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도 사람처럼 잠을 잘까?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이 처음으로 나왔다.
신경회로의 관점에서 보면, 얼룩말 줄무늬가 있는 열대어인 제브라피시(zebrafish)가 자는 것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줄무늬 열대어는 심지어 인간이 꿈 꿀 때 경험하는 것과 같은 렘(REM) 수면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이 같은 모습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에서만 보고된 바 있다.
10일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 그리고 물고기를 포함한 척추동물이 여러 단계로 수면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인간의 수면 방식이 4억 5000만 년 전에 발생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수면은 척추동물과 같은 복잡한 동물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잠이 들 때 많은 동물들은 편안한 자세로 빠져들고, 대부분의 움직임을 멈추고, 오랜 시간 동안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이 줄어든다.
잠을 잔다는 과학적인 정의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에게는 아주 명확하다. 이 동물들은 잠자리에 들어갈 때 뇌에서 유사한 전기적 활동 패턴을 보여준다. 반면에 물고기의 수면은 측정하기가 쉽지 않고, 아무도 물고기가 사람같이 잠을 잔다는 것을 확인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물고기의 수면은 신비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
물고기 안에 형광물질 넣어 뇌파 측정
이번 연구의 시니어 저자인 스탠퍼드 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필립 무레인(Philippe Mourrain) 교수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물고기는 인간과 같이 잠을 잔다”고 말한다.
인간의 수면을 연구할 때 사람의 몸에 연결된 센서는 뇌 활동, 심박수, 호흡, 근육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이 종합적인 측정의 집합에서 영감을 얻은 연구원들은 실제로 생후 몇 주 동안 투명한 몸으로 자라는 1인치 길이의 제브라피시를 스캔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루이스 렁(Louis Leung)은 “투명한 피부가 수술이나 다른 침투 도구 없이도 물고기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에 실험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수면 연구는 피부에 있는 전극을 통해 전기 신호를 기록함으로써 수집된다. 연구팀은 투명한 물고기 몸 안에 형광 표지를 넣음으로써, 동일한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어린 제브라피시의 뇌파를 분석했을 때, 두 가지 익숙한 전기 활동 패턴이 나타났다. 첫 번째는 인간에게서 숙면 또는 느린 파형 수면이라고 알려진 것과 아주 비슷했다.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들면 두뇌활동이 느려지면서 신체가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된다. 깊은 잠은 기억력을 통합하는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사람들이 꿈꿀 때와 같은 수면이 제브라피쉬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을 보고 훨씬 놀랐다. 소위 ‘급속 눈 운동’(REM)이라고 하는 인간의 렘 수면은 인간이 깨어 있는 시간과 비슷하게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이한 수면 현상이다.
깨어있을 때와 차이는 몸의 나머지 부분은 깨어 있지 않고, 실제로 대부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사람의 눈이 앞뒤로 크게 움찔하고 움직일 뿐이다. 인간의 렘수면과는 달리 물고기의 눈은 조용한 상태로 유지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굴리즈 오즈칸(Guliz Ozcan) 영국 런던대학 교수는 “두 가지 수면이 서로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수면 형태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견으로 제브라피시는 분자 수준에서의 수면이 정확히 밝혀진 척추동물 목록에 포함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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