등 정착 동물 대재앙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서 많은 종(種)의 생물들이 서식지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복족류, 연충류, 조개류와 같이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은 해양생물에게 새로운 서식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다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북서 대서양 대륙붕에 살고 있는 많은 해저 생물들이 이전보다 더 빠른 시기에 알을 낳는 등 생식활동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폐사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해변을 찾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연잎성계류. 그러나 해수 온도 상승으로 조개, 달팽이 등 연잎성계류와 같은 해역에 살고 있는 정착성 종족들이 사라지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Wikipedia

부화시기 빨라진 후 유충들으로 대부분 폐사

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바다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는 것이다.

조개‧달팽이류와 같은 이들 정착성 종족(sedentary species)들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경우 바다 생태계의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정착성 종족이란 바다 밑바닥을 접촉하지 않고서는 이동할 수 없는 생물군을 말한다.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 77조 4항’에서는 이를 대륙붕의 천연자원 중 하나로 규정할 만큼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양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거대한 해저 생태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럿거스 대학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북서 대서양에서 정착성 종족들이 이전보다 더 빠른 시기에 알을 낳는 등 번식을 위한 생식 활동을 앞당기고 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복족류, 연충류, 조개류 등의 유충들은 따뜻한 물에 휩쓸려 대부분 폐사했으며,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연잎성게류(sand dollars)의 경우 서식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런 현상이 바다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러거스 대학 하이디 퓨크스(Heidi Fuchs) 교수는 “대륙붕에 살고 있는 수많은 정착성 동물들이 대륙붕 바깥으로 서식지를 이동하고 있으며, 남아 있는 종들은 개체수가 줄거나 멸종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퓨크스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정착성 어종을 먹이로 삼고 있던 진주담치(blue mussel)와 같은 경제성 있는 어종들이 사라지고 있어 연안 어민들의 생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7일 ‘자연기후변화저널(Nature Climate Change)’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Wrong-way migrations of benthic species driven by ocean warming and larval transport’이다.

멸종 이어질 경우 생태계 큰 변화 예고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해양생물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남‧북극 극지 쪽으로, 혹은 바닷속 더 깊은 곳으로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생존을 위해 적합한 환경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물고기처럼 빠른 움직임이 가능한 생물들에 한한 것이다. 달팽이‧조개와 같이 먼 거리 이동이 불가능한 정착성 동물들의 경우 지구온난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를 진행한 곳은 러거스 대학이다. 하이디 퓨크스 교수는 연구팀을 구성한 후 바다달팽이(marine snails)와 같은 정착성 동물을 관찰해왔다.

그리고 이들 정착성 동물들이 북서 대서양 대륙붕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교수는 다른 생물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연구를 확대했으며, 복족류, 연충류, 조개류 등에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는 대륙붕에서 이들 바다밑 동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해 주변 환경을 조사했다. 그리고 찬물을 향해 나아가는 다른 해양생물과 달리 더 얕고, 더 따뜻한 물속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악의 환경 속으로 모험을 감행하고 있었던 것.

퓨크스 교수 연구팀은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이들 정착성 동물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리고 생물계절학(phenology)을 통해 알을 낳는 시기가 빨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서 대서양에 살고 있는 해저 생물들은 어느 정도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알을 낳아 유충을 키우는 습성을 갖고 있었다. 이 시기가 보통 늦은 봄과 초여름이 이어지는 시기였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해수 온도가 약 2°C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시기가 이전보다 1개월 정도 빨라졌고, 알 낳는 시기 역시 빨라지게 됐다. 해저 생물들은 해수 온도에 적응해 수온이 더 높은 얕은 곳에서 알을 부화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다른 대서양 해역에서도 발생하는지 탐사를 확대했다. 그리고 50여 종의 또 다른 해저 생물들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멸종 단계를 밟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바다 전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1950~1980년대와 비교해 이들 정착성 동물의 서식지가 약 10%가 줄어들고 그 안에서 살고 있었던 수많은 종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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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

  • 주성원 2020년 9월 8일1:47 오후

    정착성 동물 마저도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니

  • 박한얼 2020년 9월 8일3:13 오후

    기후나 환경이 변하면 동물이나 식물들은 빨리 알아차리고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데 사람만이 그 변화라를 늦게 감지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기도 어렵지만 서서히 오는 변화도 물질문명에 가려져 보지 못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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