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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기자
2009-10-12

다윈이 21세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제 3회 국립생물자원관 국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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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자로 또 생물학자로 21세기 학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윈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국내외 학자들이 한데 모였다.

9일 ‘다윈, 진화 그리고 삶’이란 주제로 열린 제 3회 국립생물자원관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 ‘그토록 단순한 시작과 이론으로부터’라는 발제를 통해 “2009년 올해는 다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윈과 다윈이론이 갖는 의미는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에 있어서 매우 크고, 한국에선 대체로 그를 생물학자로만 보고 있으나, 다윈의 연구업적은 생물학 그 이상이다”고 말했다.


통섭이론으로 많이 알려진 최 교수는 다윈 포럼을 구성해 다윈 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있으며, 국내에서 다윈이 집필한 저서와 서적 소개 및 번역, 진화와 관련한 다양한 기고문 연재, 국외 석학들과의 각종 인터뷰와 세미나 등의 추진 등 다윈과 진화론에 대한 이해 증진에 노력한 학자다.

그는 또 “다윈은 진화론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이론을 제기했으며, 인류 역사상 혁신적인 사상가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20세기에서 중요한 인물로 셋을 꼽으면 마르크스와 프로이드 그리고 다윈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도 다윈이 21세기 사회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최 교수는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의 말을 인용해 “간단히 다윈이 옳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마이클 셔머는 결국 우리가 누구며,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다윈의 이론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찍이 플라톤학파 학자들은 세상을 ‘유형적 사고’로 인식했으나 다윈학자들은 ‘집단적(개체군, population) 사고’로 또 세상은 유기적이고, 세분화된 단위별로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고 말했다”며 “여기선 ‘변이(변화)’라는 개념이 기본으로 변이가 진화의 원동력이고, 이러한 변이가 있기에 시공간적으로 세상은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최 교수는 “다윈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충분조건은 다양성, 유전성, 경쟁, 생존 등이다”며 “이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다윈 진화론은 이뤄질 수 없고, 다윈 진화론을 적용하지 않고, 자연과 삶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리학과 과학사를 전공한 마이클 셔머는 평론지 ‘회의론’의 발행인겸 편집장으로 2007년 11월 과학과 사이비 과학의 차이점을 다룬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란 저서를 통해 인간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한 까닭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제 2세션에서 미국 럿거스 대학 ‘데바쉬시 바타차리야(Debashish Bhattacharya)’ 교수는 ‘조류와 식물의 색소체 기원에 관한 유전체학적 접근’이란 주제를 통해 “조류(alage)는 다계통발생 기원을 갖는 광합성 진핵세포 그룹 중 하나”라며 “진핵생물에 있어서 광합성의 진화에 대해 많은 유전체 정보들이 연구됐음에도 불구, 핵심적인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크로말베올라타(chromalveolates)’와 같은 그룹들에서 색소체를 가진 분류군과 갖지 않는 분류군의 혼합을 설명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식물계와 크로말베올라타 간에 핵 유전자가 운반됨에 따라 공동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자매 군을 가지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크로말베올라타(Chromalveolata)’란? 진핵생물에 속하는 하나의 계로 2006년 진핵생물의 여섯 개 하위분류군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졌지만 크로말베올라타가 단계통군인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윈은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

제 3세션(다윈진화론과 인간사회)에서 ‘찰스 다윈과 지질학’으로 발제한 한국해양연구원 장순근 박사는 “올해는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그리고 <비글호 항해기> 발간 170주년 되는 해”라며 “다윈은 흔히 생물학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종의 기원> 초판의 9장은 화석으로 산출되는 고생물들에 관한 기록이 불완전하다는 점에서, 또 10장은 고생물들의 출현과 변화란 점에서 지질학에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 다윈은 지질학을 좋아했으며, 그의 최초 저서 <비글호 항해기> 초판의 제목에선 지질학이 박물학보다 먼저 나온다”며 “다윈이 1831년 12월 27일의 영국 출항부터 1836년 10월 2일 육지 상륙까지 비글호의 항해기간 동안 관찰했던 지질현상과 동물들을 1,383쪽과 368쪽에 기록한걸 봐도 지질학에 큰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다윈은 박물학보다 지질학을 더 중요하게 여겼으며, 그가 관찰한 사실을 바탕으로 일반지질학의 원리와 생물이 진화한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하고 “후에 병마와 싸우면서도 지질학이나 화석에 관한 책들을 포함, 총 25권의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지질학 능력과 업적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적 사람들보다 높은 적응성 누려

경희대 김정유 교수는 ‘이타성과 사회적 연결망의 공진화’란 발제를 통해 “다윈의 진화론은 ‘진화론적 게임이론’이란 수학적 방법론을 가능케 했다”며 “90년 이후 사회과학에도 크게 이용됐다”고 말했다.

이중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방법론 중의 하나가 인간의 행위가 완전한 합리적 고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효과를 통해 진화한다고 보는 진화론적 게임이론이라는 것. 이 이론의 주된 관심사가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이타성에 대해서 그 동안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는데 특히, 최근 들어 ‘유유상종효과’란 개념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이들끼리만 이타적인 사람들은 이들끼리만 교류하는 사회에서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이기적인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이기적인 사람들보다 더 높은 적응을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이타적 성향이 장기적으로 존속 및 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교류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구조를 단지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바꾸어 간다”며 “사람들의 행위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구조도 함께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9-10-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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