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현재] 봉쇄정책 완화가 감염률 증가 불러왔다?

감염재생산수 급증…봉쇄정책 완화에 따른 우려 커져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평가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코로나19의 재발이나 재확산에 대응할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준법정신이 높은 독일인들의 특성과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시스템 덕분이다.

이에 따라서 지난 6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 내각의 회의를 거친 결과 전국적인 봉쇄정책 완화를 발표했다. 독일의 축구 리그 분데스리가 1부 리그와 2부 리그는 이미 재개막했으며, 모든 식당 및 상점들의 영업 재개가 허가되었다. 각종 스포츠 센터들도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한다. 또한 학생들도 이제 단계적인 등교를 시작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독일이 봉쇄정책을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봉쇄가 계속되고 있다는 데에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첫 봉쇄정책을 실시할 때에만 해도 독일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찬성률은 90%를 넘는 수준이었다. 코로나19의 빠른 전염에 관한 두려움과 과학적인 사실 및 시민들이 지켜야 할 수칙에 관해서 자세히 배포한 독일 연방정부 및 16개 주의 빠른 대처 덕분이었다.

하지만 5월 현재, 이미 2달이 넘어가는 강한 봉쇄정책에 대해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 독일 시민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독일 연방위험평가연구소(BfR)연구소가 5월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시민의 30% 이상은 봉쇄정책을 더 이상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봉쇄정책 대폭 완화도 소용이 없었다. 여러 집회 단체들은 더 빠른 봉쇄 해제 및 완전한 봉쇄 해제를 요구하면서 지난 9일부터 전국 단위의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전부터 이미 소수의 인원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으나 지난 9일에는 그 규모가 전국 단위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등 대도시에서 수천 명 이상이 모여서 집회를 열었다.

봉쇄정책 완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경찰과 마찰을 벌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 © Reuters

문제는 이들이 코로나19 안전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1.5m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을뿐더러, 마스크 착용도 무시했다. 또한 각종 오물 등을 경찰에게 투척하는 등 그들의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따라서 독일 경찰은 시위 인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30명가량을 체포했다.

슈트트가르트 집회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1.5m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 Stuttgarter Zeitung

이들의 1차적인 대규모 집회 이후 로버트 코흐 연구소는 감염재생산수(reproduction ratio, 감염자 1명이 미감염자에게 전염시킬 확률)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감염재생산수는 전염병의 확산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주로 집단면역이 시행되는지에 관한 체크와 봉쇄정책 등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실제로 감염재생산수는 환자들의 증상 중증도, 확진자 수와 함께 전염병을 관찰하고 대처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지난 9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의 감염재생산수는 1.1이었으나 다음날인 10일은 1.13으로 약간의 상향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지난 한 달간의 코로나19 감염재생산수 0.6~0.7사이보다 한참 높은 수치이다.

재생산 지수 0.6의 의미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고로 작용한다. 보통 감염재생산수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염병이 소멸하는 과정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감염재생산수가 1을 넘어간다면 1000명 정도의 감염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시 두 달정도가 지나면 증가 곡선의 기울기가 1보다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이는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가를 나타내는 위험신호로 작용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아직은 섣부르지만 독일의 봉쇄정책 완화가 감염재생산수의 증가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육류 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튀링엔주의 요양기관 집단감염으로 인해서 감염재생산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염재생산수 증가에는 대규모 집회의 영향도 있기에 이들의 집회에 관한 정부의 향후 대응이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독일 정부 당국은 대도시 집회 주변의 경찰 인력을 대폭 증가시키는 등 철저한 감시에 나섰다.

연행되는 집회 참가자 © Tagesspiegel

감염재생산수가 계속 증가되면 메르켈 총리가 약속한 대로 ‘긴급 브레이크’를 발동해야 한다. 실제로 각 주당 인구가 10만 명당 50명을 넘을 경우 주에서는 다시 일정 기간 동안 봉쇄령을 강화하는 긴급 브레이크를 발동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감염재생산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16일 수천 명의 독일인들은 베를린과 뮌헨, 슈투트가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 또 한 번의 집회를 벌였다. 어떠한 단체들은 정부의 더 강한 제한 조치를 요구하였지만, 대부분의 단체들은 봉쇄정책의 완화 혹은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역시나 시민들 중 일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무시하고 있기에, 또 한 번의 감염재생산수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라스 샤드 로버트 코흐 연구소 부소장은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감염재생산수가 증가한다면,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만큼 가을이 오기 전 2차 감염 대유행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했다.

1.5m 기본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뮌헨 시민들의 모습 © Reuters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시스템사이언스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 코로나19 상황판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4시 53분 현재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만 6369명으로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많고, 사망자 수 또한 7958명으로 8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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