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오염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1년 3월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 원액 300여 톤을 낙동강에 방류함에 따라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고, 낙동강 주변의 천만 명이 넘는 주민이 큰 불편을 겪은데 이어, 1994년 1월에는 대구 달성지역 수돗물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낙동강 수계에서 벤젠과 톨루엔 등이 검출되는 등 수질오염 파동이 발생했다.
2004년 6월에는 대구 매곡, 두류 정수장 등 영남지역 6개 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어 2006년 7월에는 낙동강 주요 취수장에서 유해 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됐는데, 2년이 채 안된 지난 3월2일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 화재 사고로 페놀이 유출돼, 또 다시 수돗물 파동이 이어졌다.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 천의봉(天衣峰:1,442m) 동쪽 계곡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길이 512.5km의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긴 강이다. 낙동강 주변에 거주하는 강원, 경북, 대구, 경남, 부산, 전북 지역 주민들은 250여 개 취수장과 정수장을 통해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을 공급받고 있다.
1천만 명 이상의 주민이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는 이 낙동강에서 빈번하게 수질오염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물 전문가들은 낙동강의 물 부족 사태를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신현석 교수는 낙동강을 전국의 강 가운데 상하류, 지역간 물분쟁이 가장 심한 지역이라고 지목했다.
부산시와 합천군, 대구시와 부산시, 포항시와 경주시, 경산시와 군위군, 포항시와 경주시 간에는 취수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안동시와 대구시, 대구시와 포항시 간에는 댐 건설 문제로, 포항시와 경주시 간에는 안계댐 수질악화 문제로 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산업폐수 등에 의해 강 밑 퇴적토 내에 오염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축산폐수 등이 유입되면서 갈수기 수질은 대부분 3급수로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낙동강이 수질오염 다발 하천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통합 수자원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 수돗물 평가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산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박태주 교수는 지난 수년 간 부산시는 수돗물 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갈수기인 12월~2월 사이에는 상류에서 물을 보내주지 않아 부산시 인근 낙동강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보통 3 ppm이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가뭄이 오면 부산시 물 부족난은 더욱 심각해진다며 정부가 먼저 부족한 수자원 확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경북대 환경공학과 민경식 교수는 지금처럼 유해물질에 노출된 낙동강은 한마디로 “강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먹는 물의 안정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필요한 물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7천175개의 산업폐수 배출업소, 871개의 특정유해화학물질 배출업소를 특별관리 하던지, 아니면 낙동강의 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하천 관리를 놓고 수량과 수질 관리가 지금의 국토해양부, 환경부로 이원화됨에 따라 근본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또 다른 물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 신현석 교수는 통합 유역 관리시스템이 부재한 상태에서 오염원 관리, 안정적 수량확보 문제 등을 해결하기 힘들다며 물환경관리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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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3-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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