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학문적 테마 되고 있는 매머드

기후변화, 과학기술 발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

▲ 매머드와 코끼리의 조상은 원래 아프리카 적도 부근에서 살았다. 이 중 매머드는 120∼200만년 전쯤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cienceTimes

코끼리와 흡사한 매머드는 약 480만년 전부터 존재했다가 약 1만년 전 홍적세 말기에 멸종한 거대 포유류다. 매머드는 120만∼200만년 전쯤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 체온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커다란 귀 등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매머드는 작은 꼬리와 작은 귀 등 체열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를 갖고 있다. 홍적세 말기에 멸종한 매머드가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테마에 이용되고 있다.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동토층이 빠른 속도로 녹아 내리고 있다. 영구동토층이란 1년 내내 얼어 붙은 채 녹지 않고 있는 땅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여름 한철 녹아서 질퍽거리는 곳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동토층인 시베리아 서북단 야말 반도에서 순록을 기르던 유리 쿠디라는 사람은 2007년에 매머드 사체를 발견했다. 그는 이 암컷 메머드에게 아내의 이름을 따 류바(Lyuba)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류바는 생후 1년 정도됐고 약 4만년 전 진흙 바닥을 빠져나오려다 질식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류바는 보존 상태가 워낙 좋아 모유를 먹은 흔적이 위장에서 확인될 정도였다.
 
매머드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 활동

이처럼 보존 상태가 좋은 매머드가 발굴되면서 고대질병 연구, 계통발생학, 이속 간 복제 연구 등 다양한 연구 테마로 활용되고 있다.

이달 발간된 ‘Journal of Proteome Research’지에 의하면 처음으로 매머드 대퇴골에서 126가지 선사시대의 단백질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것은 단백질 분석은 너무 퇴화돼 유전물질을 찾아내기 어려운 샘플에서 DNA 분석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선사시대의 단백질 염기서열을 찾아냄으로써 고단백질학(palaeoproteomics)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이며, 생물종의 확인과 진화관계 및 고대 질병을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이자, 코펜하겐의 덴마크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지질유전학센터의 연구원인 엔리코 카펠리니(Enrico Cappellini)는 1993년 러시아의 야쿠티아(Yakutia) 동토층에서 발견된 매머드에서 얻은 샘플을 가지고 최신 질량분광사진기를 이용하여 코펜하겐 대학(University of Copenhagen) 노보 노르디스크 재단의 단백질연구센터 연구진과 협력연구를 통해 126가지의 구별되는 단백질 염기서열을 확인했다.

기존의 고대 단백질 연구는 콜라겐(collagen)과 같은 뼈에 풍부한 몇 가지 단백질을 발견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알부민(albumin)을 포함한 뼈의 외부세포 매트릭스와 몇 가지 혈액 단백질이 담긴 다양한 단백질을 발견했는데, 특히 알부민 발견에 흥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콜라겐과 달리 이 아미노산 염기서열은 생물종 사이에서 상당히 다양하고 그 염기서열은 생물종을 찾는 데 사용될 수 있거나 계통 발생 연관관계를 알아내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펠리니는 “DNA 이외 다른 생체 분자를 이용해 계통발생가설에 대한 분자 수준의 엄격한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매머드는 계통발생가설에 대한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매머드는 이속 간 복제연구 대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러시아와 일본 연구팀이 화석을 이용해 멸종 동물인 매머드를 복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매머드 박물관과 일본 긴키대학 연구팀이 착수한 이 연구는 매머드의 넓적다리뼈 화석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연구팀은 해당 화석의 골수 세포가 매우 잘 보존돼 있다며 이 화석의 골수에서 세포핵을 채취해 아프리카 코끼리의 난자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매머드를 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앞으로 5년 이내에 매머드 복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운 날씨에도 산소 공급하는 헤모글로빈

캐나다 매니토바대학의 케빈 캠벨 교수 등은 동토층에 보존돼 있던 시베리안 야생 매머드의 DNA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을 분석하여 매머드가 추운 날씨 속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은 피부를 덮고 있는 튼튼한 털뿐만이 아니라 ‘잘 얼지 않는 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매머드 헤모글로빈에서 아주 낮은 온도에도 세포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는 3가지 유전적 변화를 발견해 냈다. 적혈구 속 산소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은 통상 추울 때 세포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매머드 헤모글로빈은 영하의 날씨에도 몸 구석구석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해 주었고, 덕분에 매머드는 추운 날씨에 유전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캠벨 팀은 결론 내렸다.

캠벨 교수는 “매머드 헤모글로빈은 말 그대로 피가 차갑게 흐를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이런 유전적 적응이 없었더라면 매머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먹어야만 했을 텐데, 그랬다면 먹을거리가 부족한 겨울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머드의 헤모글로빈 속 특성이 현재 코끼리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매머드가 추운 환경인 신생대 4기 홍적세에 적응하도록 해준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매머드를 사용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한 것은 보존 상태가 좋은 매머드가 기후변화로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가창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기후변화가 일류의 또다른 학문적 고민을 해결해 주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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