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크면 똑똑한 것일까? 사람들의 오랜 궁금증 중 하나는 두뇌 용적이 사람의 지적 능력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200년 넘게 두뇌의 크기와 지적 능력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려 시도했다.
이들은 두개골의 용적을 재거나 머리의 둘레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MRI의 등장으로 두뇌의 용적을 매우 정확하게 잴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더 활발하게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실제로 두뇌가 큰 사람이 지능 및 교육적 성취도에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그 차이는 생각보다는 적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성별, 나이, 키, 사회경제적 위치, 유전적 요소까지 감안한 것이다.
인지 능력의 98%는 두뇌 크기와 상관없어
일반적으로 두뇌 용적이 크면 인지 능력이 클 것이라는 생각은 두뇌와 컴퓨터 사이의 단순한 유사점을 근거로 삼는다.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있다면 더 빨리 계산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두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더 많은 신경회로가 있다면 더 많은 기억을 제공하거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상황에서는 더욱 복잡하다. 예를 들어, 큰 두뇌는 상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부모의 영향이 매우 크다. 그런데 큰 두뇌를 가졌으며 인지 측정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단순히 인지능력이 좋은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s Wharton School) 연구자들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 Amsterdam)와 공동으로 이런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들은 MRI로 찍은 두뇌의 크기 자료를 모으고 인지능력 시험결과와 교육적 성취도를 취합했다. 공동 연구팀이 13,000명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실제 두뇌의 크기와 인지능력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와튼 스쿨의 기드온 네이브(Gideon Nave) 교수는 “평균적으로 두뇌가 큰 사람은 두뇌가 적은 사람 보다 인지관련 시험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시험 능력의 여러가지 변수 중 약 2%정도만 설명할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적 성취에서 이 효과는 더 적다. 100CC정도 두뇌 용적이 크다고 해도 학교에서의 공부시간을 겨우 5개월 줄여줄 뿐이다. 사실 인지기능 시험에서의 변화요인 중 98%는 두뇌 용적과 상관없었다.
그러나 2%의 차이는 사람이 가진 인지능력의 차이를 더 잘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이전에 있었던 유사한 연구에서도 역시 두뇌 크기와 인지능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이 상관관계는 더 많은 사람을 조사대상에 포함했을 때 점점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바이오뱅크는 50만명의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데, 이 중 약 20,000명에 대해서는 건강 및 유전정보는 물론이고 두뇌 용적을 스캔한 자료도 가지고 있다.
“바이오뱅크 자료는 지금까지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중요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필립 쾨링거(Philipp Koellinger) 교수는 말했다.
쾨링거 교수는 “이 샘플크기는 매우 큰 것으로 이 주제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연구의 모든 샘플보다 70%나 더 많다. 그래서 더 신뢰성 있게 두뇌의 크기와 인지능력 사이의 관계를 시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사람의 인지능력을 올바로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평가방법도 완벽하진 않다. 논리와 추론능력을 측정하는 설문지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변수를 결합하는 모델을 바탕으로 좀 더 정확한 인지능력을 예측하고자 했다. 신장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및 유전적 요인 같은 다른 요소들 역시 감안됐다.
두뇌 용적 작은 여성, 남성과 인지 능력 차이 없어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차이이다. 신장과 마찬가지로 두뇌의 크기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다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지능력에서의 차이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네이브 교수는 말했다. 그는 “여성들의 경우, 두뇌의 앞 부분 바깥쪽인 대뇌피질이 남성보다 더 두꺼운 경향이 있다”라며 “이것이 아마도 여성들이 비교적 작은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능력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설명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두뇌 용적과 총명함 사이에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네이브 교수는 “직업을 얻으려는 사람의 두뇌 사이즈를 채용과정에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우스개 소리처럼 말했다.
사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두뇌 용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유사한 인지능력을 가졌는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부모의 양육 스타일이나 교육 수준, 스트레스 등 이번 연구에서 측정되지 않은 중요한 요소들이 아직 많이 있다.
이번 연구는 심리과학협회 저널인 심리학적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지난달 30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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