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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손은혜 객원기자
2012-06-28

바늘구멍사진기는 어떻게 만들까 카메라박물관 창체콘서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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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활동)’이 핫이슈다. 과학관이나 박물관에서 주말 동안 학교 밖 창체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곳에서 개설되는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교실에서 벗어나 즐겁게 놀면서도 교과서 속 과학원리를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특히 교과서 연계학습으로 진행되는 창체활동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지난 23일 한국카메라박물관(관장 김종세)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을 받아 ‘창체 콘서트-바늘구멍사진기 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콘서트를 신청한 15여 명의 학생들은 직접 바늘구멍사진기를 만들 생각에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박물관을 찾았다.

바늘구멍사진기 직접 만들어보며 과학원리 이해


카메라의 기원은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에서 출발한다. 카메라 옵스큐라의 역사는 기원전 3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자연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벽의 틈새로 새어나오는 거꾸로 된 일식 상(像)을 우연히 관찰하면서 빛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거꾸로 선 상을 맺히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 한국카메라박물관 2층 전시관에는 1840년대부터 연도별로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들이 전시되어 있다. ⓒScienceTimes

‘어두운 방’이라는 뜻을 지닌 카메라 옵스큐라의 바늘구멍을 렌즈가 대신하면서 망원경, 현미경 그리고 카메라의 형태로 필요에 따라 기능적으로 분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카메라 옵스큐라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따라 상이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저장하거나 기록물로 남길 수 없지만, 카메라는 맺힌 상을 은(Ag)판에 저장 또는 디지털화 할 수 있어 시간과 장소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눈의 동공과 같은 역할은 하는 카메라 렌즈는 카메라 옵스큐라의 바늘구멍처럼 빛을 통과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상이 맺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날 열렸던 창체 콘서트에서는 바늘구멍사진기뿐만 아니라 카메라와 뗄 수 없는 관계인 '빛'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아이들은 시대별로 전시돼 있는 카메라의 변천사를 설명해주는 에듀케이터 교사를 따라 전시관을 천천히 둘러봤다.  

전시관 입구 쪽에는 다게레오타입(Dagguerreotype)의 카메라가 전시돼 있었다. 프랑스의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Louis Jacques Mandé Daguerre)가 고안한 것으로 1840년대에 발명됐으며 처음으로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이다. 다게레오타입은 동판에 은을 덧입혀 30분간 촬영한 뒤 수은증기를 쐬는 방식으로 사진을 현상했으며 초상화를 대신해 많이 사용됐다. 이후 독일과 일본에서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의 카메라가 갖고 있던 단점을 보완해 많은 카메라를 생산해 낸다.

한국카메라박물관 전시관에서는 이러한 카메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종세 관장은 "비록 지상 2층의 소규모 박물관이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카메라가 많이 전시돼 있기 때문에 자부심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바늘구멍사진기는 어떻게 만들까

바늘구멍사진기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미리 디자인된 종이를 꾹꾹 접어서 두 개의 네모난 종이 상자를 하나의 몸체로 조립하고 한쪽 끝에는 불투명 스크린 상을 삽입, 다른 한쪽 끝에는 바늘구멍을 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암실상자에서 폴라로이드 필름을 넣어주면 완성된다. 폴라로이드 필름은 뒷면에 감광물질이 덧발라져 있기 때문에 몇 분만 지나도 금방 사진을 만들 수 있어 수업시간에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이제 바늘구멍사진기 앞에서 사진을 찍기만 하면 된다.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을 때 스위치를 누르면 순간적으로 번쩍하고 섬광이 생기는 조명을 설치한 뒤, 아이들은 차례대로 조명 앞으로 나와 바늘구멍사진기를 마주보며 스위치를 펑펑 눌러댔다.

▲ 종이 재료의 바늘구멍사진기로 사진을 찍고 나서 이미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ScienceTimes

암실상자에서 폴라로이드 필름을 옮기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사진기를 가지고 즐거운 추억 한 장을 남길 수 있었다. 조금씩 선명해져가는 사진을 보며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러한 핸즈 온(hands-on) 중심의 수업이야말로 성장하는 아이들이 과학을 거부감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일정 인원이 모이면 상시적으로 ‘바늘구멍사진기만들기'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유치원 단체나 학급단위로 방문하는 단체 관람객의 경우 미리 문의전화(02-502-4123)를 하면 전시관 관람해설과 창체 활동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손은혜 객원기자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2-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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