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정지나 회전 등 공중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우선 비행기에 비해 상당히 느리다. 또한 경사가 심하거나,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지형에서는 착륙이 쉽지 않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헬리콥터의 활용도가 증가할수록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 육군(US Army)이 기존 헬리콥터가 가진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와 디자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안전한 착륙 장치’ 및 ‘보다 빠르게 날 수 있는 시스템 디자인’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안전도만 확인된다면, 이 같은 보완 사항들이 미래형 헬리콥터의 등장을 좀 더 앞당겨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물의 다리처럼 생긴 착륙 장치 개발에 성공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기즈맥(Gizmag)’은 DARPA가 기존 헬리콥터가 가진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착륙 장치를 연구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장치의 핵심은 어떤 형태의 지형이라도 헬리콥터의 동체를 수평으로 유지시켜 주는 기능이라고 밝혔다. (전문 링크)
알다시피 헬리콥터 사고의 상당 부분은 착륙 시에 발생한다. 헬리콥터가 착륙할 때 강한 바람이 불어 동체를 옆에서 밀거나, 착륙 지형이 평탄하지 않을 경우에는 좌우로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평평한 헬리콥터 착륙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친 파도에 흔들리는 구축함 갑판이나,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진 산악 지형에서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된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DARPA는 조지아 공대에 새로운 착륙 시스템 개발을 의뢰했다. 개발 미션은 이전에는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없었던 지형이나 상황을 대상으로, 착륙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임무 적응 회전날개(Mission Adaptive Rotor)’라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헬리콥터 착륙 장치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얼마 전 동물의 다리처럼 생긴 착륙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아직은 모형 무인 헬리콥터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어 실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결과만 놓고 보면 상당히 효과적인 착륙장치인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새로운 헬리콥터 착륙장치는 마치 동물의 네 다리처럼 생겨서 다양한 형태의 지형에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연구진의 중간발표에 따르면 이 특수한 착륙장치로 인해, 헬리콥터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최대 8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 빠르면서도 더 많은 화물을 소화하는 미래형 헬리콥터
헬리콥터의 또 다른 단점인 속도 문제는 미 육군의 주도 하에 개선되고 있다. 비행기처럼 빠르고, 항속거리는 길며, 많은 물자를 실을 수 있으면서도 수직으로 날 수 있는 항공기 개발은 미 육군의 오랜 꿈이었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 미 육군은 특수 항공기 전문업체인 AVX와 함께 기존 헬리콥터의 단점을 보완하는 FLV(Future Vertical Lif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헬리콥터에 고속 전진을 위한 별도의 엔진을 탑재하여 미래형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 중인 디자인은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동축 반전식 회전날개를 이용하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모델이다. 여기에다 두 개의 팬을 추가로 장착하여 앞으로 전진하는 힘을 강하게 낼 수 있다. 따라서 차세대 헬기는 우선 속도 면에서 2배 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그만큼 무게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모델은 더 많은 화물을 소화할 수 있다. 기존 헬리콥터보다 40% 정도 더 물자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연구진은 화물의 탑재 공간을 최대한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AVX사의 관계자는 “거대한 박스처럼 생긴 동체 때문에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비슷한 크기임에도 훨씬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이런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내부 공간이 오스프리 헬리콥터처럼 커져도 외관은 훨씬 작고 수납하기 편리한 모델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육군의 발표에 따르면 미래형 차세대 헬기의 개발방향은 ‘이전 보다 더 많은 물자를 수송하면서도, 더 빠르게 비행하는 것’ 외에 무인 자동 비행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미 육군 관계자는 “원거리에서라도 차세대 헬리콥터에 신호를 보내면,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런 형태가 미 육군이 추구하는 미래형 헬리콥터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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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9-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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