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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5-12-10

"미래 희망을 주는 것, 그것이 과학" [과학창의 컨퍼런스] 독일 일본 과학단체 대표 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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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은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과학 지성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학이 사회에서 함께 소통되고 개방되어야 한다고.  9일(수)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5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의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기조 강연에서도 이러한 목소리가 강하게 전달되었다.

첫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마르쿠스 바이스코프 회장. ⓒ ScienceTimes
첫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마르쿠스 바이스코프 회장. ⓒ 김의제/ ScienceTimes

대학강의실에 어린이 초대한 '아동대학'

첫번째 기조 강연자로 나선 독일의 ‘대화하는 과학’ 재단 마르쿠스 바이스코프(Markus Weisskopf) 회장은 “그동안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그 결과 지금 독일을 비롯 유럽에서 많은 성과가 나고 있다”며 여러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성공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과학 페스티벌’을 들었다. 마르쿠스 회장은 과학을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독일 전 지역을 돌며 여름기간 4~6개월 내내 ‘과학페스티벌’을 벌였다. 그는 “처음에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매년 페스티벌을 벌이며 대중과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 방문자들이 점차 늘어 지금은 연간 10만명의 사람들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높은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아동 대학’을 만든 일을 꼽았다. ‘아동 대학’이란 어린이들을 대학 강의실로 초대하여 함께 강의를 듣고 토론하며 생각해보는 과학 프로그램으로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으로 확대해 실시하였다. 그는 “아동대학 프로그램으로 인해 과학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등 어린이들에게 좋은 반응과 태도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좀 더 간격을 좁혀 참여시키는 방법도 연구했다. 과학이 사회에 녹아 들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대화와 오픈 된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웠다.

계속된 고민 끝에 모든 과학 프로그램의 포맷을 변경시키기로 했다.  일명 ‘피쉬볼(Fish- Bowl : 어항)토론회’라 불리는 이 토론회는 과학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서 라운드 구조로 오픈-공유-참여-대화를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었다. 이렇게 강연장의 포맷을 바꾸자 사람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독일에서 대중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도입한 '피쉬볼 토론회'를 설명하고 있는 마르쿠스 회장.
마르쿠스 회장이 독일에서 대중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도입한 '피쉬볼 토론회'를 설명하고 있다. ⓒ 김의제/ ScienceTimes

또한 “과학자들이 연구결과를 3분 내 스피치 하는 영국의 ‘페임랩’을 변형한 ‘Science Slam (10분간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경연하는 대회)’을 펍(Pub)이나 카페에서 마치 시 낭송대회 하듯이 실시함으로써 독일에서는 대중들이 과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받아드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과학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은 결과가 바로 재난으로 돌아왔다”

쓰나미, 원전 사고 등 모진 재해를 연달아 겪고 있는 일본의 과학계에서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높다. 과학이 시민과 사회와 소통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의 미치나리 하마구치(Michinari Hamaguchi) 이사장은 “앞으로 두번 다시 이러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계가 사회와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단에 섰다.

"일본에서의 재난은 늘 예측해서 방지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연이어 재난을 겪으며 과학이 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미치나리 하마구치 이사장이 두번째 강연에 나섰다.
"일본에서의 재난은 늘 예측해서 방지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연이어 재난을 겪으며 과학이 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미치나리 하마구치 이사장이 두번째 강연에 나섰다. ⓒ 김의제/ ScienceTimes

그는 먼저 199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과학회의(World Conference on Science)에서 있었던 21세기 부다페스트 과학 선언을 언급했다. 당시 부다페스트 회의에서 제안되었던 과학자의 선서란 의사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의미로 과학자도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데 있었다. 이에 따라 과학 지식에 이용에 관해서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보았다. 첫째 지식의 진보를 위한 과학, 둘째 평화를 위한 과학, 셋째 발전을 위한 과학, 넷째 사회 속의 과학, 사회를 위한 과학 등 4가지 영역에서만 과학 지식이 올바르게 사용 되야 한다고 보았다.

미치나리 이사장은 이제 세계는 네번째 ‘사회 속의 과학, 사회를 위한 과학’에 주목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동부지역을 덮친 대규모 쓰나미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났던 사실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과학적 지식으로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누누히 말해왔다. 하지만 커다란 자연 재해(쓰나미)가 일어나자 과학은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었다. 과학이 얼마나 자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과학이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은 결과가 바로 이 재난으로 돌아왔다”며 과학이 일본 사회에서 올바른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쓰나미 이 후 시민들에게 과학계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는 참담했다. 미치나리 이사장은 “쓰나미 이전 신뢰도가 67.5%였던 신뢰도가 쓰나미 이후에는 37.7%로 떨어졌다”며  “신뢰도를 회복할 방법으로 기업과 대학이 같이 연구하고 서포트하는 연구프로그램 ‘한 지붕 아래(under roof)’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세계 과학의 지성들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개막식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의제/ ScienceTimes
세계 과학의 지성들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개막식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의제/ ScienceTimes

또 과학과 사회가 계속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이언스 아고라’라는 플랫폼도 만들었다. 과학자들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하고 체험해보는 프로그램과 각종 심포지엄 등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2006년 첫 개최 이래 현재는 195개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9천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과학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재난은 미리 예측 못했지만 사람들을 생존하게 하고 미래의 희망을 가지게 해주는 것, 이것이 과학만이 할 수 있고 과학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를 위한 과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개막식 선포, 미래의 패러다임 바꿀 학술대회로

이어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 김승환 이사장의 개회식 선포로 '2015 과학창의연례컨퍼런스'의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김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각국이 대중과 소통하는 성공적인 사례를 보면서 세계의 과학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제 과학에서 협력과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김승환 이사장이 2015 과학창의연례 컨퍼런스의 개막식을 선포했다. ⓒ ScienceTimes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김승환 이사장이 2015 과학창의연례 컨퍼런스의 개막식을 선포했다. ⓒ 김의제/ ScienceTimes

김 이사장의 연설에 이어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와 인텔 아시아교육혁신 앤슐 소낙(Anshul Sonak) 이사, 미래창조과학부 이상학 정책국장 등 세계 각국 리더들의 축사가 계속 되면서 개막식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이어 올 한 해 과학문화확산과 창달에 기여한 단체와 사람에게 수여되는 ‘2015 대한민국과학문화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되어 개막식의 즐거움을 더했다.

한편 로비에는 무한상상실에서 만든 예술작품과 랩툰이 전시되어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글로벌 과학 리더들과 대중이 함께 즐기는 송년 축제가 될 ‘2015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는 11일 (금)까지 계속된다.

과학을 생활하며 만화로 풀어낸 랩툰도 전시되어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과학을 생활하며 만화로 풀어낸 랩툰도 전시되어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작품들은 무한상상실의 결과물이다. ⓒ 김은영/ ScienceTimes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작품들은 무한상상실의 결과물이다. ⓒ 김은영/ ScienceTimes
김은영 객원기자
binny98@naver.com
저작권자 2015-1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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