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근처 기지국에서 전파를 수신하기 때문이다. 기지국이 없는 장소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통신사들은 안정적인 통화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기지국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기지국이 필요 없는 휴대전화가 등장할 전망이다. 첨단 기술 전문 매체인 테크놀러지리뷰(Technologyreview)는 글로벌 통신업체인 퀄컴(Qualcomm)이 P2P(Peer to Peer) 방식을 이용하여 통신할 수 있는 ‘LTE 다이렉트(Long Term Evolution Direct)’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링크)
기지국 없이도 통화가 가능한 LTE 다이렉트 기술
LTE 파생 기술의 하나인 LTE 다이렉트 기술은 휴대전화를 가진 사용자 끼리 마치 릴레이를 하듯 데이터를 전달하면서 원격지까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따라서 이 기술이 적용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디바이스들이 통신사의 기지국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의 방식처럼 디바이스들이 각각 통신사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대신에, 가장 강한 신호를 전달받은 일부 디바이스가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주변에 있는 다른 디바이스가 P2P 방식으로 이 디바이스들에 연결되어 통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LTE를 네트워크 형태로 공유하여 통신망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이 기술은 디바이스 간의 통신에서 주고받은 데이터를 상대방의 기기에 남기지 않는다. 따라서 보안 문제에 있어서도 기존 방식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얼핏 생각하면 와이파이(Wi-Fi)와 블루투스(Bluetooth) 기능을 합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근거리 통신 밖에 할 수 없는 반면에, LTE 다이렉트는 500미터(m)에 이르는 광범위한 거리까지 통신이 가능하다. 또한 LTE 방식을 지원하는 단말기라면 특별한 추가 모듈 없이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효율적이다.
LTE 다이렉트의 효율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광범위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LTE 다이렉트는 비교적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 그래서 배터리 수명이 많이 줄어들지 않고도 가까이에 있는 기기를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퀄컴의 관계자는 “LTE 다이렉트는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도 통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재난·재해가 발생하여 기지국을 쓸 수 없는 비상 상황이 일어나도 이 기술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주파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우회로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전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지국이 아예 없는 곳에서도 디바이스끼리 직접 연결하여 통화할 수 있는 모바일 통신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도 디바이스 간 통화기술 개발 마쳐
퀄컴은 현재 페이스북 및 야후 등과 손잡고 LTE 다이렉트가 정보 채널로서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타진하는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페이스북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 이 기술이 얼마나 사용될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프라 엔지니어링 부문의 제이 패리크(Jay Parikh) 부사장은 “LTE 다이렉트는 일정 지역 내의 사업장이나 가까이에 있는 친구와 함께 우연한 상호작용을 하도록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사건에 관한 것을 찾아내거나, 즉흥적인 만남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에 야후는 LTE 다이렉트 기반의 디지털 투어(Digital Tour) 앱을 개발 중에 있다. 야후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비벌리 해리슨(Beverly Harrison) 박사는 “만약 당신이 1시간 내외로 시간의 여유가 있다고 앱에게 말해주면, 관심이 있는 지점들의 경로를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외에도 LTE 다이렉트는 지난해 애플사가 발표한 아이비콘(iBeacon)과 같이 사용될 수 있다. 아이비콘은 근거리 통신망(NFC)을 사용하여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내 위치 확인 시스템(indoor positioning system)이다.
아이비콘은 그 혁신적인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근거리 통신망과 블루투스 프로토콜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의 확보 거리가 무척 짧고 좁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LTE 다이렉트를 사용하게 되면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넓은 공항의 어디에 고객이 위치해 있더라도 아이비콘은 예약된 비행기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다.
퀄컴은 LTE 다이렉트의 상용화 시점을 2015년 후반으로 잡고 현재 시스템 보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퀄컴 기술 마케팅부문의 마헤시 마크히자니(Mahesh Makhijani) 이사는 “조만간 LTE 다이렉트 기술을 육감(sixth sense)으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휴대전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예측하고 도와주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디바이스 끼리 직접 통신을 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에서도 금년 초에 개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지난 2월 LTE 방식의 D2D(Device to Device) 기술로 디바이스 간의 직접통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힌바 있다.
ETRI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기술은 근접한 디바이스들이 서로를 발견하면서 직접통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지국을 경유하는 기존의 경우보다 통신 속도가 향상되고, 통신지연이 감소하며, 보안성도 향상되는 것으로 밝혀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기술은 기존의 근거리 통신망 기반의 직접통신 방식보다 통신가능 범위가 넓고 벽이나 건물 등의 장애물이 있어도 1킬로미터(km) 이내에서 고속이동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통신품질의 보장과 인접한 디바이스의 발견 속도도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ETRI의 관계자는 LTE-D2D 기술의 특징으로 미아방지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탐색(Discovery)기능을 꼽았다. 아이의 부모가 미리 정해놓은 영역(Geo-fence) 밖으로 아기가 벗어나려 할 때, 이를 알림서비스를 통해 수신 받아 아이의 안전을 보장하고 미아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ETRI 측은 통신자원의 사용이 절반으로 감소됨에 따라 통신요금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거리가 짧아져 디바이스의 배터리 소모가 감소될 뿐만 아니라, 직접통신으로 기지국의 트래픽 폭증 문제 등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ETRI는 향후 LTE-D2D 기술을 이용하여 차량 간 통신이나 로봇 간 통신은 물론 범죄예방 및 현실과 같은 가상게임 등으로 응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4-11-24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