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군집행동 비밀 뇌과학으로 푼다”…군집 뇌연구시스템 개발

KIST 최지현 박사 "뇌활동과 행동 동시 관찰…뇌질환 치료·집단지능 규명에 활용"

국내 연구진이 사자의 공격에 맞서 초식동물이 군집행동을 하는 것과 같은 집단지능의 비밀을 뇌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한 새로운 군집 뇌연구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최지현 박사팀은 1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이성규 박사와 공동연구로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미나 꿀벌, 새, 물고기 등은 개체보다 집단으로 행동하면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초식동물이나 바닷속 물고기는 맹수나 상어 같은 포식자의 공격에 군집행동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군집행동을 하는 동물들의 집단지능 원리는 뇌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을 활용해 동물의 뇌에 직접 장착,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주는 초소형 프로세서와 LED가 집적화된 실시간 무선 뇌파 측정·분석시스템(CBRAIN)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반딧불이 무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에서 착안해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실험동물 각 개체의 뇌에 장착하면 뇌 특정 부위에서 나오는 특정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LED가 반딧불이처럼 반짝이게 해 뇌 활동을 생중계 보듯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무선 뇌파 측정·분석 시스템의 개념 증명을 위해 CBRAIN을 8마리로 구성된 생쥐 무리에 적용, 이들이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 대항하는 위협 상황에서 집단행동을 할 때 뇌 활동을 연구했다.

먼저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한 부분인 기저측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경계신호(감마진동·Gamma oscillations)를 찾아 이 신호에 빛을 깜빡이도록 한 후, 거미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동료들과 같이 대항할 때의 뇌활동 차이를 딥러닝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쥐들이 들어 있는 우리에 거미 로봇을 넣는 순간 쥐들에 부착된 CBRAIN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였고, 8마리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 발생 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미 로봇과 가까운 위치인 무리 바깥쪽 생쥐에게서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무리 안쪽 생쥐에게서는 평온한 때와 차이가 없는 경계신호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동료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누그러지는 사회적 완충 효과가 일어난다며 이를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으로 해석했다.

최지현 박사는 “CBRAIN 시스템은 뇌과학자뿐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도 직접 활용할 수 있어 타 분야 연구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CBRAIN을 인간의 사회적 뇌연구에 적용, 사회성 연구와 관련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집단지능 원리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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