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놀라게 한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

[밀리터리 과학상식] 스푸트니크 충격에 근접… 미·중 신냉전 군비 경쟁 촉발할지도

지난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에 맞춰 공개된 DF-ZF. DF-17을 발사체로 사용하는 전술핵 탑재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이다. 올해 실험된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은 더욱 진보된 능력, 즉 미 본토 전략 타격 능력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

외신 파이낸셜 타임즈가 미 정보계 취재원들에게서 얻은 자료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은 핵탄두 탑재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사 실험을 진행했다. 이 미사일은 발사되어 저지구궤도에 오른 후 지상의 표적을 향해 활공 돌입하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미사일은 표적을 40km 정도 빗나갔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으며, 자신들은 지난 7월 16일 우주기의 실험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는 극초음속 병기 개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 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도 극초음속 병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이번에 실험이 진행되었다는 활공형 이동체는 로켓에 탑재되어 우주공간으로 발사되어, 관성을 이용해 지구 궤도 비행을 하다가 대기권 재돌입 후 활공하여 표적으로 날아가는 방식이다. 대기권 재돌입 시 비행속도는 극초음속 영역에 해당하는 마하 5 이상으로, 기존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약 마하 20)보다는 느리다.

그러나 탄도 미사일과는 달리 정해진 포물선형 궤적을 그리지 않고, 비행 중간에 방향 전환이 가능하므로 그만큼 추적과 요격이 어렵다. 대기권 재돌입 전의 주 비행 고도 또한 기존의 대기권 외 요격 수단으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낮고, 대기권 내 요격 수단으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높다.

즉, 이것은 탄도 미사일 방어에 맞춰 개발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돌파할 수 있다. 이러한 극초음속 병기의 요격에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는 레이저와 레일건 등이지만, 이것들의 개발 수준은 극초음속 병기의 개발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이미 과거에도 극초음속 병기의 실전 배치를 한 바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인 지난 2019년 10월 1일에 중국 정부에 의해 그 운용 사실이 공식 발표된 DF-ZF(미 국방부가 붙인 분류명은 WU-14)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 무기의 발사 실험을 할 때도, 이것이 무기 개발이 아니라 과학 실험이라고 주장했다. DF-ZF의 속도는 마하 5~10으로 추산되며 핵탄두 및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고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의 방공망을 돌파,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산 DF-21 중거리 탄도 미사일(사거리 2,000~3,000km), DF-31 대륙간 탄도 미사일(사거리 8,000~12,000km) 등을 발사체로 사용한다고 추측된다.

이번에 실험된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은 DF-ZF보다 더욱 진보된 능력을 갖추고 있을 터이므로, 분명 미국 또는 다른 국가의 본토에 대한 전략 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 최종 개발 목표일 것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마크 A. 밀리 대장은 지난 10월 27일 방영된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과거 스푸트니크 발사 사건과 동등한지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에 근접한 수준이라고는 생각한다. 이번 실험은 매우 중대한 기술적 사건으로, 우리 모두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중국의 이번 실험이 미국 정부에 준 충격과 우려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지난 1957년, 미국과 우주 경쟁을 벌이던 소련은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리에 발사함으로써, 사상 최초의 인공위성 보유국이 되었다. 이로써 촉발된 이른바 ‘스푸트니크 충격’은 항공우주 기술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던 미국의 정계와 학계, 군의 자존심을 크게 짓밟았고 동시에 미국에 큰 안보적 위협을 주었다.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발사체(로켓)는 유사시 바로 미 본토를 타격할 탄도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957년 스푸트니크 발사 때나, 2021년 중국의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발사 때나, 미국은 이 신기술들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찮았다.

결국 미국은 소련의 것보다 더욱 성능이 뛰어난 발사체를 개발, 대량 생산해, 유사시 소련이 미 본토에 핵을 발사했다가는 소련 본토도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임을 알리는 식으로 맞섰다. 상호확증파괴(MAD)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면 핵전쟁을 막고자 한 것이었다.

이후 냉전 기간 내내 지속되었던 핵 군비 경쟁의 시작이었다. 이번의 중국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실험이 미·중 신냉전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방아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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