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해결할 획기적 담수화 방법 발견

여과막의 나노 규모 구조 조정이 핵심

세계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0여 년 동안 전 세계 물 소비량은 세 배 이상 늘어났고, 세계 인구의 40%는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 국가군에 속한다.

이런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나, 비용과 효율이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오스틴)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아이오와 주립대 및 뒤퐁 워터 설루션 등 산학협동연구팀이 획기적인 염수 여과막(멤브레인)의 여과 방법을 발견해, 더 낮은 비용으로 해수에서 깨끗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1일 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관련 동영상>

폴리머 해수담수화 여과막의 3차원 모델.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은 채널에서 물은 여과막의 조밀한 지점을 피해 느리게 흐르고 있다. © Ganapathysubramanian research group/Iowa State University and Gregory Foss/Texas Advanced Computing Center

“지금까지 물 여과방법 제대로 몰라”

해수담수화(desalination) 기술에는 주로 역삼투압 방식이 쓰인다. 원리는 간단하다. 염수 필터인 멤브레인을 통해 바닷물을 밀어내 염분과 미네랄을 제거하고 깨끗한 담수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은 의외의 복잡성이 내포돼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 왔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텍서스대 토목 건축 및 환경공학과 마니쉬 쿠마르(Manish Kumar) 부교수는 “역삼투막은 각종 물을 정화하는데 널리 사용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며, “물이 어떻게 여과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난 40년 동안의 개선도 암중모색으로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돌파구를 확보했다. 논문 시니어 저자 중 한 사람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화공 및 재료공학과 엔리크 고메즈(Enrique Gomez)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 규모에서 멤브레인 자체의 밀도 분포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담수 생산에 실제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원이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여과막의 조밀한 포켓들이 어떻게 효율적인 물 여과를 방해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Tyler Henderson/ Penn State

나노 규모에서 여과 성능 파악

연구팀은 원자 규모의 세부 이미징과 화학성분을 나타내는 기술을 결합한 다중 모드 전자현미경으로 담수화 멤브레인들이 밀도와 질량에서 일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DNA 가닥 직경의 절반도 안 되는 약 1나노미터의 공간 분해능으로 멤브레인을 구성하는 폴리머 필름의 밀도 변화를 3차원으로 매핑했다. 고메즈 교수는 이런 기술 발전이 멤브레인에서 밀도의 역할을 이해하는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고메즈 교수는 “커피를 여과 종이에 넣고 여과시킬 때 우리는 어떤 곳의 밀도가 높고 낮은지를 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고, “물 여과는 겉으로 보기에 균일하게 보이지만 나노 규모에서는 그렇지 않고, 질량 분포를 조절하는 방법이 물 여과 성능에서 실제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메즈와 쿠마르 교수는, 이전에는 막이 두꺼울수록 물 생산량이 적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담수화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뒤퐁 워터 설루션사의 자회사인 필름텍(Filmtec)이 연구팀과 제휴 관계를 맺고 이번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했다. 이 회사 사내 과학자들이 막이 두꺼울수록 투과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해수담수화 여과막의 밀도와 질량 분포의 불일치가 성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나노 스케일의 균일한 밀도가 담수화 물의 양을 늘릴 수 있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캡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Penn State

막 효율 30~40% 증가시켜

그러나 연구팀은 두께보다는 밀도가 높은 나노 스케일 영역 혹은 ‘데드 존(dead zones)’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메즈 교수는 멤브레인 전체 밀도가 한층 더 균일한 것이 물 생산을 최대화하는데 두께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멤브레인에 대한 이 같은 이해는 막 효율을 30~40%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결과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물을 여과할 수 있어 현재의 담수화 공정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삼투막 여과 방식은 한 쪽에 압력을 가해 작동된다. 물이 여과하는 동안 각종 미네랄은 통과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다. 이 방식은 물을 끓이는 등의 비막(non-membrane)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지만 여전히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해 효율성 개선이 요구돼 왔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1일 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AAAS / Science

“여과의 핵심 요소 밝히기 위한 연구 계속”

고메즈 교수는 “담수 관리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고, “악천후 패턴이 증가함에 따라 물 고갈과 가뭄 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깨끗한 물의 가용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담수화 과정과 관련된 화학 반응뿐만 아니라 막의 구조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테리아 성장을 막을 수 있는 튼튼하고 지속 사용이 가능한 막과 같은, 특정 자재에 가장 적합한 막을 개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고메즈 교수는 “효율적인 여과의 핵심 요소들을 밝혀내기 위해 더 많은 고성능 재료들을 이용한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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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김종성 2021년 1월 5일1:33 오후

    이 기술이 사용화되어 물부족을 해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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