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어머니 얼굴 로봇…미술로 성찰하는 인간과 AI의 관계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튜링 테스트:AI의 사랑 고백'

1950년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하는지를 통해 기계의 사고 능력을 판별하는 시험 방법을 제시했다.

컴퓨터와 문자 대화를 나눈 사람이 컴퓨터라고 구분하지 못하면 기계에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사례는 64년이 지난 2014년에야 나왔지만,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이제는 AI(인공지능)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막한 기획전 ‘튜링 테스트:AI의 사랑 고백’은 인간과 AI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대에 기계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다룬다. 전시는 이와 함께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노진아, 문성식, 박관우, 서울오픈미디어, 이덕영, 이샛별, 이재석, 임동열, 전보경, 정승, 홍세진 등 작가 11팀이 참여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과 AI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회화, 영상, 설치 등 90여 점이 소개된다.

노진아는 ‘인간이 로봇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AI 로봇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어머니 얼굴 모양을 한 ‘나의 기계 엄마’는 관람객의 표정에 반응해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고 미소 짓는 등 표정을 바꾸기도 한다. 가장 따뜻한 사랑을 주는 어머니와 차가운 로봇의 존재가 공존하며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박관우의 ‘인간의 대화1’은 두 개의 화면에 한 남녀의 대화를 보여준다. 제목과 달리 남자와 여자가 말하는 문장은 대부분 챗봇에 의해 만들어졌다. 다만 관람객은 어디까지가 인간의 대화이고, 어느 부분이 챗봇이 만든 문장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심지어 대화하는 남녀의 정체가 인간인지 AI인지도 헛갈린다.

정승의 ‘프로메테우스의 끈 VII’은 괴생물체의 촉수 혹은 거대한 벌레의 다리 모양 로봇 설치 작품이다. 살아있는 식물의 크기, 주변 움직임, 조도 등 여러 변수에 따라 허공에서 로봇이 움직인다. 작가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기계의 적극적인 융화를 시도하고 은유한다.

조나현 서울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인공지능 시대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우리가 비인간종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함께 지구에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며 “인류를 지금까지 살아남게 한 ‘공감’하는 인간의 능력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가장 필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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