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지 게재된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무엇이 특별한가

[연구실에 잠입한 사타] 실패에서 얻어낸 KSTAR의 새로운 성과, 차세대 FIRE모드란?

연이어 세계 신기록을 갱신해 온 한국의 핵융합로 KSTAR가 네이처지에 게재되어 또다시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GettyImagesBank

핵융합 에너지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미래 에너지로써 많은 선진국들이 개발하고 있는 주요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는 첫 가동 이후 꾸준히 세계 신기록을 갱신해가며 그 우수성을 널리 입증해왔다. 특히 9월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된 새로운 핵융합 운전방식(FIRE모드)는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서울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국제적인 이목을 끌었다.

 

미래의 희망, 핵융합 에너지란?

지구 모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은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통해 지구는 물론 태양계 곳곳을 비추는 대량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핵융합반응 과정에서는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로 바뀌는데(E=mc²), 태양 역시 수소 원자핵들이 충돌하여 헬륨 원자핵으로 융합되며 발산하는 에너지가 원천이다.

지구에서 실험하는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반응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과정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원리이다. 이 때문에 핵융합로를 ‘인공태양’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진국들이 꾸준히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구에서 구현하는 인공태양,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이용한다. 기존 핵분열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되는 희귀원소 우라늄과는 달리,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얻기에 매우 용이하다.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 해서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리튬을 핵융합로에 투입시켜(중성자와 반응) 얻을 수 있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이 바닷물이며 리튬 또한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료는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핵융합 에너지는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은 물론, 기존 원자력 발전소와는 달리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나 폭발위험 등이 없는 ‘안전한 녹색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을 포함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중국, 인도 등 핵융합 선진국 7개국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국제적 협력을 통해 개발 및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에너지 기술을 갖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핵융합, 무엇이 문제였나

핵융합로의 기본적인 원리는 ‘토카막’이라는 도넛모양의 진공 용기에 고온의 플라즈마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제어하는 것이다. 기존에 가장 대표적인 플라즈마 운전 방식은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 H-모드(High Confinement mode)이다. 초전도 핵융합장치 중에는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가 2010년 세계 최초로 H-모드를 달성한 바 있다.

한국 초전도 핵융합장치(KSTAR)의 외부(위)와 내부(아래) 모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H-모드는 1982년 독일의 핵융합연구장치(ASDEX) 토카막에서 실험 중, 외벽 근처에서 플라즈마를 가두고 제어하는 성능이 갑자기 2배 이상으로 좋아지는 현상에서 착안했다. 이후 플라즈마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H-모드는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며 현재까지도 기준 지표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H-모드는 플라즈마 가장자리에 형성되는 장벽을 이용하기에, 가장자리의 압력이 임계치를 넘어서 풍선처럼 터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 ELM(Edge Localized Mode)라 하는데, 핵융합로 내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이니만큼 그 해결이 많은 핵융합 연구자들의 핵심 과제다. 그런데 한국 KSTAR에서 2011년 세계 최초로 이 불안정 현상을 제어한 데에 이어, 애초에 불안정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운전 방식(모드)를 새롭게 개발했다.

 

실패가 새로운 실마리가 되어 탄생한 FIRE 모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현선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나용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핵융합 운전모드를 개발, 네이처 지에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공동연구팀이 처음부터 함께 해당 연구를 수행했던 것이 아니라, 각각 별도의 연구를 수행하던 중 같은 결과를 확인하고 협력을 시작해 성과를 일궈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나용수 교수는 “예측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다가 새롭게 얻어진 창의적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각 연구팀은 특정 상태(upper single null)의 플라즈마에서 밀도를 낮추었을 때, 높은 플라즈마 성능과 1억 도가 넘는 온도(이온온도)를 확인했다. 이러한 성능향상에 대해 KSTAR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한 구체적인 분석을 함께 수행했고, ‘고속이온’을 통한 새로운 운전모드, FIRE(Fast Ion Regulated Enhancement)를 개발했다.

기존의 H-모드(왼쪽)와 새롭게 개발한 FIRE(오른쪽) 모드를 비교한 그림이다. FIRE모드가 중심부의 온도가 더 높은데다 플라즈마 경계면 또한 안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연구팀에서 새롭게 개발한 FIRE모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플라즈마 밀도에서 중심부에 가열을 집중하는 방법으로, 플라즈마를 가열해 발생한 고속이온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시켜 플라즈마 온도와 지속시간 등의 성능이 급격히 향상된다. FIRE 모드는 기존 H-모드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 동시에 단점인 불안정(ELM)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복잡한 운전방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플라즈마 내 불순물이 축적되지 않는 등 미래 핵융합 상용로 운전 기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214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