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혈뇌 장벽’ 지키는 성상세포, 수면 조절도 관여한다

칼슘 신호로 뉴런과 별도로 작용…"더 직접 개입할 수도"

교세포(glia)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신경 조직의 항상성 유지, 수초(myelin) 생성, 신경세포 지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중추신경계 교세포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게 성상세포다. 별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한 성상세포(astrocyte)는 대략 뉴런(신경세포)의 5배에 달할 거로 추정된다.

성상세포의 주기능은, 혈액 내 이물질(병원체 포함)이 뇌의 실질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혈-뇌 장벽(BBB)’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성상세포는 또한 세포 외 이온 환경 유지와 시냅스 전달, 신경전달물질 재활용 등에도 관여한다.

이런 성상세포가 뇌의 뉴런(신경세포)과 비슷한 정도로 수면 조절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상세포는 이런 작용을 하는 데 뉴런의 전기 신호 대신 칼슘 신호를 이용했다.

성상세포는 틈새 이음(gap junction)으로 다른 성상세포와 연결돼 있다. 성상세포 내 저장고에서 칼슘이 세포질로 빠져나오면 다른 성상세포로 신호가 전달된다.

이 연구는 미국 워싱턴 의대의 마커스 프랭크 의생명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고, 논문은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실렸다.

28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면 연구는 성상세포가 아닌 뉴런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머리 착용식(head-mounted) 소형 현미경과 형광 칼슘 지표를 이용해, 생쥐가 깨어 움직일 때와 잠잘 때 뇌에서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전두 피질 성상세포의 칼슘 활성도가 올라갔다. 하지만 잠을 보충하면 칼슘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신호량도 줄었다.

유전적으로 성상세포의 칼슘 활성도를 조작하면 수면 욕구의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유전자 조작으로 성상세포의 칼슘이 결핍된 생쥐는,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정상 생쥐만큼 오래 잠자지 않았고. 졸려 하는 듯한 반응도 덜 보였다.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가 작동하는 방식은 뉴런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뉴런의 전기 신호는 비렘(non-REM)수면 단계와 수면 부족 상태에서 더 동조화됐지만, 반대로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는 같은 조건에서 동조화 정도가 약해졌다.

이는 성상세포가 뉴런이 하는 대로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수면 조절에 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프랭크 교수는 “지난 100여년간 수면 연구에서 엉뚱한 곳(뉴런)을 뒤졌을 수도 있다”라면서 “수면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면 장애 환자를 도울 만한 치료법을 찾으려면 성상세포를 연구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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