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과학글쓰기’에 도전하기

'사이언스' 편집자와 함께 한 'Science Writing school'

과학기자는 물론이고, 연구 성과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싶어 하는 과학자까지 ‘제대로’ 과학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 글쓰기’는 막막한 개념이다. 지난 10~1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과학창의 연례 컨퍼런스’에서는 ‘과학 글쓰기’를 배우고, 실습도 진행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과학언론인회와 함께 주최한  ‘Science Writing School’이 바로 그것이다. 10일 첫 강연의 주인공은 학술지 ‘사이언스’지의 국제뉴스 담당 에디터(펀집자) 리처드 스톤(Richard Stone)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학적인 소재를 찾아낼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리처드 스톤 에디터는 과학기사를 쓰기 위해 다섯 가지 조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리처드 스톤 에디터는 과학기사를 쓰기 위해 다섯 가지 조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리처드 스톤 기자는 과학적인 소재를 여러 곳에서 얻는다고 밝혔는데, 그 중 하나가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그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면 새로운 내용과 즉각적인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가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스톤은 “일상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소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면서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과거, 중국 질병관리예방본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여름만 되면 윈난 성 주민의 사망자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버섯’을 먹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에게 이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로운 내용이 아니었다고 한다. 새로운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와 관련된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과학기자’로서 흥미로운 생각이 들어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관련링크)

그는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 사실 굉장히 멋진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대중의 흥미를 이끌만한 소재였지만, 그걸 깨닫지 못했던 것이었다. 리처드 스톤은 “흥미로운 연구의 경로를 독자에게 제공하면, 더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사를 작성하는 다섯 가지 기준

리처드 스톤은 과학기사를 작성할 때, 다섯 가지 기준을 세운다고 밝혔다. △놀라운 가치(Fascination value) △관심을 갖는 대중의 수(Size of the natural audience) △중요성(Importance) △결과에 대한 신뢰도(Reliability of results) △시기 적절성(Timeliness)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놀라운 가치는 ‘어떤 것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일으키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편집자가 선정하는 기준이기도 한데, 여기엔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하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메르스’는 올해 한국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이슈였다. 하지만 한국 이외의 곳에서는 영향력이 없었다. 같은 이슈이지만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대중의 수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사이언스지의 표지는 누구에게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 2010 AAAS (Wikipedia)

사이언스지의 표지는 누구에게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 2010 AAAS (Wikipedia)

그리고 그 이슈가 ‘누구에게’ 중요한가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의 표지로는 수억 명의 관심을 이끌어낼 소재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할 때,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신뢰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시기에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시기가 지나버리면 다른 매체보다 늦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속성에 치중하다보면 정확성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 하냐는 질문에 리처드 스톤은 “경험이 있다면 기사를 판단하여 어떤 전문가에게 연락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경험이 많다면 자신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기자에게는 어려운 일인데, 그럴 때는 다른 매거진에 실린 내용을 파악해보면 조금 더 세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두엉 테크업 대표는 좋은 글은 맛있는 요리와 같다고 이야기 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허두엉 테크업 대표는 좋은 글은 맛있는 요리와 같다고 이야기 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좋은 글은 맛있는 요리와 같다”

리처드 스톤에 이어 허두영 테크업 대표의 강연이 이어졌다. 허두영 대표는 지난해까지 동아사이언스 편집인을 맡았던 30년 경력의 과학기자이다. 허두영 대표는 “좋은 글은 맛있는 요리와 같다”고 이야기 했다. 좋은 재료와 좋은 솜씨가 있으면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두영 대표의 강연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잘 읽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써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허두영 대표는 많이 ‘읽어보라’고 이야기 했다.

글마다 맛의 차이가 있는데, 이 맛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봐야 분별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허두영 대표는 이것을 ‘문감'(文感)이라고 표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올바른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안경을’, ‘실험복을’ 이란 말 뒤에는 어떤 수식어가 올까. 누군가는 모두 ‘착용한다’는 말을 쓸 것이다. 하지만 보안경은 ‘쓰는’ 것이고, 실험복은 ‘입는’ 것이다. 정확한 수식어를 사용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Science Writing School에 참여한 수강생이 첨삭지도를 받고 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Science Writing School에 참여한 수강생이 첨삭지도를 받고 있다. ⓒ 이슬기 / ScienceTimes

직접 실습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10일 이론 수업에 이어 11일에는 실습수업이 있었고, 기자도 수업에 직접 참여했다. 기사를 작성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첨삭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첨삭은 김학진 ‘사이언스타임즈’ 편집장을 비롯한 과학언론인회 회원들이 맡았다. 과학언론인회는 시니어 과학기자들의 모임으로 일선 취재 경험이 많은 기자 회원들이 이번 교육에 참여했다.

이날 실습생들의 과제는 ‘1시간동안 과학기사 작성하기’였다. 주어진 두개의 소재 중 하나를 골라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실습을 마치고, 첨삭을 받았다. 무심코 사용했던 접속어가 사실은 잘못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물질을 표현하는 올바른 표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글의 전반적인 흐름도 중요하지만, 세세한 부분도 독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Science Writing School’는 기자에게 ‘과학 글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기자는 그동안 ‘과학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어렵게 느끼지만,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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