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 논란 가열

세계 과학계, 세 번째 임상시험 관련 데이터 요구

러시아 정부가 11일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승인하면서 과학계로부터 갖가지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의문을 요약하면 러시아 백신이 실제로 효능이 있는지, 실제로 효능이 있다고 한다면 부작용 등의 문제는 없는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3일 ‘CNN’은 이런 의문에 대해 ‘아직 모르는 일(we don’t know)’이라가 보도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임상시험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더 나아가 안전성이 확보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생산을 승인한 가운데 세계 과학계가 효능과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세 번째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WHO, 평가 작업 위해 필수자료 요구

지금까지 경험에 비추어 새로운 백신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번의 시험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 번째 실험은 비교적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이 백신을 투여할 경우 환자들에게 혹시 나타날지 모르는 부작용 등 안전성 검증에 집중된다.

첫 번째 시험에 비해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두 번째 실험은 새로운 백신을 투여했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 세밀하게 검증하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시도되는 세 번째 시험에는 두 번째 시험 보다 더 많은 인원이 투입돼 시중에 백신을 투여했을 때 어느 정도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인지, 이로 인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최종 검증을 하게 된다.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13일 보도를 통해 1, 2차 시험을 통과했더라도 3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새로운 백신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절차상 이 3번의 임상시험을 통과했느냐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3상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갖가지 추정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 백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2일 “정보가 제한적이라 향후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돼야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독일 등 다른 국가들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초가 중요한 게 아니라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독일 보건 당국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타릭 야사레비치 대변인은 “새로운 백신이 공급되려면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필수 자료에 대해 엄격한 검토와 평가가 요구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 논란 중에서 전 국민 배포 계획

그러나 러시아에서의 백신 개발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CNN’, ‘BBC’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러시아 정부는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세 번째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영국 노팅엄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케이스 닐(Keith Neal) 명예교수는 13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백신 개발이 다른 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과 비교해 빠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Moderna),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등에서 이미 3상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는 것. 닐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러시아의 백신 개발 승인 조치에 정치적 압력( political pressure)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방역당국에서는 지난 6월 러시아에서 제정한 3상 관련 새로운 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스푸트니크 V’ 생산을 승인하면서 그동안 백신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을 당혹게 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제기되는 또 다른 의문은 어떤 사람들이 이 백신을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을 후원하고 있는 러시아의 국부펀드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는 “방역 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교사들이 첫 번째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것.

러시아는 오는 9월 중에 백신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드미트리예프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11월이 되면 다른 나라에서도 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의 20여 개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협의 후 공급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두테르 대통령은 국영방송인 ‘RTVM’을 통해 “내가 첫 번째 사용자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구입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금 시세는 계속 하락 중이다. 뉴욕국제금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온스당 200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들로부터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3상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시판할 경우 일반인들이 시험 대상이 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

영국 큄 메리 대학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던컨 매튜(Duncan Matthews) 교수는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도 긴급사태 시 빠른 승인 절차를 허용할 수 있는 법을 시행할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할 정밀 데이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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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8월 24일3:36 오후

    임상실험을 통해 약의 안정성과 효능을 검증할 때 모든 결과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의심해봐야 합니다. 인체에 투여했을 때 부작용이 오랜 시간을 거쳐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시간이 걸리라도 실험설계부터 전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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