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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2-10-16

물과 불의 CG 원리는 같다 금요일에 과학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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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디어 산업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콘텐츠 구성의 탄탄함뿐 아니라 다양한 특수효과까지 기술력을 더해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SF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볼 때 가장 많이 접하는 장면은 물과 불이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는 국내 영화상 물이 나온 장면이 가장 많은 영화였다. 관객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CG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이것이 감독의 의도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했다.

▲ 김창헌 고려대 교수가 CG를 이용해 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황정은

지난 12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는 ‘CG를 이용한 물과 불의 특수효과’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고려대 김창헌 컴퓨터그래픽스 연구실 담당교수가 진행,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물과 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원리 등을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 ‘관찰력’

김창헌 교수는 CG를 이용한 물과 불의 특수효과를 설명하기에 앞서 다양한 특수효과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예전에는 직접 화약이나 폭탄을 투척해 불타는 장면을 촬영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을 이용, 이러한 장면을 구현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경우 특수효과 기술이 적용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아바타'는 CG 기술의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영화에 등장하는 물이나 불, 연기 등은 과거 디자이너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입력했지만 지금은 물리학과 유체역학,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이 적용돼 자동으로 생성되고 표현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물의 경우 한 방울이 떨어질 때의 모습을 고속카메라로 촬영하면, 물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크라운(왕관 모양으로 반응하는 것)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우리가 CF에서 접한 크라운 모양의 물방울이 상상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닌 것이다.

이처럼 물의 움직임을 보다 정교하게 나타내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바로 관찰이다. 물을 컵에 따를 때, 거대한 파도가 도시를 덮칠 때, 물 한 방울이 떨어질 때 등의 현상을 끊임없이 관찰할 경우 실제와 가장 비슷한 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관찰이 끝난 후에는 물의 움직임을 계산에 적용한다. 이는 유체운동방정식으로 계산하며 이를 통해 정교한 CG를 구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물의 CG를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한 장면으로 설명했다. 영화를 보면 배가 거대한 바다 속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실제 물에 배가 들어간 모습을 직접 촬영한 것처럼 매우 생생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역시 CG를 이용한 것으로 총 세 개의 시뮬레이션을 하나로 합쳐 한 개의 장면을 제작했다.

먼저 물 속에 들어 있는 물방울을 CG로 처리하고, 다음에는 물거품을 구현한다. 마지막으로 배가 빠지는 순간 물의 표면을 처리, 이 세 개의 장면 층을 모두 합쳐 재생시키면 실제와 같은 생생한 장면을 만들 수 있다.

물을 더욱 물답게 만든 것은 공기방울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그동안은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지만, 고려대 컴퓨터 그래픽스 연구실의 한 학생이 물에 기포가 있다는 것을 수 차례의 관찰을 통해 깨달은 후, 이를 만들기 시작하자 이후부터 물의 관심은 공기방울로 이어진 것이다. 물과 물방울, 기포가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보다 진짜 같은 물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물과 불의 원리는 같다?

▲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2'의 포스터. CG로 생생한 물을 구현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위키피디아
물 다음으로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불과 연기다. 특히 불의 경우 물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CG가 구현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불의 구현은 물의 구현방법과 그 원리가 같다.

김 교수는 “불하고 물은 물리적으로 성격이 같다. 계산할 때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게 되는 것이다. 물의 경우 유체운동 방정식을 통해 물과 공기방울의 관계를 해결하는데, 여기에 온도장과 불꽃이 튀는 패턴을 가미해 계산하면 불꽃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불 역시 물을 만드는 원리에서 응용을 가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아직 매우 작은 규모의 현상을 계산하고 표현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대규모의 자연 재해나 폭발 신에는 아직 자연스러움이나 움직임을 정확히 표현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더욱 자연스럽고 대규모 자연현상을 빠르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노혜수 학생(전민고, 1년)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CG 효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돼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많은 특수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자녀와 함께 수업을 찾은 김미선(대전시 서구 둔산동) 씨는 “영화가 기반이 된 수업이다 보니 아이가 많은 흥미를 나타냈다. 특히 물을 나타내는 CG와 불을 나타내는 효과는 어른이 봐도 무척 신기했다.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10-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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