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일란성 쌍둥이(쌍생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나의 난자에 두 개의 정자가 수정되어 만들어진다’ 라고 응답한다. 이후 학생들에게 일란성 쌍둥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확하게 가르치고 나서 바로 같은 질문을 하면 정확한 응답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4주정도 지난 후에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면 여전히 일부분의 학생들에게서 ‘하나의 난자에 두 개의 정자가 수정되어 만들어진다’ 라는 강한 오개념(misconceptions)이 관찰된다. 이러한 일란성 쌍둥이에 대한 잘못된 개념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서도 많이 관찰되는 그릇된 개념이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만들어진 수정란은 세포분열(난할)을 하면서 2개·4개·8개·16개…의 세포(할구)로 분열되는 난할기를 거친 후, 상실기·포배기·낭배기·배엽형성·기관형성 등 일련 의 발생 과정을 거치면서 새 생명의 아이가 출산하게 된다.
2개의 세포(할구) 때 세포(할구)가 각각 완전하게 분리되어 따로따로 독자적으로 발생하여 태어난 아이들이 일란성 쌍둥이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는 염색체와 유전자의 구성이 똑같기 때문에 생긴 모습이 똑같고 성별도 똑같다. 2세포기(할구기)에서 세포(할구)가 불완전하게 분리되어 - 다소 붙어서 - 따로따로 독자적인 발생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신체의 일부분이 붙은 샴 쌍둥이로 태어나게 된다. 현대 의학에서는 뇌와 심장 등의 중요 기관을 공유하지 않은 샴 쌍둥이는 수술을 통하여 분리할 수 있다.
일부분의 어머니들은 두 개 이상의 난자를 배출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두 개의 난자에 한 번 사정으로 방출된 1억 마리 이상의 정자 가운데 가장 빨리 도달한 두 개의 정자가 각각 수정되어 태어난 아이들을 이란성 쌍둥이라고 부른다. 만약에 세 개의 난자에 세 개의 정자가 각각 수정된다면 삼란성 쌍둥이가 태어날 것이다.
이란성 쌍둥이는 염색체와 유전자의 구성에 있어서 형제만큼의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긴 모습이 서로 똑같지 않다. 그러나 성별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모든 난자는 X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나 정자는 X 또는 Y 염색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두 개의 난자(X)에 두 개의 정자(X) 각각 수정되면 두 명의 이란성 딸(XX)이 태어나고, 두 개의 정자(Y)가 각각 수정되면 두 명의 이란성 아들(XY)이 태어나며, 한 개의 정자(X)와 또 한 개의 정자(Y)가 각각 수정되면 이란성 딸(XX)과 아들(XY)이 태어나고, 반대로 한 개의 정자(Y)와 또 한 개의 정자(X)가 각각 수정되면 이란성 아들(XY)과 딸(XX)이 태어나게 된다. 따라서 이란성 쌍둥이의 성별이 같을 확률은 50%이다.
퇴화되지 않고 난자에 붙어 있는 극체가 정자와 수정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발생하여 아이로 태어나나, 극체와 정자가 수정된 수정극체는 발생이 중지되며 태어난 아이의 신체 일부분에 종양 상태로 남게 된다. 수정극체가 종양을 일으키는 이유는 수정란과 수정극체 사이의 염색체와 유전자의 구성이 이란성 쌍둥이처럼 형제만큼이나 다르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유전적인 차이 때문에 수정란이 발생하여 태어난 아이에게 수정극체가 조직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수정란이 정상적으로 발생하는데 반해 수정극체가 발생이 중지되는 이유는 세포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자의 세포질이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생명공학의 일종인 핵이식(핵치환) 기술로 복제양 돌리, 복제소 영롱이와 진이, 사람의 줄기세포를 만들 때, 핵을 제거한 미수정란의 세포질이 이용된다.
쌍둥이를 조사하여 유전과 환경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같은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의 유전형질(표현형) 차이가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는 환경에 의한 것이지만, 이란성 쌍둥이 사이에서는 유전과 환경 요인이 모두 작용하기 때문이고, 또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 사이의 유전형질(표현형) 차이는 환경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란성 쌍둥이는 317쌍 중 80.3%가 동시에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였으나 이란성 쌍둥이는 13.0%가 동시에 발병하였고, 일란성 쌍둥이 중에서도 발병 전에 함께 살고 있었던 경우에는 정신분열증이 발병률이 91.5%로 높았으나 떨어져 살고 있었던 경우에는 77.6%로 다소 낮았다.
따라서 정신분열증은 일차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이차적으로 환경적 요인이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란성 쌍둥이의 지능 일치율은 90%이나 이란성 쌍둥이의 지능 일치율은 52% 정도이다. 따라서 지능은 환경보다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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