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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3-19

디지털기기, 아동의 사회성의 결여 유발하기도 스탠포드대학 클리포드 나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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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회성은 인간의 능력과 표현의 형식이 사회화(socialization)되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그가 속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 즉 공동체의 언어와 사고방식, 역사, 공동체 안에서 필요한 생활습관 등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개인은 다양한 잠재적 성향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성장 과정에서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적절한 교류를 갖지 않는다면 타고난 성향도 잠재된 채로 남아 있거나 소멸하게 된다. 그래서 학교나 가정에서 사회화 과정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인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본질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공동체 안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인간의 본질은 공동체 구성에 있으며, ‘너’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우리’가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사회성이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 안에서 다른 인간들과 더불어 공존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고독을 느낀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이러한 사회성이 없는 사람들은 그래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 사회성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성장기 청소년에게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시기에 적절한 사회성 발달은 꼭 필요하다. ⓒScience Times

특히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사회성 발달이 아주 중요하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자라게 하기 위해 가난한 동네의 가정들은 좀 더 경제적 수준이 높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가난한 동네를 떠날 때, 자녀들에 미치는 영향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서로 상반되게 나타났다.

이번달 초 자마(JAMA)를 통해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미국 연방주택도시개발부는 저소득층 가정 4604쌍을 임의로 선정하여 이들에 대해 4~7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그 결과, 여자아이들은 환경이 바뀌면 심리적으로 더 안정되지만 남자아이들은 오히려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가정의 자녀 2,872명에 대해 이들이 13세 때부터 19세 때까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 이사했을 때 여자아이들은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행동장애 등의 문제를 겪는 경우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오히려 정신적 장애를 겪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이는 여자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이 주는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성과 관련된 기술이 남자아이들보다 더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아이들이 적응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페이스타임이 아동 사회성의 결여를 가지고 와

아동의 사회성 결여는 최근 들어 그 원인이 바뀌고 있다. 인간관계 형성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 디지털에 의존하는 아동이 사회성이 결여되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2012년 1월 말 CNN 닷컴을 통해 발표된 스탠포드대학 클리포드 나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이다.

연구팀은 애플사의 비디오 채팅 어플리케이션인 페이스타임을 자주 이용하는 아이들은 사회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유투브 영상을 시청하는 아이들, 문자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는 아이들 역시 사회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하루에 평균 5시간 이상 온라인 채팅을 하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다고 응답한 8세에서 12세 사이 3461명의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는 남자아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디지털기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아동기 시절에 반드시 거쳐야 할 대면 접촉 빈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하루의 시간이 보통 아이들보다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고 밝혔다. 제때 발달해야 할 사회성이 제때 발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회성은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어

타인에 대해 공격적이고 스스로 불안 증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거나, 우호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분자이메징 과학센터 연구진이 ‘사이언스’ 2012년 8월호를 통해 관련 논문을 게재하였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인간의 사회성을 분별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세로토닌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불안한 감정을 유발하지 않고 평온하게 만들며 분노나 불안, 신뢰감 등의 감정에 작용하는 호르몬이다. 지금까지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의 기능상 차이가 개성이나 사회적 행동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연구팀은 사람과 유사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코몬마모셋트’라는 원숭이 12마리를 관찰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낯선 개체와 대면했을 때의 행동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상대에게 덤벼드는 공격성과 몸을 문지르는 불안 냄새를 맡으며, 상대 옆으로 다가가는 우호성 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전자 방사 단층촬영 장치(PET)로 측정한 결과, 세로토닌 신경이 각기 개성의 차이에 따라 다른 부위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 공격성과 우호성에 관련하는 부위는 독자적으로 활동할 때와 비교하여 낯선 개체와의 대면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사회성은 개인의 행동약식의 사회적 측면을 말한다.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규범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개인의 자아확립 과정인 개성화와 개인의 사회적 적응을 습득하는 과정인 사회화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개성화와 사회화의 일정한 균형과계가 무너지게 되면 사회성에 이상이 생겨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적 생활에 융화되지 못하는 비사회성(자살 등)과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는 반사회성(범죄 등)이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4-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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