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온갖 곡식을 비롯해 30만 종이 넘는 꽃식물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지만 이런 꽃식물이 갑자기 세상에 퍼지게 된 과정은 찰스 다윈이 ‘지독한 미스터리’라고 부를 만큼 비밀에 싸여 있었다.
미국 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암보렐라 게놈 염기서열 분석 프로젝트’ 연구진은 ‘모든 꽃의 조상’으로 불리는 암보렐라(Amborella trichopoda)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해 꽃식물의 기원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게 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든 꽃식물의 마지막 공동조상들 가운데 유일하게 지금까지 생존한 암보렐라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의 산간 지역에 단 18개의 개체군으로 서식하는 작은 관목으로 동물계의 플라티푸스(오리너구리)와 같이 진화과정 추적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암보렐라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암보렐라를 포함한 모든 꽃식물이 약 2억년 전 ‘게놈 복제 사건’(genome doubling event)을 따라 진화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복제된 유전자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지만 다른 유전자들은 ‘꽃’이라는 기관의 발달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게놈 복제는 다윈이 말한 ‘지독한 미스터리’, 즉 백악기 화석에 나타나는 새 꽃식물 종들의 폭발적인 증가현상을 설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암보렐라 게놈의 비교분석을 통해 주요 곡물을 비롯한 꽃식물에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의 유전적 기원에 관해 새로운 단서를 얻고 있다.
이들은 “암보렐라가 차지하는 막중한 계통발생학적 지위 때문에 훗날 많은 농작물을 비롯한 꽃식물들이 진화시킨 게놈 변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따라서 이는 농작물 개량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꽃식물이 다른 식물과 유전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또 종자식물이 다른 식물과 어떻게 유전적으로 다른지 보여주는 최초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 연구를 통해 모든 속씨식물의 75%를 차지하는 거대한 핵심진정쌍자엽식물의 고대 유전자 체계를 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핵심진정쌍자엽식물에는 토마토, 사과, 콩, 떡갈나무, 포플러 등 광범위한 식물들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이처럼 다양한 집단에 대해 진화 상의 아웃사이더인 암보렐라를 통해 고대 진정쌍자엽식물들의 계통 순위를 추정하고 핵심진정쌍자엽식물에 1억2천만년에 걸쳐 일어난 계통 특유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암보렐라 게놈이 중요한 다른 이유에 대해 “최소한 1만4천개의 단백질 발현 유전자가 꽃식물의 마지막 조상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중 많은 것은 꽃식물 특유의 것으로서 꽃을 비롯한 꽃식물 특유의 구조나 기타 과정에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이 연구 결과 최근 이 식물에 대규모 유전자 병목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는 장차 보존 노력에도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3-1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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