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수없이 많은 혜성과 소행성의 충돌을 겪지 않는 것은 덩치가 큰 목성 덕분이라는 천문학계의 상식이 흔들리게 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영국 개방대학 연구진은 최근 독일 포츠담에서 개막한 유럽행성과학회의에서 목성이 일부 혜성들을 막아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혜성들을 지구 쪽으로 보내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목성이 혜성들로부터 지구를 보호한다는 가설은 우리 태양계 외곽에서 지구쪽으로 향하는 혜성들을 관찰한 지난 1994년 연구에서 비롯됐지만 새 연구는 목성이 이미 우리 태양계 안에 들어와 있는 혜성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행성과 소행성들 가운데 지구를 위협하는 이른바 `지구 근접천체'(NEO)의 대부분은 목성-해왕성 사이 궤도를 공전하는 혜성 무리 센타우르스나 화성-목성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소행성띠로부터 나오는데 연구진은 센타우르스에 연구를 집중했다.
연구진은 지난 1천만년 동안 10만개의 센타우르스가 지나간 경로를 추적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이 가운데 지구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는 천체들의 수를 조사했다.
컴퓨터 모델 실험은 5가지 시나리오로 진행됐는데 첫번째는 현상태 그대로, 두번째는 목성을 실제 크기의 4분의3으로 축소한 행성으로 대체한 경우, 세번째와 네번째는 각각 목성의 절반과 4분의1 크기로 대체한 경우, 마지막으로 목성이 없는 상태의 태양계를 재현했다.
그 결과 목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모두 지구에 떨어지는 혜성의 수는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일부 천체의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보내기도 하지만 어떤 천체들은 커다란 목성의 중력에 끌려 지구 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 실험에서 만약에 목성 자리에 목성 대신 토성 크기의 행성이 있었다면 지구에 쏟아지는 혜성의 수가 훨씬 늘어났을 것이라는 뜻밖의 결론을 얻었다.
크기가 작은 행성은 지구로 향하는 혜성들의 방향을 어느 정도 틀어주는 역할은 하지만 위험할 정도로 큰 물체를 태양계 밖으로 밀어낼 만한 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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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08-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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