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에서 배고픔을 담당하는 스위치인 MC4 수용체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는 쉽사리 배고픔을 느껴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을 끈다.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MC4 수용체는 공복감이나 에너지 소모에 따른 체중 조절에 관여하는 곳이다. MC4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뇌로부터 포만감을 느끼는 신호를 받게 되고, 반대로 비활성 상태로 전환하면 공복감 신호를 받게 된다.
우리 뇌에서 배고픔을 담당하는 스위치인 MC4 수용체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따라서 MC4는 비만 치료제의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 스위치를 켜면 다른 모든 에너지의 관련 신호를 우회하면서 허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배고픔 스위치가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의 연구진이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지속적인 공복감과 심한 비만에 시달리는 8명의 가족 때문이었다. 이들은 체질량지수(BMI)가 70 이상으로써 정상인의 3배 수준을 웃돌았다.
히브리대학 연구진은 그 가족의 곤경이 MC4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후 연구진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와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진의 도움으로 세포막에서 다량의 순수 MC4 수용체를 분리한 다음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입체 구조를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 유전성 비만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임시브리’가 MC4의 포켓에 들어가면 구조 자체가 변화면서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이 비만 치료제는 놀라운 도우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중 감량에 어려움 겪는 일반인에게도 도움
포켓에 함께 들어가는 칼슘 이온이 바로 그것이다. 칼슘 이온은 이 약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자연 분비되는 포만 호르몬이 MC4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것도 도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4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세트멜라노타이드(setmelanotide) 제제인 ‘임시브리’는 MC4 수용체 촉진제의 일종으로서, MC4 수용체 상부에 나타난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손상된 MC4 수용체 작용경로 활동을 회복시키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제약회사들은 MC4를 조작하는 약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해 왔지만, 수용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개발한 약물이 여러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뇌와 신체의 다른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와이즈만연구소의 모란 셰일브-베나미(Moran Shalev-Benami) 박사. ©courtesy of the Weizmann Institute
임시브리 역시 FDA로부터 승인을 받기는 했으나 남성의 음경 발작, 여성의 성적 반응, 우울증, 자살 충동, 메스꺼움,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제 MC4 수용체의 정확한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게 됐으니 이를 이용해 매우 정밀하게 표적화하고 부작용을 일부 피할 수 있는 약품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와이즈만연구소의 모란 셰일브-베나미(Moran Shalev-Benami) 박사는 “만약 우리가 부작용을 없앰으로써 다른 수용체를 방해하지 않고 MC4 수용체를 조작할 수 있다면 희귀 유전성 비만증 환자들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비만 환자, 코로나19 증세 더 심각해
한편, 과체중이나 비만인 코로나19 환자들은 증세가 더 심각하거나 산소 호흡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호주 머독아동연구소(MCRI)와 퀸즐랜드대학이 주도한 이 연구는 중국, 미국, 이탈리아, 남아공, 네덜란드를 포함한 11개국 18개 병원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이 조사한 18세 이상 7,244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과체중은 34.8%, 비만은 30.8%였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비만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산소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73% 더 높았으며, 과체중 환자들도 그와 유사했다.
하지만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코로나19 환자들이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과는 어떠한 연관성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내분비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MCRI의 데이비드 버그너 교수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체중이나 비만을 코로나19의 심각한 위험 요인에 포함시킬 만큼 수준 높은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 연구는 어떤 고위험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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