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을 융합하여 우리 사회에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혁신활동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인 ‘2021 과학기술+사회혁신 포럼’이 지난 27일 온라인상에서 개최되어 시선을 끌었다.
우리 사회에 당면한 과제를 현장중심의 과학기술로 풀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 STEPI
‘R&D와 사회혁신, 이렇게 만나고 있다’라는 주제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의 협력상황을 점검하고, 상호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최적의 융합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사회문제 해결 위해 리빙랩 모델 도입
‘R&D와 사회혁신 만남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은 성지은 STEP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사업’과 ‘국민생활 연구’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는 리빙랩 활동을 통해 공공 R&D의 현장 지향성 강화 및 사회적 경제조직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리빙랩(living lab)이란 실제 생활 현장에서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R&D 모델을 의미한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 전문가, 그리고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고민하는 민·산·학·연 간 협력의 장이자, 사회적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의 R&D가 실험실을 중심으로 결과와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리빙랩을 기반으로 하는 R&D는 국민 삶의 제고를 목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초미세먼지 저감 방안’이나 ‘공동주택 층간 소음 방지’ 같은 생활밀착형 연구들이 리빙랩을 활용한 R&D 모델들이라 할 수 있다.
R&D 사용 주체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 STEPI
이처럼 리빙랩 기반의 R&D 모델은 제5차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정책 외연 확장에도 반영되었다. 기존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이 과학기술 진흥 및 발전 중심이라면, 개선된 과학기술 혁신정책의 방향은 국가와 사회에 당면한 현안 해결을 중심으로 수립되어 있다.
성과 목표에도 리빙랩 기반 R&D 모델이 반영되었다. 기존 과학기술 정책이 양적 투입과 산출 중심이라면, 과학기술 혁신정책은 정책의 질적 효과가 핵심이라는 것이 성 위원의 설명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성 위원은 사용자를 연구개발의 주요 주체로 인식하고 이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용자 참여기반 실증 작업’에 리빙랩을 도입하는 방법도 변화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지난 2013년에는 사용자 참여기반 연구개발 실증을 위한 리빙랩 뿐이었다면, 2020년 들어서는 여기에 문제기획을 위한 리빙랩이 추가되었다”라고 밝혔다.
문제기획을 위한 리빙랩이란 리빙랩의 추진 과제를 선정함에 있어 사용자의 참여 방법이 수동적 자세에서 능동적 자세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2020년에 접어들면서 지역 맞춤형 문제해결 리빙랩을 추진할 때 연구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기획하고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대표적 협력 사례 소개
과학기술과 사회혁신의 대표적 협력 사례와 관련하여 성 위원은 ‘야간작업자의 자동발광 작업복 개발 사업’과 ‘성대골 에너지 전환 마을 사업’의 추진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야간작업자의 자동발광 작업복 개발 사업’은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사회혁신으로 이어진 경우이고, ‘성대골 에너지 전환 마을 사업’은 반대로 사회혁신을 통해 과학기술이 접목된 사례다.
야간작업자의 자동발광 작업복 개발 사업이란 환경미화원처럼 야간에도 일하는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 식별이 용이한 작업복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작업복에 LED 램프가 부착되어 있어서 어두운 밤에 입으면 빛이 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발견하기 쉽다.
그런데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야간작업자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무조건 LED를 밝게 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복이 개발되어 현장에서 사용자가 착용해보니 눈이 부셔 불편함을 호소했기 때문에 오히려 밝기를 줄여야만 했다.
이에 대해 성 위원은 “만약에 리빙랩을 실천하지 않았다면, 개발실에서 작업복을 얼마나 밝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연구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러나 리빙랩을 통해 현장에서 적용해 본 결과, 적당한 간접 조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요구가 만족되지 않고 필요 이상의 것을 만드는 연구개발은 도태될 가능성이 큰데, 현장과 함께하는 리빙랩의 경우 상황에 적합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도록 돕기 때문에 예산 낭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야간작업자의 자동발광 작업복 개발 사업 개요 ⓒ STEPI
사회혁신을 통해 과학기술이 접목된 사업인 성대골 에너지 전환마을은 마을이 에너지 전환 사업의 주체가 되어 벌이고 있는 시민사회 주도의 공동체 운동이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마을 차원에서 에너지전환이라는 사회혁신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성대골이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되어 지역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운동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을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 공모 사업에 지원하면서 리빙랩 개념을 접하게 됐고, 이후 2016년에는 도시지역 미니태양광 사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리빙랩을 추진하게 됐다.
성 위원은 “그동안 공공 R&D의 현장 지향성 강화 및 사회적 경제조직의 성장과 관련하여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개별적인 활동보다는 이를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전략 및 혁신 플랫폼화 활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정책과제로 △과학기술+사회혁신 융합을 위한 혁신 거버넌스 개편 및 사업의 규모 확대 △사회혁신조직과 수요기관이 주관연구기관이 되는 연구개발 프로그램 운영 및 참여 촉진 △과학기술+사회혁신을 위한 아젠다 발굴과 협업 사업 개발 △현장기반의 혁신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민·산·학·연·관 협업의 정책 플랫폼 구축 등을 제안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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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한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건설할 우주정거장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한 군사 산업 전시회에서 새로운 우주정거장 모형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 모형을 '로스'(Ross)라고 불렀다. 새로운 우주정거장은 2단계로 발사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남극 앞바다의 기후 변화가 태평양 수온과 열대 지역 비구름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16일 UNIST에 따르면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모델(Climate Mode)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 특히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비구름)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혔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더 덥고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상대습도를 반영해 산정하는 체감온도인 '열파 지수'(HI)가 최근 잦아진 극단적인 기온에서 실제 인체가 느끼는 온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열파 지수를 토대로 여름철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데 인체가 느끼는 온도와 많게는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제시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기후학자 데이비드 롬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NWS가 이용해온 기존 열파 지수의 한계를 보완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환경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는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암세포도 자기 복제를 하는 데 엄청난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종양이 성장하려면 암세포의 복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합성 작용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암세포가 흡수한 포도당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지 않고 대부분 폐기물로 반출한다고 여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배중면·이강택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이찬우 박사 공동 연구팀이 상용 디젤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Reforming) 촉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젤은 수소 저장 밀도가 높고 운반·저장이 쉬워, 개질을 통한 수소 공급 장치를 트럭 보조전원장치 등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지속돼왔다. 연구팀은 촉매 입자 내부의 금속 나노입자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출 현상을 통해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해 촉매 성능을 향상하도록 촉매를 설계했다.
광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오리온자리의 가장 밝은 α별인 적색초거성 '베텔게우스'가 별의 표면인 광구(光球)의 일부가 대형 폭발로 날아가는 '표면질량분출'(SME)을 겪고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텔게우스의 SME는 태양의 바깥 대기에서 플라스마를 대량 방출하는 '코로나질량분출'(CME)의 약 4천억 배에 달하는 관측 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체료제인 '로미타피드'가 항암 효과까지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해 이런 성과를 냈다.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약물 재창출은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지만, 모든 약물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