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도 이제 증명사진 필요할까?

말벌도 인간처럼 서로의 얼굴을 알아봐

2011.12.13 00:00 편집자 객원기자

우리들의 신분증에는 본인임을 증명하는 사진이 붙어 있다. 보통 증명사진은 당사자만 자신과 다르다고 말하기 마련. 그러나 아무리 우겨봐도 세상 사람 모두는 증명사진으로 틀림없는 그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얼굴로 상대방을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 어떤 말벌은 인간처럼 특화된 얼굴인식 능력이 있다. 위 사진은 이번 실험과 상관없음. ⓒScienceTimes


최근 말벌의 한 종류인 쌍살벌도 인간처럼 특화된 얼굴인식 능력을 갖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곤충에게도 인간처럼 고도의 시각적 능력이 있음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미시건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엘리자베스 티베츠와 대학원 과정의 마이클 시언은 함께 얼굴인식 연구를 해왔다. “말벌과 인간은 각각 독립적으로 비슷하고 매우 특화된 얼굴학습 매커니즘을 진화시켜왔다”라고 시언은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1일 보도했고 2일에는 논문이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2002년에 티베츠는 쌍살벌(말벌의 일종, paper wasp)이 무늬를 보고 각각 서로를 구별하고 계급도 판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쌍살벌은 얼굴에 있는 무늬를 학습할 수 있고 이것으로 계급도 정한다고 결론지었다.

말벌은 동료얼굴을 기억해

▲ 얼굴로 동료를 판별하는 고도의 시각적 능력이 곤충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ienceTimes

이번 연구를 위해 시언과 티베츠는 전기가 바닥에 흐르는 T자 미로를 만들었다. 모든 실험마다 한 쌍의 이미지가 T자의 양끝에 놓여 있었다. 이 중 한쪽 이미지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보상이 되어 얼굴을 익히게 말벌들을 훈련시켰다.

연구팀은 매번 다른 쌍의 이미지들을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실험했다. 그것들은 평범한 쌍살벌, 단순한 검정-흰색의 무늬, 애벌레 이미지(쌍살벌의 먹이), 컴퓨터로 변형시킨 쌍살벌 이미지로 구성되었다.

연구팀은 쌍살벌들이 평범한 쌍살벌의 얼굴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들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구별해내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검정색-흰색의 단순한 기하학적 패턴은 쌍살벌이 구분하기 쉽다. 곤충들의 겹눈은 대조되는 윤곽선을 감지하는 것에 최적화되었기 때문. 그러나 쌍살벌은 기하학적 무늬보다 복잡한 얼굴이미지들을 더 빨리 학습했다.

또한 컴퓨터로 평범한 쌍살벌의 이미지에 더듬이를 없애는 등의 작은 변화를 주었다. 이 경우 쌍살벌은 얼굴인식을 힘들어했다. “이것은 그들이 얼굴을 학습하는 방법과 나머지들을 학습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시언은 설명했다.

말벌의 얼굴인식능력은 평화의 수호자?

이처럼 쌍살벌(P. fuscatus)이 얼굴인식능력을 발달시킨 것은 그들의 생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쌍살벌은 한 군집에 여러 명의 여왕이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군집을 만들어 함께 자손을 기른다. 그러나 또한 수직적 위계질서를 놓고 경쟁한다. 이때 쌍살벌이 이미 기억하고 있는 동료를 우연히 만나도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는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

시언은 쌍살벌과 가까운 친척인 다른 종류의 말벌(P. metricus)을 갖고 같은 T자 미로 실험을 했다. 이 말벌은 동료들의 얼굴인식과 다른 이미지(애벌레, 기하학적 무늬, 컴퓨터로 변형된 무늬)를 인식하는 데에 별 차이가 없었다. 이 말벌의 경우는 한 군집에 하나의 여왕만 있는 생태를 보인다.

시언과 티베츠는 “이들 두 종류의 말벌(P. fuscatus와 P. metricus)은 오직 평범한 동료 얼굴을 학습하는 능력에서만 차이가 있었다”라고 논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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