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정보통신기술
손은혜 객원기자
2012-08-21

뇌를 이해하면 예술이 보인다 재미있는 뇌 속 여행 기획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미술관에서 뇌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사비나 미술관은 예술과 두뇌 사이에 숨겨진 창의성의 비밀을 풀고자 'Brain-뇌 안의 나' 기획전을 개최했다. 예술가들이 창의성을 발현하는 과정을 ‘뇌 유형’에 따라 분류해보고, 그들의 작품을 분석해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예술작품과 함께하는 뇌 속 여행

"우리 뇌는 어떤 일을 할까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몸을 움직이게 해요.”

지난 17일 미술관을 찾은 장평초등학교 영재학급은 에듀케이터 교사의 질문에 예리하게 대답할 줄 아는 학생들이었다. 장평초등학교는 서울시동부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는 공동영재학급 거점학교로 지정돼 인근 18개 초등학교와 함께 영재학급을 운영 중이다. 

▲ '초록'을 찾아보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텍스트 '초록'을 찾는 아이들과 색깔 '초록색'을 찾는 아이들. 텍스트를 찾으면 우뇌형, 초록색을 찾으면 죄뇌형의 특징을 갖는다. ⓒ사비나미술관

이날 수업은 ‘재미있는 뇌 속 풍경여행’이라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기획전에 출품된 작품을 통해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예술가들의 뇌를 들여다보기에 앞서 뇌가 어떻게 사물을 인지하고, 종합적인 사고 판단을 하는가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수학·과학 창의력 시험을 거쳐 당당하게 영재학급으로 선발된 15명의 학생들은 ‘뇌’의 성향이 예술작품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높은 관심을 가졌다.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에듀케이터 교사도 수업 몰입도가 높다며 아이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예술가들은 우뇌만 사용한다?

흔히 예술가들은 우뇌형 사고를 주로 하고, 과학자들은 좌뇌형 사고를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좌뇌는 '분석력, 판단력' 등을 발휘해 좀 더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사고활동을 하는 반면, 우뇌는 전체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높아 좌뇌 영역을 사용하는 것보다 창의력이 더 풍부하다는 것.

사비나 미술관의 기획전에 초청된 14명의 작가 모두 우뇌만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다. 이번 기획전에서 과학적 분석도구로 사용된 MSC뇌적성 검사에 따르면 예술영역의 두뇌인지모델은 ▲완전우뇌(Strongly Right Brained) ▲강한우뇌(Right Brained) ▲좌뇌 성향의 우뇌(Slightly Right Brained) ▲좌우뇌(Left and Right Brained)로 나뉜다.
 
▲ 완전우뇌형 강성욱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뇌유형과 작품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예술가들은 주로 우뇌를 사용하지만 경향성의 차이로 인해 작품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완전우뇌형의 경우 선천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창의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 유형의 미술가들은 대체로 따뜻하고 감각적인 터치가 돋보이는 특성을 보이고, 인간이나 관계를 주제로 삼은 작품들이 많다.

강한 우뇌는 현실적 감각이 뛰어나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하며, 특히 공간지각력이 뛰어나 비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를 주로 다루는 편이다.

좌뇌 성향을 띤 우뇌형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만 강한 지적 호기심을 가진다. 그 이외 분야는 관심을 갖지 않는 스타일로서 한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이 습관화되어 있다. 따라서 조금 차갑고,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 탐구정신이 돋보이는 작품특징을 갖는다.

▲ 전시된 작품 속 특징을 우뇌형과 좌뇌형으로 구분짓는 미션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 ⓒ사비나미술관

마지막으로 좌우뇌형은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사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강한 지적호기심을 보인다. 이 유형의 미술가들은 많지 않은 편이며,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너무 많아 한눈에 작품을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남들과 다른 것에 용기를 내라


전시관 관람 후 종이로 뇌의 모양을 오려낸 뒤 예술작품을 감상했던 특징들을 떠올리며 미래의 나의 모습에 대한 그림을 표현하라는 마지막 미션이 주어졌다.

남들과 다른 것에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수업에 참가한 영재학급 아이들은 규칙을 지키는 것에 민감했다. 연필로 가장자리를 그리고, 그 속에 색을 채워 넣는 식의 기본(?)을 어기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용석(장평초, 6년) 학생도 강한 과학자적인 성향을 나타냈다. 이 학생은 장래희망을 표현하는 창작활동을 하는 시간에도 뉴턴과 같이 멋진 과학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도화지에 그렸다.

▲ 좌뇌형과 우뇌형 성향에 맞는 장래희망을 소개하는 장평초등학교 영재학급 아이들 ⓒ사비나미술관

인솔교사 임의환 씨(장평초 영재학급교사)는 “방과후 영재수업은 체험 위주의 수학 공부를 주로 진행했는데, 방학을 맞이해 예술창작을 통해 특별한 창체활동을 하게 돼 유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뇌를 충분히 자극하기 위해서는 오감을 사용해야 한다. 사비나 미술관 이명옥 관장이 "예술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자기도 모르게 뇌를 연구하는 신경학자"라고 말한 것처럼, 미술관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재미있는 뇌 속 풍경 여행'은 예술을 과학적으로 탐구해 STEAM 융합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충분한 시도를 보여줬다.
 

▲ 박민영 에듀케이터(사비나 미술관) ⓒ사비나미술관
- 이번 전시연계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

                                                                                                            
 초등학생 대상으로 '뇌'를 예술과 접목시켜 교육하기에 약간 어려움이 있었다. '장래희망'과 '꿈'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보면 우뇌형·좌뇌형 성향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겠다 싶어 그렇게 컨셉을 세웠다. 우리도 어릴 때 장래희망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 않았나.    
저학년과 고학년 수준격차가 있어 고학년 수업 위주로 작가들의 예술성향을 뇌유형에 맞추어 작품해설을 하는 편이다. 전시작품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작품을 만든 미술가의 뇌유형과 닮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MSC 뇌유형검사와 미술관 전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손은혜 객원기자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2-08-21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