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화학(Green Chemistry)이란 말 그대로 친환경 화학을 말한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화학기술 및 화학산업 모두를 이르는 말이다.
10일 서울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녹색화학 국제심포지엄’에는 이 녹색화학과 관련된 국·내외 전문가들이 다수 모여 기존의 화학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친환경 화학산업으로 전환키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해외에서는 녹색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국제 순수ㆍ응용화학연맹(IUPAC)의 니콜라 세네시(Nicola Senesi) 화학·환경부문 분과위원장을 비롯, 네덜란드 델프트기술대학의 로저 쉘던(Roger Sheldon)교수, 영국 요크대학 제임스 클락(James Clark) 교수, 일본 교토공대 요시하루 키무라(Yoshiharu Kimura) 교수 등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이철위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연구본부장, 남두현 울산테크노파크 정밀화학사업단장, 남원우 이화여대 바이오융합과학과 교수, 김동표 충남대 미세유체응용화학 연구단장, 이창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지금 세게는 녹색화학 공정이 필요한 시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해외 참석자들은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그린화학과 관련된 협력연구사례들을 소개했다.
로저 쉘던 델프트기술대학 교수는 “현재 유럽에서는 폐기물 처리비용이 너무 비싸 기업들이 녹색화학 공정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U의 경우 전체 회원국에서 정부, 대학, 기업 등이 공동 참여하는 대단위 연구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7차 연구개발 프레임워크 특별 프로그램인 FP7(Seventh Framework Programme)을 들 수 있는데, EU는 지난해 1억 유로(한화 약 1,537억 원)였던 FP7 예산을 매년 20%씩 늘리면서 회원국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 R&D 프로젝트 대상은 기존 화학외에 나노과학과 나노기술, 신소재·신제품 개발 등 광범위하다. 기존 화학원료서부터 제조공정, 제품에 이르기까지 공정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는데 1차 목표는 녹색화학기술을 가능한 많은 기업에 전수하는 것이다.
FP7의 하나인 BIONEXGEN(Developing the Next Generation of Biocatalysts for Industrial Chemical Synthesis)에는 약 1천만 달러가 투입됐다. 맨체스터 대학 주도로 화학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처리방식에 활용할 수 있는 생체촉매(Biocatalyst)를 개발 중이다.
마리 퀴리 트레이닝 네트워크는 녹색화학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FP7에 적극 참여토록 한 후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한국서 녹색화학에 더 큰 관심 가져야
과학기술 협력(Cooperation in Science & Technology)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 범주 안에 UBIOCHEM, CASCAT, Innovative Catalysis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국 간의 상호협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 순수ㆍ응용화학연맹(IUPAC)의 니콜라 세네시 화학·환경부문 분과위원장은 환경 문제로 기존의 화학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과정에서 가능한 부산물을 줄이면서 효율 높은 신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분자공학의 발전으로 특히 에너지 분야 연구는 괄목할만하다고 말했다.
녹색화학연구소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앨라배머 대학의 녹색공정센터, 영국의 녹색화학 수월성센터, 덴마크의 지속가능한 녹색화학 센터 등 지금까지 등록된 연구소만 20여 개에 이르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하는 일 역시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 세네시 위원장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산업 분야인 화학산업의 역할은 중차대하며, 녹색화학의 부상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 녹색화학에 참여하는 기업, 단체,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화학전문가들에게 녹색화학연구소 네트워크에 참여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철위 그린화학연구본부장은 한국 정부 역시 녹색화학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며, 화학연구원을 통해 다양한 분야 R&D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료전지, 태양전지, 바이오 리액터 등 에너지 분야 연구가 활발한데 이를 통해 지속이 가능한 녹색화학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화학연구원 김재현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IT, BT, NT, 에너지 분야에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하면서 정작 핵심 기반기술이자 융합요소 기술인 화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고 말했다.
특히 녹색화학 및 녹색화학산업 발전과 관련해서는 관심과 투자가 더욱 부족한 실정이라며, 구체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져 한국에 녹색화학산업 패러다임이 조속히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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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1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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