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올가을 인천 소청도에서 맹금류 이동조사를 수행한 결과, 2019년 관측을 본격화한 이후 최대 규모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벌매 8천497마리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맹금류인 벌매는 전국 전역의 숲 가장자리나 초지에서 볼 수 있는 수리과 조류로,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는 맷과, 수리과, 올빼밋과 등의 육식성 조류로, 국내에는 50종이 살고 있다. 이 중 21종이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 4종·2급 17종)로 지정돼 있다.
이번 소청도 조사에서는 벌매 8천497마리 등 총 18종 1만545마리의 맹금류가 소청도를 거쳐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2019년부터 소청도에서 맹금류 조사를 수행한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벌매의 집단 이동은 국내 최대 이동 기록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소청도에서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2019년부터 매년 가을 맹금류의 이동을 조사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3천425마리(벌매 1천466마리)와 2천293마리(벌매 951마리)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소청도 조사에서 확인된 총 18종 1만545마리의 맹금류 중 벌매가 8천497마리(80.6%)로 가장 많았고 말똥가리 527마리(5%), 새호리기 406마리(3.9%) 등이 뒤따랐다.
맹금류의 전체 마릿수는 9월 10일 첫 조사에 79마리가 관찰된 것을 시작으로 9월 26일에 2천 32마리로 크게 증가했고, 다음 날인 9월 27일에 2천286마리로 가장 많은 수의 개체가 확인됐다.
종별 이동 시기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벌매는 9월 10일 첫 이동이 확인된 이후 27일 하루 최대 무리(2천245마리)가 확인됐고, 10월 14일에 마지막으로 관찰됐다.
말똥가리는 벌매보다 늦은 10월 1일 첫 이동이 확인됐고, 그달 12일에 하루 최대 무리(273마리)가 관찰된 후 28일에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시간대별로 낮 12시부터 3시 사이에 가장 많은 수가 이동했으며, 이 시간대에 전체의 절반 이상(약 58%)이 관찰됐다.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진은 "번식지의 상황이 좋아지고 올가을 소청도의 기상 조건이 상승기류를 타는 맹금류의 이동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벌매 이동이 늘었다"며 "관측된 개체 수가 늘어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벌매가 주로 번식하는 중국, 몽골,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위치한 옹진군 소청도는 벌매의 국내 최대 이동지역이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맹금류 조사에 최적의 장소"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의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1-1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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