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마지막 중간 규모 코스믹 비전의 주인공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ESA 코스믹 비전 프로그램 (7) 테세우스 그리고 엔비전 미션

다섯 번째 중간 규모의 코스믹 비전 프로그램 최종 후보들

유럽 우주국(ESA, European Space Agency)는 2018년 5월 중간 규모의 코스믹 비전 프로그램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결선에 최종 진출한 세 가지 프로젝트는 원적외선 관측의 끝판왕인 스피카(SPICA, Space Infrared Telescope for Cosmology and Astrophysics) 미션, 감마선 천문학을 연구하게 될 테세우스(THESEUS, Transient High-Energy Sky and Early Universe Surveyor) 미션, 그리고 금성 궤도선 엔비젼(EnVision) 미션이다. 유럽 우주국은 2021년 중으로 테세우스와 엔비젼 미션 중 최종 임무를 선정할 예정이다.

스피카 미션의 최종 탈락

2020년 10월 먼저 스피카 (SPICA) 미션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유럽 우주국장 귄터 하싱어 박사(Dr. Günther Hasinger)는 극도로 민감한 스피카 망원경의 이상적인 구동을 위해서는 극저온 탐지기(cryogenic detector)가 필요함을 이유로 들며 이는 엄청난 재정적인 제약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서 스피카 프로그램 망원경의 크기를 2.5m에서 1.8m로 줄일 것을 요구했고,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 스피카 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술적으로 여전히 너무 높은 비용이 요구됨을 우려해서 최종 취소시켰다고 언급했다.

스피카 미션의 상상도 ⓒ ESA/JAXA

스피카 팀은 두 번째 도전에도 불구하고 최종 탈락함에 이성적이지 않은 판단이 개입되었다고 판단하고 이에 관해서 네이처 저널에 공식적인 편지를 보내며, 유럽 우주국의 이성적인 설명과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300명이 넘는 천문학자들은 스피카 팀에 비공식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원적외선 미션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미션들이 대부분이며, SOFIA(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 성층권 적외선 관측선)와 같이 현재 활발한 원적외선 천문학 미션들은 대부분 스피카 미션보다 상당히 낮은 민감도를 지니고 있기에 밝은 빛을 내는 천체만을 관측할 수 있다. 원적외선 천문학은 우주에서 낮은 온도의 천체를 탐지하는 데에 유용하기 때문에 향후 최소 10~20년 동안 원적외선 미션이 없음은 천문학자들과 천문학에도 큰 손실이 예상된다.

최종 후보의 첫 번째 임무

따라서 현재 남은 두 가지 과학 프로그램은 테세우스와 엔비젼이다.

테세우스 미션은 감마선과 엑스선(X-ray)을 연구하여 초기 우주에 관해서 물리학적으로 더 자세히 알기 위한 미션이다. 감마선 천문학(Gamma-ray astronomy)은 여러 가지 전자기파(빛) 중 가장 파장이 짧으며 에너지가 큰 전자기파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보통 광자 에너지 10~100 keV 이상의 전자기파를 칭하며, 10~100 keV 이하의 광자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전자기파인 엑스선과 함께 연구되곤 한다.

이 둘의 공통점은 고에너지 전자기 복사라는 점이다. 감마선은 주로 광전효과, 컴프턴 산란, 쌍생성의 세 가지의 주요 반응을 통해서 원자핵 전이가 일어나면서 생겨난다.

반면 엑스선은 가속 전자의 에너지 전이 때문에 발생되는데, 엑스선 발생을 유발하는 일부 전자 전이는 감마선 발생을 유발하는 원자핵 전이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 것이 가능하기에 감마선과 엑스선은 종종 겹치곤 한다. 이것이 대부분의 감마선 폭발 미션이 엑스선도 함께 연구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우리 태양계에서는 발생하는 감마선은 태양 대기에서 발생하는 수천만 개의 수소폭탄의 폭발과 견줄만한 태양 플레어 현상을 들 수 있다. 플레어 현상은 태양의 채층에 있는 플라스마를 수천만 K까지 가열하기에 1000 keV 정도의 에너지를 내뿜곤 한다.

태양계 외부로 눈을 돌려본다면, 우주에서 일어나는 전자기 복사 현상 중 가장 밝은 현상인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을 들 수 있다. 감마선 폭발은 매우 밝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감마선 폭발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100만 keV 수준인데, 이는 태양이 수백억 년 동안 낼 수 있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감마선 폭발은 이를 불과 수 초에 걸쳐 방출하기에 상당히 위험하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관측된 모든 감마선 폭발은 지구에서 최소 수십억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외부에서 발생했으며, 발생 횟수도 매우 드물다. 발생하는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빠르게 자전하는 천체 질량 혹은 무겁고 큰 항성이 중성자별이나 쿼크별, 혹은 블랙홀을 형성하면서 엄청난 조석력이 작용하면서 방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감마선을 연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감마선 폭발을 발생시키는 천체가 에너지를 복사로 바꾸는 작용에 관해서 이해되지 않았고, 감마선 폭발 자체만으로도 생명체에 해롭거나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마선 폭발의 진행선상에 지구가 있다면 감마선 폭발은 지구 생명체에도 상당한 위협이다. 감마선이 지구의 대기를 뚫지는 못하지만, 성층권의 화학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3월에 허블 망원경에 의해서 관측된 GRB 190114C의 모습. 현재까지 밝혀진 최대 에너지의 감마선 폭발 장면이다. ⓒ NASA/ESA/Acciari et al. 2019

테세우스 미션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고에너지 활동에 관해서 모니터링하며 주로 무거운 별의 수명 주기를 이해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거대한 별들의 폭발적인 죽음과 초신성 폭발 및 블랙홀 조석 붕괴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주 별의 형성 속도와 진화 과정에 관해서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주의 첫 10억 년 동안 발생했던 감마선 폭발 활동에 관해서 자세히 파악하는 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테세우스 임무가 고에너지 활동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면, 테세우스 임무에 탑재될 약한 에너지의 엑스선 검출기(SXI, Soft X-ray Imager)와 적외선 검출기 ( IRT, InfraRed Telescope) 그리고 다른 우주 망원경과 지상 망원경이 다른 파장으로 보완 관측을 진행할 전망이다.

테세우스 임무의 가장 중요한 페이로드로는 2keV-20MeV에 민감한 XGIS(X-Gamma ray Imaging Spectrometer)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현재까지의 감마선 관측 임무들에 비교해서 보다 넓은 에너지 대역을 자랑한다.

테세우스 탐사선의 장비 모식도 ⓒ ESA

최종 후보의 두 번째 임무

다섯 번째 중간 규모의 코스믹 비전 두 번째 최종 후보는 엔비전 임무인데, 이는 금성의 고해상도 레이더 매핑 및 금성 대기 연구를 수행하는 궤도선이다. 지구의 형제 행성이라고 불리는 금성은 아직도 많은 점들이 베일에 싸여 있는데, 이 임무가 최종 선정된다면 금성의 지질 활동과 대기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임무는 미 항공 우주국(NASA)과 협력하에 진행될 전망이다.

엔비젼 미션의 상상도 ⓒ NASA/ESA

엔비전 임무의 과학적인 목표는 금성의 특정 지역의 고해상도 매핑을 기반으로, 표면 변화와 지형 연구, 금성의 열 방출, 금성에 존재하는 주요 원소들의 비율 그리고 금성 중력의 자세한 탐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한때 금성에 바다가 존재했는지를 파악할 전망이며 금성에 관한 역학적인 연구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엔비전 임무에 탑재될 중요한 페이로드는 Venus Synthetic Aperture Radar(VenSAR), Venus Subsurface Radar Sounder(SRS), 그리고 Venus Spectroscopy suite (VenSpec)가 있다. 먼저 VenSAR는 지형과 고도의 측정 그리고 금성의 표면 방사, 편광 및 산란을 측정할 예정이다. SRS는 금성 표면에 있는 충돌 분화구와 매립된 분화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질 지형을 연구할 전망이다. VenSpec는 금성의 다양한 암석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며 고해상도 금성 대기 측정도 진행할 전망이다.

궤도를 도는 모든 우주선은 주변 천체의 중력장들에 민감하기에 이러한 중력 선동을 통해서 행성의 중력장도 높은 수준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러한 금성 중력장을 기반으로 금성 지형에 관한 데이터를 추가하면 우리는 금성에 관한 지질학적 진화의 이해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결국 비슷한 생김새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왜 금성과 지구가 너무도 다른 진화 과정을 겪었는지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금성의 고해상도 이미지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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