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달에 가기 위한 하늘문이 열리는 시간은?

[달 탐사선 궤적 설계] 달 탐사선의 발사 일정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들

발사장은 달 탐사선의 궤적을 설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임무가 달 착륙선이라면 또한 발사장만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구속 조건’이라 부르는데, 이와 더불어 발사체 및 탐사선의 주요한 성능 그리고 지구와 달의 물리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구속 조건을 만족하는 궤적이 설계되면 달 탐사선을 언제 발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하늘문이 언제 열리는지를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이 하늘문은 얼마나 오래 열릴까? 만약 하늘문을 좀 더 오래 열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늘문이 열리는 시간을 뜻하는 ‘발사창(Launch Window)’

포털사이트에 발사창(Launch Window)를 검색하면 로켓 및 우주선 등의 발사 가능 시간대라고 기술되어 있다. 필자는 이를 하늘문이 열리는 기간으로 표현하지만, 이 단어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한국어는 현재 없는 상태이다.

달 탐사선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있어서 발사창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지구에 붙어있는 발사장은 지구와 함께 계속 자전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아주 잘 맞춰 발사해야만 하늘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발사창은 ‘일별 발사창’과 ‘월별 발사창’으로 구분한다.

일별 발사창은 하루 중 달 탐사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는 기간이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라면, 일별 발사창은 1시간이 된다. 월별 발사창은 한 달 또는 달의 공전주기 동안 달 탐사선을 달에 보낼 수 있는 일수를 의미한다. 만약 탐사선을 1월 1일부터 1월 7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면, 월별 발사창은 7일이 된다.

임무 설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일별 및 월별 발사창이 길어야 좋다. 그 이유는 발사 당일 갑작스러운 날씨의 변동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일별 발사창 기간 내에 이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곧바로 재발사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일별 발사창이 몇 분 정도였다면 발사일 변경은 불가피하다. 월별 발사창은 발사일이 다른 날로 변경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 첫 번째 발사일에 발사를 하지 못하면 확보된 월별 발사창 이내에 다시 재발사를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확보된 월별 발사창 내에 재발사가 불가하다면 다음 월별 발사창을 이용해야 한다.

직접 전이 궤적으로 달에 가는 달 궤도선의 임무 궤적을 설계하면 달에 갈 수 있는 하늘문은 매일 2회 열린다. 따라서 목표한 발사일에 발사를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날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재발사를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달 착륙선의 경우 궤도선과 같이 매일 하늘문이 열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착륙선은 사전에 지정된 착륙지로 착륙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막 낮이 시작되는 시점에 착륙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발사된 미국의 아폴로 달 착륙선의 경우 월별 발사창은 단지 3∼5일 정도였다.

발사 방위각의 범위에 제한을 주는 요소

아폴로 달 착륙선과 같이 월별 발사창이 단지 며칠인 상황에서 일별 발사창까지 수분 이내가 된다면 발사 성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마법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발사 방위각을 조절하는 것이다.

발사 방위각이란 아래의 그림에 기술된 바와 같이 북극에서 발사장까지 이은 경도선(흰색)과 발사체가 발사 시 날아가는 방향의 사이 각을 의미한다. 지구의 자전 방향을 고려할 경우 발사 방위각은 발사장에서 동쪽인 90°로 발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발사 방위각을 고정하지 않고 90°를 기준으로 일정한 범위를 확보하면 일별 발사창을 몇 시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만, 발사 방위각의 범위는 △발사체가 날아가는 경로상의 안전 문제 △발사체의 성능 △저궤도에 투입된 달 탐사선의 관측 요구 조건으로 제한된다.

첫 번째로 경로상의 안전 문제는 발사체가 날아가는 비행경로 상에 인적 및 물적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의 그림은 1960년대 미국의 CCAFS(케이프 카나베라 공군 정거장, 북위 28.5°)에서 발사된 아폴로 달 착륙선의 발사 방위각 범위에 따른 비행경로를 보여준다. 발사체는 CCAFS에서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발사체의 비행경로 상에 선박 등이 지나다니지 않도록 사전에 공지하여 인적 및 물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만약 발사 방위각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면 선박 등이 운영되지 못하는 해상의 영역 더 넓어져 또 다른 피해가 유발되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달 탐사선 발사를 위한 발사장을 내륙인 Xichang(시창 위성 발사장, 북위 28.3°)에 건설하였다. 이로 인하여 발사체의 비행경로(2000km가 넘음) 상에 있는 주민들은 달 탐사선의 발사가 있을 때마다 거주지에서 나와 다소 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의 건물은 발사체에서 분리된 물체로 인하여 파손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발사체의 성능 문제는 발사 방위각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동일한 고도에 탐사선을 투입하기 위한 발사체의 연료 소모량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사 방위각이 90°일 경우 지구의 자전 효과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 발사체의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일별 발사창이 매우 좁아진다. 따라서 발사 방위각을 넓혀 일별 발사창을 늘릴 것인지(발사체 연료 소모량 증가) 아니면 좁은 발사창을 수용하고 발사일을 변경할 것인지(운영비용 증가)는 발사체와 탐사선의 연료 마진 그리고 운영비용 및 운영 복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발사체가 발사되면 지상에서는 해당 발사체를 지속해서 추적해야 한다. 왜냐하면 발사체가 계획된 방향으로 올바르게 날아가는지를 빠르게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폴로 달 착륙선을 발사했을 때 발사체를 추적할 수 있는 배를 대서양 가운데에 미리 보내 발사체의 비행경로를 최소 3분 이상 추적하고, 이를 통해 착륙선의 궤도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였다. 이는 어떠한 문제로 착륙선이 계획된 궤도 범위를 이탈하면, 지상국에서는 착륙선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후속 절차들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특히 아폴로 달 착륙선의 경우 우주비행사가 탑승했기 때문에 계획되지 않은 궤도에 착륙선이 투입되면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으로 탐사선의 궤도를 초기에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

아래의 그림은 발사체의 비행 궤적을 초기에 추적하기 위해 대서양으로 보내진 배가 추적 가능한 영역도 보여준다. 따라서 발사 방위각의 범위를 정할 때 발사체의 비행경로가 이 반경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사 방위각이 72°(빨간), 90°(노란), 108°(연두)인 경우의 발사체 지상 궤적 ⓒ
최수진

아폴로 달 착륙선의 발사 통계

1960년대에 발사된 아폴로 달 착륙선의 경우 위에서 기술된 3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발사 방위각의 범위를 72°∼108°로 결정하였다. 달 착륙선의 발사 방위각의 범위를 36°로 확보하면서 일별 발사창을 최소 2.5시간에서 최대 4.5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다만 36°의 발사 방위각의 범위 중 어느 방위각을 선택할 것인가는 임무 설계자의 몫이었다. 임무 설계자는 발사체 및 달 착륙선의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고, 착륙선과 지상 안테나와의 교신 기간과 일별 발사창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발사 방위각을 선택했다.

또한 달 착륙선은 낮에 발사하도록 임무 설계를 수행했다. 왜냐하면 발사체 발사 도중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우주비행사들을 안전하게 지상으로 데려와야 하는데, 밤에는 이런 일들을 수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래의 표는 위에서 설명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발사된 아폴로 달 착륙선의 통계를 보여준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아폴로 8호부터 16호는 모두 낮에 발사를 수행하였고, 아폴로 17호만 밤에 발사가 되었다. 일별 발사창의 경우 최소 3시간 6분(12호)부터 최대 4시간 41분(8호)까지였고, 대부분의 달 착륙선은 발사창이 열리자마자 발사되었다.

다만, 아폴로 14호는 발사장의 기상악화로 발사가 약 40분가량 지연되었으며(발사 방위각은 75.5°), 아폴로 17호는 카운트다운 절차에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느라 발사가 2시간 40분 지연되었다(발사 방위각은 91.5°).

아폴로 달 착륙선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지연을 고려하여 발사는 발사창이 열리자마자 수행되었으며, 문제가 발생하여도 당일에 해결하고 재발사를 추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폴로 달 착륙선의 발사 통계ⓒ https://history.nasa.gov/afj/launchwindow/lw1.html

 

아폴로 달 착륙선의 발사 통계 ⓒ https://history.nasa.gov/afj/launchwindow/lw1.html

월별 발사창을 길게 확보해야 하는 이유

아폴로 달 착륙선은 모두 계획된 발사일에 발사되었지만, 임무 계획자는 해당 발사일에 발사를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아폴로 달 착륙선의 경우 발사를 6시간 앞두고 발사가 중지되면 발사 재시작에 최소 24시간 이상이 요구되고, 발사가 이루어지기 직전에 발사가 중지되면 발사 재시작에 최소 40시간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발사 재시작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의 3일이 요구되나, 부품 수리 및 교체를 수행하려면 더 많은 기간이 요구됨에 따라 월별 발사창도 가능한 한 길게 확보되어야 한다.

1960년대에 Bellcomm 연구실의 결과에 따르면 월별 발사창이 3일이면 발사 성공 가능성은 85%∼90%이지만, 월별 발사창이 5일이면 발사 성공 가능성은 95%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시 아폴로 달 착륙선은 최소 3일의 월별 발사창을 확보하였고, 5일의 월별 발사창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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