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는 ‘과학과 사회의 다리 잇기(Bridging Science and Society)’라는 주제 아래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대회(AAAS Annual Meeting)’가 개최되었다. 이에 사이언스타임즈는 다양한 세션 중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과학강연을 골라 소개한다.
노래를 부르면 언어장애를 고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다. 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 개최된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대회(AAAS Annual Meeting)’에서다.
CNN 인터넷판은 ‘노래 치료법으로 뇌경색 환자들의 언어장애 돕는다(Singing Therapy helps stroke patients regain language)’는 기사를 통해 언어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이하 AAAS)는 ‘트리플 에이에스(AAAS)’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848년에 설립 이래 “과학을 발전시켜 사회에 봉사한다(advance science and serve society)”는 슬로건에 따라 과학문화 진흥과 과학정책 입안 등 과학의 사회공헌을 위해 활동해왔다.
매년 초 열리는 AAAS 연례대회는 60여개국 1만여명의 참가자, 1천명 이상의 언론인, 100개 이상의 심포지엄 등 규모가 거대하고 내용이 충실해 ‘과학 컨퍼런스계의 올림픽(Olympics of Science Conferences)’이라 불린다. 올해 연례대회는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4박5일간 개최되었다.
노래에 가사 붙여 부르면 언어장애 개선돼
과학자들은 뇌경색, 뇌졸중 등으로 인한 언어장애를 ‘노래’로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음악과 언어는 뇌신경 차원에서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기들에게 노래하듯 말하면 언어 습득이 빨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베스 이스라엘(Bath Israel)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고트프리드 슐라우그(Gottfried Schlaug) 하버드대 신경학과 부교수는 ‘인지능력의 기능과 발전(Cognitive Function and Development)’ 세션 중 ‘노래에서 언어로 : 건강한 가수와 실어증 환자의 비교관찰 결과(Singing to Speaking: Observations in healthy singers and patients with Broca's Aphasia)’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뇌졸중 환자들이 가사가 붙여진 노래를 불러 언어장애를 개선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언어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좌뇌 쪽이지만, 좌뇌에 장애가 생기면 우뇌가 그 기능을 보충하거나 대신한다. 이를 이용한 슐라우그 박사팀의 치료방식은 독특하다.
환자가 책상을 두드리며 일정한 음조로 노래를 부르게 한 뒤, 멜로디와 리듬을 점점 복잡하게 바꾸며 말하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붙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른바 ‘멜로디 억양 치료법(Melodic Intonation Therapy)’이다.
한 번 치료에 30분이 소요되며, 전체 프로그램은 14~16주 정도 소요된다. 자연스레 증세가 완화되도록 방치했을 때는 회복에 1년 이상 걸리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이다. 50~90세의 고령환자들은 더욱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간병인이나 가족이 도와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다만 뇌손상 환자들과 노래를 같이 하는 게 어색해서 문제죠.”
음악과 언어 결합시켜 훈련하면 효과 빨라져
미국에서만 연간 75만~80만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그중 20만명은 실어증(aphasia)이라 불리는 언어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어증 환자 중 3분의 1은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다. 추산하자면 6만~7만명이 음악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환자들의 욕구와 관련된 표현을 연습할수록 효과는 두드러진다. “목이 마르다”는 문장을 반복 연습하는 것이 “새가 날아갑니다”는 표현보다 차도가 빨리 나타나는 것이다.
훈련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3분의 2는 단어나 문장을 입밖으로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치료법을 진행하는 15주 동안 환자들은 수백 단어와 문장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멜로디 억양 치료법 실시 후 일부 환자들은 대중 앞에서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신경과학연구소(Neuroscience Institute)의 아니루드 파텔(Aniruddh Patel) 수석연구원은 “건강한 뇌 사진은 말을 할 때도 음악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명사나 동사처럼 한 단어씩 생각할 때는 음악 담당 뇌부위가 활성화되지 않지만, 문장을 만들고 말로 표현할수록 뇌신경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노래 치료법이 언어장애를 고치는 원리다.
일반인도 음악을 접하다 보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언어능력이 향상되기도 한다. 노스웨스턴대 청각 신경과학 연구실을 운영하는 니나 크라우스(Nina Kraus) 박사는 “음악가들은 시끄러운 곳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것으로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인간은 말보다 노래를 먼저 배웠을 것”이라는 다윈의 주장과 “음악은 언어를 습득한 인간들의 발명품”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이 여전히 대립 중이지만, 음악과 언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CNN 인터넷판은 ‘노래 치료법으로 뇌경색 환자들의 언어장애 돕는다(Singing Therapy helps stroke patients regain language)’는 기사를 통해 언어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이하 AAAS)는 ‘트리플 에이에스(AAAS)’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848년에 설립 이래 “과학을 발전시켜 사회에 봉사한다(advance science and serve society)”는 슬로건에 따라 과학문화 진흥과 과학정책 입안 등 과학의 사회공헌을 위해 활동해왔다.
매년 초 열리는 AAAS 연례대회는 60여개국 1만여명의 참가자, 1천명 이상의 언론인, 100개 이상의 심포지엄 등 규모가 거대하고 내용이 충실해 ‘과학 컨퍼런스계의 올림픽(Olympics of Science Conferences)’이라 불린다. 올해 연례대회는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4박5일간 개최되었다.
노래에 가사 붙여 부르면 언어장애 개선돼
과학자들은 뇌경색, 뇌졸중 등으로 인한 언어장애를 ‘노래’로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음악과 언어는 뇌신경 차원에서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기들에게 노래하듯 말하면 언어 습득이 빨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베스 이스라엘(Bath Israel)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고트프리드 슐라우그(Gottfried Schlaug) 하버드대 신경학과 부교수는 ‘인지능력의 기능과 발전(Cognitive Function and Development)’ 세션 중 ‘노래에서 언어로 : 건강한 가수와 실어증 환자의 비교관찰 결과(Singing to Speaking: Observations in healthy singers and patients with Broca's Aphasia)’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뇌졸중 환자들이 가사가 붙여진 노래를 불러 언어장애를 개선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언어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좌뇌 쪽이지만, 좌뇌에 장애가 생기면 우뇌가 그 기능을 보충하거나 대신한다. 이를 이용한 슐라우그 박사팀의 치료방식은 독특하다.
환자가 책상을 두드리며 일정한 음조로 노래를 부르게 한 뒤, 멜로디와 리듬을 점점 복잡하게 바꾸며 말하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붙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른바 ‘멜로디 억양 치료법(Melodic Intonation Therapy)’이다.
한 번 치료에 30분이 소요되며, 전체 프로그램은 14~16주 정도 소요된다. 자연스레 증세가 완화되도록 방치했을 때는 회복에 1년 이상 걸리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이다. 50~90세의 고령환자들은 더욱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간병인이나 가족이 도와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다만 뇌손상 환자들과 노래를 같이 하는 게 어색해서 문제죠.”
음악과 언어 결합시켜 훈련하면 효과 빨라져
미국에서만 연간 75만~80만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그중 20만명은 실어증(aphasia)이라 불리는 언어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어증 환자 중 3분의 1은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다. 추산하자면 6만~7만명이 음악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환자들의 욕구와 관련된 표현을 연습할수록 효과는 두드러진다. “목이 마르다”는 문장을 반복 연습하는 것이 “새가 날아갑니다”는 표현보다 차도가 빨리 나타나는 것이다.
훈련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3분의 2는 단어나 문장을 입밖으로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치료법을 진행하는 15주 동안 환자들은 수백 단어와 문장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멜로디 억양 치료법 실시 후 일부 환자들은 대중 앞에서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신경과학연구소(Neuroscience Institute)의 아니루드 파텔(Aniruddh Patel) 수석연구원은 “건강한 뇌 사진은 말을 할 때도 음악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명사나 동사처럼 한 단어씩 생각할 때는 음악 담당 뇌부위가 활성화되지 않지만, 문장을 만들고 말로 표현할수록 뇌신경이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노래 치료법이 언어장애를 고치는 원리다.
일반인도 음악을 접하다 보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언어능력이 향상되기도 한다. 노스웨스턴대 청각 신경과학 연구실을 운영하는 니나 크라우스(Nina Kraus) 박사는 “음악가들은 시끄러운 곳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것으로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인간은 말보다 노래를 먼저 배웠을 것”이라는 다윈의 주장과 “음악은 언어를 습득한 인간들의 발명품”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이 여전히 대립 중이지만, 음악과 언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 저작권자 2010-03-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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