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산맥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이 지나가는 지역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으로 세계적인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레네 몽 뻬르뒤 산맥에는 만년설이 뒤덮여 있으며, 다양한 고산지대 동‧식물군이 서식하고 있는 데다 순수한 자연 풍경과 남부 유럽 특유의 목축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쪽에 있는 한 작은 마을에서 길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과학자들이 산 정상으로부터 녹아내린 물을 수거해 그 안에 플라스틱 조각들을 찾아낸 것이다.
독성을 가지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를 타고 대기권에 날아올라, 빗물을 타고 청정지역은 물론 지구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사진은 길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 ⓒWikipedia
플라스틱 공기오염 사실, 최초로 밝혀내
이 플라스틱 조각들 속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 등 인근 지역은 물론 파리, 더 나아가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 시에서 날아온 미세 플라스틱들이 섞여 있었다.
인근 기상청 등에 근무하는 과학자들은 큰 두려움을 느끼고 매일 365개의 플라스틱 조각들을 수거해 전시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 등에게 미세 플라스틱이 청정지역을 어떻게 오염시키고 있는지 그 실상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구 반대편에서 어떻게 이 미세 플라스틱이 날아왔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충격적인 사실이 발표됐다.
16일 ‘사이언스’, ‘가디언’ 등 주요 언론은 “미세 플라스틱이 육지에서 강과 바다로 흘러 내려오기도 하지만, 공기를 타고 날아올라 빗물에 섞여 피레네산맥과 같은 청정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길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들이 바람을 타고 대기로 날아올라 빗물을 타고 지구상 어느 곳이든지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 그 결과 중국 둥관 시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피레네산맥 만년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연구를 이끈 프랑스 에코랩 연구소(EcoLab research institute)의 스티브 알렌(Steve Allen) 박사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와 빗물을 타고 이렇게 확산될 경우 오염을 막을 수 없다”며, “세계가 이런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상에서 매년 생산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양은 3억 3500만 톤에 이른다. 이 플라스틱들이 작게 쪼개져 육지에서 강을 타고 흘러내려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를 타고 대기 중으로 날아올라 미세 플라스틱이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플라스틱이 어느 곳에서 생산됐든지 작게 쪼개져 공기를 타고 날아올라 지구상 어느 곳이든지 빗물을 타고 다시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 번째 연구 결과로 향후 환경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염물질, 세계 어디든 퍼져나갈 수 있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15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tmospheric transport and deposition of microplastics in a remote mountain catchment’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강을 통해 바다에 도달한다는 사실은 이전에 확인됐지만 중국 둥관 시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를 타고 피레네산맥 정상으로 올라왔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기상대를 통해 피레네산맥 만년설과 미세먼지, 빗물 등을 수거해 지난 5개월간 그 성분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100km 이상 떨어진 인근 도시 지역과 만년설, 미세먼지, 빗물 등에 들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조사해왔으며, 그 안에서 육지에서 발생한 것 외에 선적된 플라스틱 포장지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알렌 박사는 “다양한 곳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피레네산맥 만년설 부근에서 발견된 것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공기를 타고 대기 중으로 날아올라 세계 어느 곳이든지 퍼져나갈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년설, 미세먼지, 빗물 등에 섞여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렌 박사는 “이 미세한 조각들이 공기를 타고 100km 이상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실제로 그 이상을 더 날아가 지구상 어느 곳이든지 도달할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을 피레네산맥에서 발견했으며, 그 크기가 다른 지역의 것보다 두 배 이상 크고, 무게 역시 2배 이상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동안 진행돼온 환경 정책에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금까지 미세 플라스틱 관련 환경정책에는 공기 흐름이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대기 중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정밀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플라스틱으로부터 인류의 건강을 지킬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고학과 역사학자들은 인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플라스틱 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은 21세기를 주도하며 신소재의 합성과 진화를 주도해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 플라스틱이 육지와 강, 그리고 바다에 이어 대기를 통해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인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암 등 불치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특단의 환경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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