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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9

모짜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와 과학 환상적인 오페라, 뮤지컬 서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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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년 9월 30일 빈의 교외에 있는 아우후 데어 비덴 극장에서 모차르트의 지휘로 막을 올린 마술피리. 그 때의 성공처럼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가 올 여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과 대학로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환상과 낭만의 세계로 인도한다.


꽝! 꽝! 꽝!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이렇게 문을 연다. 장중한 세 번의 화음. 2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마술피리는 모차르트(Mozart, Johann Georg Leopold, 1719-1787)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징슈필(노래극) 형식의 동화적인 오페라이다.

마술피리는 고대 조로아스터교의 철학과 믿음, 이상적인 사회 건설을 목표로 삼고 결성된 비밀결사 프리메이슨(Freemason)의 교의인 '인내' '이성' '자연',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숫자 3의 상징성을 연상시켜 준다. 숫자 3은 세 개의 화음으로 시작해 알레그로에서 같은 8분 음표가 여섯 번 되풀이되는 것을 비롯해 밤의 여왕의 세 시녀, 사원을 지키는 세 소년, 사원으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 피라미드, 세 도막난 뱀 등이 3번 등장함으로 써 숫자 3의 의미를 반복해 보여주고 있다.


고대 이집트를 무대로 타미노 왕자가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마술피리를 갖고 새 사냥꾼, 파파게노와 함께 천상계를 다스리며 선과 빛의 세계를 지배하는 자라스트로에게 잡혀 있는 여왕의 딸 파미나 공주를 구하러 간다. 타미노 왕자는 뒤늦게 자라스트로가 지상계를 다스리며 악과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는 밤의 여왕한테 청순한 딸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는 많은 시험과 험한 3개의 시련(침묵, 물, 불)을 이기고 마침내 사랑의 승리를 얻게 된다. 한편 익살광대 같은 새잡이 파파게노도 천생연분인 파파게나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이에 밤의 여왕이 복수를 꾀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파미나 공주를 탐냈던 모노스타토스도 지옥에 떨어지면서 끝을 맺는다.


마술피리의 마술은 과거나 현재의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 그럼 고대 과학에서 마술(magic)은 어떠한 모습을 보였을까?


마술의 역사적인 기록은 이 세상의 모든 사회에서 연금술(alchemy) 점성술(astrology) 점술(divination) 마술(magic) 마법(witchcraft) 등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르네상스기의 중요한 현상 중 하나는 기술 지식의 지적지위의 상승과 함께 헤르메스주의(Hermeticism)라 불리는 신비적 자연관이 대두된 점이다.



헤르메스주의란 중세의 마술적, 연금술적 전통과 연결된 사조로서, 우주 속의 신비적 힘을 인정하고, 이들과 인간이 서로 작용하여 자연 현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이 사조는 비슷한 신비적 색채를 띠고,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매우 왕성하였던 신플라톤주의(Neo-Platonism)의 한 지류로 유행함으로 써 16, 7세기의 자연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기여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와 같은 경향이 수학분야도 있었다는 점이다.



르네상스기의 수학은 두 가지 역할을 했다. 먼저 과학연구의 수학적 접근법과 기하학 및 대수학의 발전을 일으켰지만, 숫자 신비주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초자연적 추구를 유발했다. 성경에 대한 신비스러운 수학적 탐구인 카발라주의(Cabalism)나 가로, 세로의 대각선으로 숫자의 합이 모두 같은 정사각형의 숫자 배열표인 ‘마술 정사각형(magic square)'의 연구, 그리고 우주의 체계를 기하학적 조화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기에 해당하며, 코페르니쿠스나 케플러의 천문학적 업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그 기원은 고대 피타고라스의 수학 연구나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고대 철학의 초자연적, 신비적 경향이 르네상스의 자연 철학에 미친 영향은 수학뿐만 아니라 신플라톤주의와 크리스트교의 전통에 자연의 통일성에 대한 믿음이 함축되어 있다. 이는 한쪽 끝에 신과 천사들이 있고 다른 쪽 끝에 인간과 지상의 모든 존재가 있어서 이들이 거대한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른바 ‘존재의 큰 사슬’로 대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소우주인 인간이 대우주와 일관되어 있다는 ‘대우주-소우주 유비 관계’에 대한 믿음도 지속되었다.


‘존재의 큰 사슬’과 ‘대우주-소우주 유비 관계’의 관념이 퍼지면서, 천상계와 지상계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상관 관계도 수용되었고, 이는 점성술에 확고한 기초를 제공해 주었다. 천상계의 별들이 지상계의 현상에 충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기대한 것이다. 헤르메스주의 문헌들은 이와 같은 자연관에 새로운 요소로서 인간을 개입시켰다.


결국 마술사, 연금술사, 점성술사들의 자연에 대한 태도는 수동적으로 관찰하던 인간의 모습을 벗어나 자연을 통제하고 변형시킴으로 써 자연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고, 동시에 무엇인가를 얻어내어 이를 인간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헤르메스주의의 마술적 자연관은 르네상스기의 유럽으로 퍼졌고, 16,7세기의 과학 혁명기에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한 예로 17세기 베이컨은 헤르메스주의는 신과 인간의 신비스런 결합을 통해서 인간이 신과 같다는 교만함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기구나 실험을 통한 방법들이 유용하다고 강변했다. 두 자연관은 대학의 과학자들의 이론적, 수학적, 사변적 태도에서 벗어나, 자연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연구하는 근대의 실험 과학 정신으로 연결되었다.


모차르트가 죽기 얼마 전에 작곡한 마술피리는 어린 시절 신동으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의 비참한 말년을 지켜준 그의 영혼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 음악이었다. 그는 마술피리에 유럽 전체를 돌아다니며 배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음악 양식과 기법을 쏟아 부었다. 마술피리는 첫 연주부터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불행히도 모차르트는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와 있었기 때문에 그 성공을 누리지 못했다.


이 작품에선 유명한 아리아도 곳곳에 등장한다. 1막에 파파게노의 “나는야 새잡이”가 있고, "밤의 여왕의 복수 아리아"는 최고의 음역을 수월하게 넘나들어야 하는 소프라노의 대표곡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2막에서 파미나 공주가 부르는 "나는 완전히 홀로인 것을 느끼고 있어"는 영화 "페이스 오프"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성형수술을 통해 존 트라볼타로 바뀌는 장면에서 나오는 아리아이기도 하다.


올 여름 마술피리는 두 가지 형태로 공연된다. 먼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김학민 연출로 공연되는 ‘오페라’ 마술피리는 어린이들이 꿈과 환상을 갖고 접근 할 수 있도록 원래 악보에 없는 인물을 추가하거나 역할을 부각시켰다. 그래서 비중이 작았던 요정 세 명은 남녀의 사랑을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로 키웠다. 특히 올해는 지난 2년 동안 보였던 모습을 확 바꿔 '마술피리'라는 제목을 들으면 떠오를 만한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공연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무대로 선보인다.

그리고 대학로 세우 아트센터에서 성천모 연출로 공연되는 마술피리는 연극적 상상력이 가미된 ‘환타지 뮤지컬’ 형태로 공연된다. 아이들이 기존에 오페라 음악이 가지고 있던 노래 형식을 쉽게 이해하도록 표현했다. 또한 넓은 무대보다 좁은 무대 공간에서 배우들의 신체로 무대가 움직이거나 가면과 인형으로 환상적인 무대를 극대화시켰다. 올 여름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관람하며 마음 깊은 속 꿈과 환상을 느껴보고, 마술의 과학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8월 7~22일(월요일 공연 없음)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 오른다. 수,토,일요일 오후 2시, 5시, 화,목,금요일 오후 3시. 2만~4만원 (02)780-6400


뮤지컬 '마술피리'는 7월 23일부터 계속해서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 오른다. 월 7:30분, 수,목,금요일 오후 4시, 토요일 2시, 일요일 2시 7:30분 1만 오천~3만원 (02)6409-0901 www.마술피리.com


/공채영 객원기자 goodjsun@dreamwiz.com



저작권자 2004-07-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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