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듀 대학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 1920년대부터 기포 발생을 설명하는 데 동원돼 온 이론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물리학 리뷰지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기포가 형성될 때 일어나는 상전이(相轉移: 외부 조건에 따라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현상)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해 줌으로써 기포 제조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흔들리는 액체 분자가 주변부보다 분자 밀도가 낮은 주머니를 형성한다고 생각해 왔다. 또 대부분의 경우 다른 분자들이 급속히 이런 기포를 채우지만 분자들의 탈출현상도 일어나 이런 주머니, 즉 기포가 커지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되는 기존 기포 형성 이론에 따르면 액체 상태로 비유되는 산의 한 쪽 밑바닥에서 공기 주머니가 생기기 시작하면 산을 올라가 다른 편 목적지, 즉 기체 상태에 도달해야만 기포가 된다.
또 작은 기포가 산의 한쪽 사면을 올라갔다가 잘 닦인 길을 지나 다른 쪽 사면을 내려올 때는 마치 눈덩이처럼 굴러 내려오면서 다른 분자들까지 끌어모아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산의 다른 사면은 없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기포가 길에 이를 때면 산 자체가 사라지고 없어 액체가 곧바로 기체가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또 액체 상태에서 기체상태로 가는 길도 생각보다 훨씬 평탄하고 넓어 여러 가닥의 통로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학자들은 말했다.
이들은 "종래의 견해에 따르면 길에는 단 몇 개의 통로만 있을 뿐이지만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산꼭대기를 넘어가는 수많은 통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기포 형성 속도 예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포 제품 공장의 안전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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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08-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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