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차전지를 위한 단독 연구센터가 국내 대학에 건립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이하 UNIST)는 지난 5월 7일 미래형 이차전지 산학연구센터(이하 이차전지 연구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총 2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연구센터에는 이차전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시설들이 투입될 예정으로, UNIST는 이를 통해 이차전지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산업체와 공동기술개발 역시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 산업 선도할 기술
이 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조재필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조 교수는 오래 쓰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이차전지 기술을 개발해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이다.
"UNIST에는 이차전지로 특화된 대학원 프로그램인 '배터리 사이언스 테크놀로지(Battery Science & Technology)' 과정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총 8명의 교수진과 92명의 대학원생, 그리고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또한 물리적 장비인 수십억 원에 이르는 설비들도 갖춰져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UNIST가 이처럼 훌륭한 여건을 잘 갖추고 있지만 시너지를 내기 힘들었습니다. 인력과 장비가 각각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었죠. 연구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독립된 연구공간이 절실하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이차전지 연구센터를 건립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2016년 10월 건립이 완성될 연구센터는 지하1층, 지상 5층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 1층에는 최첨단 분석설비 및 이차전지 제조라인이 들어서고, 2층부터 4층까지는 교수진의 실험실, 준양산라인 및 벤처의 연구소가 들어서게 된다. 1층의 분석설비 라인에는 전지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자투과현미경도 설치될 계획이다.
이차전지는 UNIST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거리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이차전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조재필 센터장은 "이차전지는 모바일시대의 심장과 같은 핵심전원이기 때문"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차전지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PC), 모바일 폰, 전기자동차, 휴대용 디스플레이(portable display)의 전원공급장치입니다. 이차전지가 없다면 현재의 삶은 존재 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990년대 초 리튬이차전지가 처음 휴대폰에 적용된 후 많은 전문가들은 2000년이면 시장이 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올해 300억달러 시장이 예상되고 있어요. 특히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을 뒤엎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 등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요. 때문에 이차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차전지 국내 기술, 해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세계 각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이차전지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묻자 조재필 교수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부분은 우리가 훨씬 월등하기도 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앞세워 UNIST 이차전지 연구센터는 개발한 원천기술을 산업체와 공동으로 상용화 기술개발을 진행한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 랩에서 일차적으로 검증된 원천기술들을 산업체의 연구소 인력과 같이 전지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모든 원천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그 성공확률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구축되는 실시간 고도 분석장비들 역시 전지의 성능규명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원천기술 개발에 일조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 개발된 전지소재들은 1층에 구축되는 전지조립설비들을 통해 성능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지역소재 벤처업체들의 개발 시간도 줄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그렇다면 앞으로의 이차전지 연구는 방향성을 어디에 맞춰야 할까. 조재필 교수는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한 번 충전으로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연구가 집중돼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 황정은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5-06-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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