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쏘는 미래형 장갑차가 전장 누빈다

미 육군, 드론같은 소형 비행체 격추에 레이저포 활용

레이저는 빛을 산란(散亂)시키지 않아 먼 거리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증폭된 빛이다. 특히 빛의 속도로 직진해서 목표를 파괴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파괴 및 살상 무기로 검토됐다.

하지만 레이저를 활용한 무기는 애초 기대와는 달리 상용화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이나 장비, 또는 건물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의 출력을 발생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접했던 레이저포의 상용화가 시도되고 있다 ⓒ Adrian Mann, spaceanswers

설령 장비나 건물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출력을 올릴 수 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게 된다. 바로 발사 시스템의 크기다. 불과 수 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레이저로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집채보다도 더 큰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 같은 단점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한 무기 시스템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콘크리트로 다져진 구조물이나 거대한 전함 등에 고정해야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미 육군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개념 무기 시스템 개발이라는 목표를 걸고 테스트 중인 이동식 레이저포를 살펴보면, 미래의 전장(戰場)은 포탄이 아닌 레이저빔이 난무하는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레이저포 개발

미 육군이 개발 중인 이동식 레이저포는 스트라이커(striker) 장갑차 위에 설치하는 단거리 레이저 대공 무기 시스템이다. DEM-SHORAD(Directed Energy Maneuver Short Range Air Defense)라는 이름의 이 레이저포는 이름처럼 레이저로 단거리에서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DEM-SHORAD가 장착되는 스트라이커는 차세대 차륜형 장갑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장갑차다. 기존 장갑차들보다 무게가 가벼워 수송기에 실어 수송이 가능하고, 1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기동력은 다른 장갑차들이 흉내를 내지 못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만의 장점이다.

원래 스트라이커 장갑차에는 대공 미사일이나 대공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레이저 발사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드론 같은 소형 비행체들의 무기화 때문에 미사일이나 포탄 같은 화약 무기가 아니라 레이저를 발사하는 시스템으로 개조되기 시작했다.

레이저 발사의 경우, 과거 집채만 한 규모의 장치가 아니라 항공기나 소형 전함에도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되었다. 실제로 미 해군은 상륙 수송함에 30㎾급 출력을 낼 수 있는 레이저포를 설치하여 활용하고 있고, 미 공군 역시 지상을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에 레이저포를 장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레이저포는 드론 같은 소형 비행체 격추에 효과적이다 ⓒ kbr.com

또한 드론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비행체 등장은 레이저포를 전장에 활용하려는 시도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경제성 면에서 레이저포는 기존의 미사일이나 포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사실 미사일이나 포탄은 드론처럼 작은 목표물을 맞히기에는 매우 비효율적인 무기다. 드론은 미사일이나 포탄으로 공격하기에는 너무 작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상대적으로 훨씬 비싸다. 더군다나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드론을 미사일이나 포탄으로 공격하면 아군이나 민간인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에 레이저빔은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아무리 작고 재빠른 드론이라 하더라도 빛보다 빠를 수 없어서 겨냥만 제대로 하면 문제없이 격추할 수 있다. 또한, 레이저빔은 포탄이나 미사일처럼 일정 거리를 날아가다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군이나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다.

특히 발사 비용이 미사일이나 포탄보다 훨씬 저렴하므로 경제성 면만 놓고 보더라도 레이저포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물론 드론뿐만이 아니다. 미사일이나 포탄으로 요격하기 힘든 적의 포탄들도 레이저포로는 지속해서 요격이 가능해 명중 확률도 높아진다.

대공 무기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현재 DEM-SHORAD 개발은 미 육군에서 무기 관련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사무국인 RCCTO(Rapid Capabilities and Critical Technologies Office)가 담당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장갑차의 상단부를 고쳐 설치한 DEM-SHORAD 레이저포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RCCTO 연구진은 미 육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클라호마의 야전 테스트 시설에서 첫 번째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포의 구체적 성능이나 테스트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개조 기간이 2년 정도에 불과하고 실전과 유사하게 열악한 환경에서 테스트가 진행된 점을 고려했을 때 미 육군 관계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레이저포가 장착된 DEM-SHORAD는 뛰어난 기동력이 장점이다 ⓒ army.mil

RCCTO의 발표로는 미 육군은 오는 2022년에 DEM-SHORAD가 장착된 스트라이커 장갑차 4대를 추가로 현장에 투입하여 레이저포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미 육군이 이처럼 레이저포 개발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낙후된 대공 무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서 대공 관련 무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인데, 그 이유는 미 공군의 우세한 제공 때문에 굳이 대공 무기를 발전시킬 필요가 없어서다.

그러나 DEM-SHORAD처럼 대공 무기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레이저포가 등장한다면 미래 전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279)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