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위대한 천재 과학자 폰 노이만은 오늘날의 컴퓨터가 존재하게 한 장본인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는 모두 폰 노이만의 설계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 현대 컴퓨팅의 기술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방대하고 대용량의 데이터들이 쏟아지면서 현재 컴퓨팅 시스템은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 컴퓨팅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뉴로모픽(Neuromorphic)’ 칩이다. ‘뉴로모픽 칩’이란 인간의 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모사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를 말한다. 뉴로모픽 칩으로 만들어진 컴퓨터가 앞으로 인류가 처리해야 할 대용량 데이터들을 마치 인간처럼 판단하고 처리해줄 수 있을까?
13일 온라인에서 열린 ‘인간의 뇌를 담은 미래 반도체, 뉴로모픽칩’ 원탁토론회에서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뉴로모픽 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향후 미래 전망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효율적인 인간의 뇌를 담은 미래 반도체
‘뉴로모픽 칩’은 인간의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 시스템을 모사한 반도체다. 뉴런(neuron)과 형태(morphic)의 합성어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에 인간의 뇌 신경을 구성하는 뉴런, 시냅스를 모사해 적용했기 때문에 비구조화 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단번에 처리할 수 있다.
윤태식 울산과학기술원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교수(울산과학기술원 미래반도체연구센터 센터장)는 뉴로모픽 시스템에 사용되는 인공 시냅스 소자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인공 시냅스 소자는 메모리를 이용한 인공 시냅스 소자와 이온 이동을 이용한 인공 시냅스 소자 두 가지 종류다. 시냅스는 뉴런으로부터 들어온 신호를 다른 뉴런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를 시냅스 가중치 업데이트를 통해서 학습하는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메모리 특성을 갖는다.
때문에 다양한 메모리 소자를 이용해 시냅스를 구현할 수 있다. 2 단자 소자인 상변화 메모리(PRAM)나 저항변화 메모리(RRAM)를 사용할 수 있다. 3 단자 메모리도 이용할 수 있다. 윤 교수는 “플래시 메모리 소자를 활용하면 보다 유연한 동작을 구현하고 간섭 효과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소자 외에도 생체 시냅스 소자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온 이동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냅스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성능 및 신뢰성 등 기술적 난제들도 많다. 윤 교수는 “다양한 시냅스의 거동들로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성능화 하는 것이 까다롭다. 집적화하고 시스템으로 구현하려면 다양한 시냅스들이 균일하게 거동해야 하는 요건이 필요한데 시냅스 소자는 일부러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안정성, 균일성 요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에 적용하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앞으로 고성능 시냅스 소자 구현을 위해서는 재료, 구조, 소자, 알고리즘, 메커니즘(mechanism), 시스템이 최적화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뉴로모픽, 인간처럼 생각하는 범용 AI 연구로 이어져
박진홍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센서 기술과 뉴로모픽 기술의 융합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 전망을 살펴봤다. 2016~18년 사이 초기 연구에서는 센서와 시냅스를 단순 연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센서에서 오는 데이터를 한 번에 받아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시냅스 뉴런 네트워크에 집어넣는 연구로 발전되고 있다. 박 교수는 “음성, 음파 신호를 보낸다든가 관절 마디에 신호를 준다던가, 심전도에 사용하는 방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진홍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앞으로 뉴로모픽 기술이 계속 발전되고 있고 산업계의 요구가 있으면 빠르게 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안되고 빠르게 검증되고 있다. 산업적인 요구가 충분하다면 센서와 뉴로모픽 두 개의 기술들이 융합해 산업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일본 소니(SONY)의 ‘인텔리전트 비전 센서(Intelligent Vision Sensor)’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Intel Corporation)이 스스로 학습하는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research chip) 로이히(Loihi)를 공개하며 이 분야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Intel Corporation
현재 뉴로모픽 칩의 선두 주자는 단연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 10월 스스로 학습하는 뉴로모픽 칩 ‘로이히(Loihi) 2’를 공개했다. 지난 1세대 뉴로모픽 칩인 로이히 1 버전에 비해 프로세싱 속도, 프로그래밍 역량 및 용량이 크게 향상된 기능으로 함께 개발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로봇 팔, 뉴로모픽 피부, 후각 감지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 연구진은 뉴로모픽 칩을 이용해 촉각 기능을 가진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인간보다 1,000배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제는 컴퓨터가 인간처럼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촉각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한국과학기술원이 뉴로모픽 기술에 뛰어들었다. 이날 김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컴퓨팅 플랫폼 랩 마스터는 ‘브레인 카피(Brain-Copy)’를 미래의 뉴로모픽 기술로 소개했다.
올해 국제과학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는 삼성전자-하버드 대학이 공동 연구한 새로운 뉴로모픽 기술 연구가 담긴 논문이 실렸다. 바로 생물 신경망의 네트워크 상태를 그대로 전자 신경망에 복사하는 ‘브레인 카피’ 기술이다. 이 기술은 생물 신경망의 고감도 센싱 기술과 고밀도로 적층할 수 있는 메모리 기술을 결합해 살아있는 현재 생물의 현재 네트워크 상태를 그대로 읽어낸 이후에 그 상태 그대로를 전자 신경망에 복사해내는 기술이다.
김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컴퓨팅 플랫폼 랩 마스터는 이처럼 생물 신경망을 모사해 전자 신경망에 복사하는 뉴로모픽 컴퓨팅이 미래 AI 범용 컴퓨터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1,000억 개의 뉴런을 가지고 고차원적 인지 및 판단 능력을 갖춘 인간 두뇌의 원리를 모사한 AI 컴퓨터가 세상에 탄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5435)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수소연료전지의 일종인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의 성능을 고온·건조한 악조건에서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9일 밝혔다. 이 연구는 트럭·선박·항공기 등으로 PEMFC의 활용 분야가 지금보다 크게 확대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늘어난 게임 과몰입(게임 중독)의 주된 동기로 '현실도피'를 꼽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게임학회에 따르면 장예빛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온라인게임 이용 동기와 온라인게임 과몰입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 논문은 지난달 발간된 한국게임학회 논문지(Journal of Korea Game Society) 22권 2호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022년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 지원 대상 기업 15개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해외진출, 자금 등 지원을 통해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주기적인 환기만으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총부유세균'의 실내 농도가 절반가량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경기북부 업무시설과 어린이집 1곳씩을 선정해 63회에 걸쳐 실내공기질을 조사·분석해 이런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19일 발간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전기전자공학과 김효일 교수팀이 하이퍼루프 내 무선 통신 전파(통신 채널)를 분석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하이퍼루프는 진공에 가까운 관인 '튜브' 안에 '포드'라는 객차를 한 개씩 가속해 시속 1천200㎞로 달리게 하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오는 25일(미국 동부시간) 미국에서 한국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인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1호'(Sejong-1)가 발사된다고 한글과컴퓨터가 18일 밝혔다. 세종1호는 25일 오후 2시2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3시 2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소재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국내 연구진이 이미지 변환이나 음성 변조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으로 가상뇌파신호를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8일 한양대에 따르면 임창환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신경 스타일 전이'(neural style transfer) 기술을 최초로 뇌파에 적용해 뇌파신호 변환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신경망 모델(S2S-StarGAN)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