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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5-06-09

나라별 지진 예측 방법 다양 미국, 스마트폰과 GPS 이용한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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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네팔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많은 피해가 있었다. 대지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여진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지진이 얼마나 강했냐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해발고도가 2.5cm 가량 낮아졌다고 한다. 미국 지구과학 대학연합연구소(UNAVCO)가 5월 초 발표한 내용으로, 네팔 지진의 경우 인도 자각판이 북진하다가 유라시아 대륙판의 안쪽을 파고들면서 일어난 것이다. 지진 이후 두 판 간의 충돌과 긴장이 가라앉으면서 에베레스트의 높이도 같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관련링크)

판 간의 충돌로 지구 곳곳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네팔 지진 발생 한 달 뒤인 5월 25일 일본 사이타마현에서는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닷새 후에는 도쿄 남쪽 870km 해역에서 규모 8.5의 큰 지진이 일어났다. 초대형 지진이 발생하면서 여진이 계속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지표로 나와 땅이 갈라지면서 흔들리는 현상이다. 사진은 1963년부터 1998년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지진 분포도. ⓒ NASA, DTAM project team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지표로 나와 땅이 갈라지면서 흔들리는 현상이다. 사진은 1963년부터 1998년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지진 분포도. ⓒ NASA, DTAM project team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각층에서 지진파의 전파방향이나 속도가 변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해명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각 내 각섬석과 온도, 응력에 따라 3가지 방향이 형성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원문링크)

각섬석(hornblende)은 단사정계에 속하는 조암광물인데, 화학조성의 변화 범위가 가장 넓은 광물 중 하나이다. 지각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광물로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3가지 방향성을 가진 각섬석 배열이 지각에서 지진파의 진행방향과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지각에서 지진파의 이방성은 관측되어 왔다. 하지만 지각에서 지진파가 물리적 성질이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이방성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각섬석의 선호방향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각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파 감지 통해 지진 예측하는 중국

사실상 세계 어느 곳도 지진 안전 지대가 없기 때문에 각 나라는 나름의 방법으로 지진을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과거에는 지진계를 통해 작은 지진을 관측하여 강진을 예측하였다. 실제로 1975년 중국에서 딱 한번 진가를 발휘한 바 있는데, 다롄(大連)의 인근 도시에서 미세한 지진을 포착하여 주민을 대피시킨바 있다. 실제로 10~20시간 뒤 규모 7.5의 강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땅이 흔들릴 때 생기는 미약한 전파 변화를 감지하여 지진을 예측하는 방식이 소개되기도 했다. 자오 꿔저(GuoZe Zhao) 중국 지진국(中國地震局)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이런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이용한 원리는 바로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내부 지각이 움직이면서 주변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전파의 세기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지진 위험 지역 주변에 안테나를 매설한 뒤, 인공위성과 전파를 수시로 주고 받으면서 전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스마트폰 센서로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만든 미국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대부분에 GPS 장치가 탑재되어 있는 것을 주목하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C)은 두 종류의 지진파가 시간 차이를 두고 발생하는 원리에 착안하여 시스템을 개발했다. 보편화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고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원문링크)

일단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P파가 날카로운 충격을 전달한다. 이어 시간을 두고 S파가 느리지만 강력하게 지각을 흔든다. 지진이 발생한 단층에 설계된 지진계는 P파를 관측한 뒤, S파가 도착하기 전 인구밀집 지역에 경고를 보낼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이 안전하게 몸을 피하는데는 충분한 시간이다. 즉, P파 발생 후 단 몇 초만 확보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GPS 수신기가 갑자기 한 방향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이 단 몇 대의 스마트폰에서 나타난다면 지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수천 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면 지진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시험했으며, 올해 안에 칠레에 먼저 시험 도입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칠레의 경우, 지난해 4월 진도 8.2 지진에 의한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앞으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으로 내려받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 시스템을 거의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장기간 느린 단층은 대지진 유발 가능성 있다는 일본

일본은 지진이 상당히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지진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현재 지진 발생 5~10초 뒤 지진의 규모와 해당 지역을 알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관련링크)

지난 1월 카즈키 고게츠(Kazuki Koketsu) 도쿄대학(東京大学, 日本) 지진연구소 박사는 장기간에 걸친 느린 단층(Slow Slip)이 재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02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직전까지 약 9년 간, 지각판에 진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완만한 속도로 움직이는 비정상적인 지각변동이 진원 서쪽인 도호쿠(東北)지방에서 기록됐다는 것이다. (원문링크)

1996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일본 국토지리원(国土地理院)이 설치한 위성위치정보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9년에 걸친 장기간의 느린 단층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각판 운동에 의해 도호쿠 지방의 지면은 조금씩 서쪽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2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2011년까지 야마가타현(山形県), 미야기현(宮城県) 등에서 이런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호쿠지방이 위치한 대륙판이 태평양판에 끌려들어간 것처럼 가라앉아 있지만, 동쪽으로 이동했을 경우에는 이런 지각 움직임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가까운 우리나라도 완전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실시간 지진 경보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국내 지진 통보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링크)

고도로 발전된 기술로 지진을 예측하고자 하지만, 정확한 방법이 없다면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한시라도 빨리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 발생시, 어떻게 해야 피해가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알아야 할 때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06-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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