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미국,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중국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처음으로 대빙하(the great glaciations) 시작의 핵심 단계를 설명하고, 이 같은 일이 미래의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13일 자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지구 빙하기의 시작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그라나다대 안달루시안 지구과학연구소(CSIC-UGR) 프란시스코 히메네즈-에스페호(Francisco J. Jiménez-Espejo) 박사에 따르면, 남극의 빙산 용융이 지구에 장기 냉각을 일으키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활성화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후앙 카를로스 1세’ 남극기지에서 가까운 파월(Powell) 2020 연구 탐사 기간 동안 빙산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모습. © José Abel Flores / University of Granada
해양 순환 패턴의 변화
빙하기의 도래에 관해서는 그동안 지구 공전궤도의 변화가 그 원인인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지구 공전궤도가 변화하면 태양 주위를 이동할 때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량에 영향을 미쳐 빙하기가 시작되거나 혹은 종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작은 변화가 어떻게 지구 기후의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 궤도가 일정하고 균일하게 유지되면 남극 빙산은 더욱 잘 녹기 시작해 남극해로부터 엄청난 양의 담수가 대서양으로 이동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남극해는 염도가 점점 더 짙어지고 반대로 대서양은 염도가 더 옅어져 전체 해양 순환 패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때 바다가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이른바 온실 효과를 감소시키게 된다는 것.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지구상에서 빙하기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라는 설명이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의 일부를 형성하는 표면 해류(굵은 곡선)와 깊은 해류(점선 곡선)의 개략적 순환을 나타낸 북유럽 해 및 아극지 분지의 지형도. 곡선의 색깔은 대강의 온도를 나타낸다. © R. Curry, 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Science/USGCRP
해저 퇴적물로 과거 해양 상태 재구성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남극 빙산이 바다로 녹아내릴 때 떨어져 나온 암석 파편들을 식별해 내는 것을 포함해, 과거의 해양 상태를 재구성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사용했다.
이런 암석 퇴적물들은 남아프리카 해역에서 이 지역 기후를 연구하기 위한 국제 공동해양시추사업(IODP)의 ‘탐사 361(Expedition 361)’ 기간 동안 해저에서 회수한 해양 퇴적물 코어로부터 얻었다.
연구팀은 이 퇴적물 코어로 지난 150만 년 동안 이 위도에 도달한 빙산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 퇴적물 정보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연속성이 있는 기록 가운데 하나다.
빙산 옆에서 탐사활동을 벌이는 에스페리데스(Hespérides) 해양학 연구 선박. © José Abel Flores / University of Granada
기후 시뮬레이션 통해 담수 대량 운반 확인
저자들은 논문에서 이런 암석 퇴적물이 어떻게 심해 순환의 변이와 일관성 있게 관련돼 있는지를 기술했다. 심해 순환은 유공충으로 알려진 미세 심해 화석에서의 화학적 변이로부터 재구성했다.
연구팀은 또한 제안한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한 새로운 기후 시뮬레이션으로 엄청난 양의 담수가 빙산에 의해 북쪽으로 운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 제1저자인 영국 카디프대 에이단 스타(Aidan Starr)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런 원격 연결이 지난 160만 년 동안에 있었던 각각 다른 빙하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원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스타 연구원은 “이것은 남극해가 지구 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며, “과학자들이 오래전부터 무언가를 감지했으나 이제 분명하게 이를 입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란시스코 히메네즈-에스페호 박사는 무기 지화학 및 물리 특성 전문가로 IODP 361 탐사 기간 동안 조이데스 레졸루션 연구선에 승선해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 두 달 동안 모리셔스와 케이프타운 사이를 항해하며 심해 퇴적물 코어 수집에 참여했다.
그는 빙하기 및 간빙기 기간과 관련된 지화학적 변화를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춰, 퇴적물의 연대 및 그 기간과 관련된 서로 다른 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더욱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안달루시아 지구과학연구소 프란시스코 히메네즈-에스페호 박사는 스페인 남극기지 가까운 빙하의 끝점에서 암석 파편들을 수집했다. © José Abel Flores / University of Granada
해양 온난화, 기후모델 타당성에도 영향
지난 300만 년 동안에 지구는 주기적인 빙하 냉각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인 약 2만 년 전의 빙하기 동안 빙산들은 지속적으로 북극에서 이베리아반도의 대서양 연안에 도달했다. 현재 지구는 홀로세(Holocene)로 알려진 따뜻한 간빙기에 속해 있다.
그러나 산업 활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지구 기온의 점진적인 증가는 빙하 주기의 리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남극해가 너무 따뜻해져서 남극 빙산들이 담수를 북쪽으로 운반할 수 없게 되고, 이에 따라 빙하기 초기 기본 단계인 열염분(thermohaline) 순환의 변이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과학 탐사를 공동 지휘한 카디프대의 이안 홀(Ian Hall) 연구원은 그 같은 결과를 통해 지구 기후가 인위적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메네즈-에스페호 박사는 “해양 온난화는 향후 대형 빙산들의 용융 패턴과 궤적을 변화시켜 해류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기후와 과학자들이 예측에 활용하는 기후모델의 타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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