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 안에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그리고 각종 곰팡이류의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하는데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성한 용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일컫는 말이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다. 또한 인체에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의 생성 원리와 질병 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및 불치병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 영국, 스웨덴, 홍콩 등 다국적 연구팀을 통해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상의 ‘미생물 저장고(Microbiota Vault)’ 모습. 미생물을 위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될 이 저장고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마이크로바이옴이 냉동 보관될 예정이다. ⓒmicrobiotavault.org
북극 국제종자저장고와 유사한 형태
‘제2의 게놈’ 또는 ‘제2의 뇌’로 불린 만큼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676년 네덜란드의 미생물학자이면서 현미경 제작자인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Antonie van Leeuwenhoek)이 구강 미생물군집을 발견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세기 후반이다.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리보좀(rRNA)과 DNA 시퀀싱,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등이 개발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 미생물 DNA를 시퀀싱하는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꽃을 피우고 있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치매, 파킨슨, 조현병, 우울증, 자폐증 등 난치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예측케 하고 있다.
좋지 않은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항생제(antibiotics), 가공식품(processed foods), 제왕절개 수술, 과도한 식이요법 등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멸종하고 있다는 것. 최근 과학자들을 고민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영국,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홍콩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다국적 연구팀이 멸종 위기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이른바 ‘노아의 방주(Noah’s Ark)를 만들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재해 등을 우려해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Svalbard Is.)에 설치한 국제 식물종자 저장시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를 참조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멸종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보존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닫기 힘든 곳에 ‘미생물 저장고(Microbiota Vault)’를 만들자는 것. 각국 정부, 제약사, 연구소 등과 협의를 통해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양성 파괴 시 인류 건강에 위기 올 수도”
과학자들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의 멸종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특히 항생제 남용, 제왕절개 수술, 저섬유질 식이요법 등을 통해 인체 건강에 유익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럿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미생물학자 글로리아 도밍게즈-벨로(Maria Gloria Dominguez-Bello) 교수는 “도시화가 가속화하면서 인체 건강 유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벨로 교수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줄어들 경우 인체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인류 건강이 위협받은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미생물 저장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생물 저장고’ 프로젝트는 순수한 기초과학 차원의 비영리 프로젝트다.
향후 세계적인 차원에서 연구자를 육성하는 일을 비롯해 마이크로바이옴 저장소를 세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을 담고 있다. 그동안 프로젝트를 확대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과 협의를 진행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면서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다국적 연구팀은 사이트 ‘microbiotavault.org’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의 위기 상황을 세계 전역에 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생물 생태학자인 그녀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삶의 패턴 변화로 인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2017년 8월에는 ‘사이언스’ 지에 발표된 논문 ‘Seasonal cycling in the gut microbiome of the Hadza hunter-gatherers of Tanzania’에서는 도시화가 진전된 사회일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주목을 받은 대목은 미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이 중남미 원주민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이 논문은 학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되고, 도밍게즈-벨로 교수는 2018년 8월 ‘사이언스’ 지에 ‘Preserving microbial diversity’란 제하의 논문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저장하는 일을 세계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그동안 이루어진 다양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국제종자저장고와 유사한 시설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냉동보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생물을 위한 현대판 ‘노아의 방주’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315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